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텔 대표, 빗썸서 발빼고 자기세력 굳히나
옴니텔·파워넷 자산 활용해 중견기업 인수
옴니텔 관리종목 탈출 유력
공개 2019-11-20 09:30:00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옴니텔 대표가 빗썸 인수전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대신 현금·지분자산을 활용해 중견기업 경영권을 확보하며 자기세력을 더욱 굳히고 있다. 관리종목 탈출이 유력해진 옴니텔의 자산 이용 향방이 주목되는 이유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옴니텔(057680)의 올해 3분기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직전연도 말 대비 305억원 감소한 20억원을 기록했다. 감소분 중 절반가량인 174억원이 전환사채 상환에 사용됐다. 나머지는 올해 1분기 비티원(구 아티스) 지분 18.14%를 매입하는 데 쓰였다.
 
옴니텔 사업장. 옴니텔은 해당 건물 3층에 입주해있다.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표면적으로 보면 옴니텔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특정 목적을 위해 여기저기서 자금을 급하게 끌어모으는 모양새다.
 
10월 이후로 대략 350억원을 모았다. 옴니텔은 빗썸과 대덕기연투자조합으로부터 전환사채 180억원을 발행했다. 또한 유상증자로 위지트(036090)와 대덕기연투자조합으로부터 70억원을 추가 확보했다. 게다가 올해 초 매입했던 비티원(101140) 지분 중 10%가량을 버킷스튜디오에 100억원에 매각했다.
 
모인 자금 중 240억원은 아이즈비전(031310) 지분 11.89% 및 경영권을 매입하는 데 투입됐다. 같은 날 아이즈비전 대표가 옴니텔 김 대표로 변경됐고, 김경선 옴니텔 전 대표가 아이즈비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아이즈비전 경영권 인수에는 옴니텔 김 대표가 겸직하고 있는 파워넷(037030)도 380억원을 투입했다. 즉, 옴니텔-아이즈비전-파워넷의 연결고리가 생기는 셈인데, 3개 회사의 사업 시너지는 다소 미약하다.
 
아이즈비전은 연 1500억원이상의 매출을 내는 중견기업으로 매출 80% 가량이 와이파이 공유기 등에서 나온다. 국내 3대 통신사가 주요 거래처다. 파워넷 매출 90%는 디스플레이 전력변환장치(SMPS) 등 가전기기 부품에서 나오고, 옴니텔 매출 전량은 모바일 쿠폰 판매 및 용역에서 발생한다.
 
게다가 옴니텔은 인수 후 남은 자금 중 100억원을 발행한 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빗썸과 대덕기연투자조합 전환사채를 조기상환하는 데 투입했다. 옴니텔은 지난 12일 전환사채 조기상환청구에 따른 전환사채권 소멸로 빗썸코리아의 보유지분이 17.66%에서 8.40%로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제반 상황을 조합하면 옴니텔 김 대표는 옴니텔·파워넷 등을 이용해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자기 세력을 더욱 굳히고 있는 모양새다.
 
아이즈비전 지분 매입에 대해 옴니텔 관계자는 “특별한 사업적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당사의 최대주주인 위지트가 주주로 있는 파워넷이 단독으로 아이즈비전을 매입하기에 부담이 되다 보니 공동경영 형태로 참여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결과만 놓고 보면 특정 목적을 위해 자금을 모은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투자 및 자금운용 계획에 의해 움직였다”라고도 덧붙였다.
 
자금 흐름을 감안하면, 옴니텔 김 대표는 빗썸 인수전에서 급히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인수전은 결국 지분 확보를 위한 실탄 마련이 중요한데, 김 대표 측은 오히려 빗썸과 다소 무관한 아이즈비전 경영권을 매입하는 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빗썸 관련 실질 지분은 옴니텔이 보유한 8.44%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타 경쟁자보다 낮은 수치다.
 
실제로 인수전 경쟁자 중 한 명인 김재욱 비덴트 대표는 아이오케이(078860)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빗썸 지주사 격인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23.24%를 약 1150억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인수전 승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비티씨홀딩컴퍼니는 빗썸코리아 지분 70% 내외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옴니텔은 올해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한 14억원을 기록했고, 이로써 누적이익도 18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약 15억원의 대손상각비가 일시 환입된 덕분이다. 알제리 금융당국의 외환송출 억제 정책 등으로 회수가 어렵다고 평가돼 기대손상률 90%를 책정한 32억원 규모의 매출채권에서 발생했던 손해다.
 
옴니텔 관계자는 “알제리 사업 관련 조건부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환입이 발생했고 이를 영업이익과 영업외이익으로 나눠서 처리했다”면서 “돈은 아직 실제로 들어오지 않았고, 남은 손상채권의 추가 환입 예정은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3분기 매출 자체는 전년 분기 대비 약 24% 감소했다.
 
이에 대해 옴니텔 관계자는 “B2B 모바일쿠폰 매출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데 유효기간 종료 전에는 B2B 모바일 쿠폰 낙전수입을 잡지 못해 매출이 감소한 것”이라며 “B2B 쿠폰 유효기간이 30일에서 90일이므로 12월에 종료가 되는 것들이 많아 4분기 매출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