이월드에 효자된 쥬얼리 사업…중국 성과는 '게걸음'
테마파크 부진…쥬얼리 실적 책임
아쉬운 중국 진출 성과…내년 본격 공략
공개 2019-12-02 09:3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지난해 양수한 이월드(084680)의 쥬얼리 사업부가 사실상 회사를 이끌며 핵심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양수 당시 내세웠던 해외 진출 성과는 아직 더딘 편이다.
 
테마파크 사업이 주력인 이월드는 올해 1월31일 이랜드월드의 쥬얼리 사업부를 양수했다. 이후 쥬얼리 사업부가 이월드의 실적을 책임지며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월드 사업부문별 실적. 출처/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이월드의 매출액은 13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8.7%, 영업이익은 115억원으로 271% 증가했다.
 
쥬얼리 사업부는 영업양수가 완료된 2월부터 9월까지 1120억원의 매출액과 8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전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각각 81.8%, 73%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테마파크 사업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5.9%, 32.6%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1월 실적이 빠졌음에도 쥬얼리 사업부가 전체 실적을 뒷받침했다.
 
사실 이 같은 상황은 영업양수가 결정됐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다. 이랜드월드에 속해 있었을 때도 지난해 기준 매출 1805억원, 영업이익 180억원을 내며 알짜 사업부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쥬얼리 사업부는 로이드(LLOYD), 클루(CLUE), 오에스티(OST), 라템(LATEM), 로이드 더그레이스 등 5개의 브랜드로 구성돼 있으며 9월 말 기준 381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브랜드 로이드와 20~30대를 겨냥한 클루, 캐주얼한 콘셉트의 OST, 액세서리 SPA(패스트패션) 라템, 어덜트쥬얼리 시장을 공략하는 로이드 더그레이스 등 주요 고객 타깃 세분화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로이드와 OST는 브랜드파워와 볼륨에서 국내 상위권에 속하는 브랜드다.
 
이월드의 경우 주력 사업인 테마파크가 저성장 국면을 맞고 있다. 중·고등학생 이하 자녀를 보유한 주 고객층의 절대수가 줄고 있고 체험 및 교육 등 다양성에 기반을 둔 중소형 축제로의 수요 분산, 대형 복합쇼핑몰 등 대체재의 증가, 미세먼지로 인한 외부 활동 자제 등 산업환경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여기에 지난 8월 발생한 아르바이트생 사고로 인해 이월드 놀이기구에 대한 안전을 우려한 단체입장객이 줄어든 점도 악재다.
 
이런 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쥬얼리 사업부는 상장사인 이월드의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월드는 이리츠코크렙(088260)과 함께 2개밖에 없는 이랜드그룹 계열 상장사다.
 
패션 비해 미미한 중국 진출 성과
 
이랜드월드는 쥬얼리 사업부를 이월드로 양도하면서 중국 진출을 통한 외형 확장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랜드월드보다 상장사인 이월드에 있을 때 추가 투자자금 유치 등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중국 쥬얼리 시장 규모는 약 150조원 규모다. 6조~7조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시장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하지만 진출 성과는 더딘 편이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쥬얼리 사업부의 수출이 포함된 기타매출은 23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1.7% 수준이다. 판매보조용품 등을 제외하면 순수 수출 관련 매출액은 더 줄어든다.
 
이월드 주요 품목별 매출액 및 매출 비중. 출처/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이월드 쥬얼리 사업부는 지난 3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티몰 한국관에 입점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이월드 쥬얼리 상품을 구입하는 직구(직접구매) 형태로 운영 중이다.
 
이랜드 패션부문이 지난 11일 중국 광군제 하루 동안 알리바바 티몰을 통해 2억9700만위안, 약 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이월드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직구를 통한 쥬얼리 상품 판매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중국 온라인 내수 채널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랜드 패션부문이 중국 e커머스 시장에서 갖고 있는 노하우를 활용해 빠르게 성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대규모의 비용 발생이 예상되는 오프라인 매장 진출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에서 거둔 성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생각이다. 티몰 입점의 경우 지난해 이랜드와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티몰과 맺은 업무협약으로 인해 별도의 비용 없이 이뤄졌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월드 쥬얼리 사업부의 중국 진출은 올해 테스트 과정을 거쳐 내년에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라며 “패션부문과의 시너지를 통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