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젠셀, 최대주주 변경…새 주주 가은글로벌, 자본잠식 '불안'
가은글로벌로 최대주주 변경 후 임원 선임 예고
가은글로벌 자본잠식 상태…자본총계 -65억원
사업적 시너지 확대 성공 여부 의구심 높아
공개 2025-02-05 06:00:00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바이젠셀(308080)이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경영권 변화가 일어났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보령(003850)이 보유 지분의 절반가량을 가은글로벌에 매각한 가운데, 임원의 신규 선임까지 예고하면서다. 회사는 새로운 최대주주와 사업적 시너지 확대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새롭게 경영권을 차지한 가은글로벌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어 바이젠셀과 성공적인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진=바이젠셀)
 
최대주주 변경에도…보령과 R&D는 '지속'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3일 바이젠셀의 최대주주가 보령에서 가은글로벌로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은글로벌은 지분 11.37%(219만주)를 획득했으며, 보령의 지분은 기존 22.72%(437만6640주)에서 11.36%(218만8320주)로 줄었다.
 
최대주주 변경 배경은 지난달로 거슬러 간다. 지난달 18일 보령은 바이젠셀의 지분 절반가량을 약 80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가은글로벌은 계약금 약 4억원을 지급했고, 이후 이달 23일 잔금 76억원의 납입도 완료했다.
 
경영에 직접 참여하기 위한 이사회 진입도 예고했다. 공시에 따르면 바이젠셀은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가은글로벌을 대상으로 임원을 신규 선임한다는 입장이다.
 
경영권은 변경됐지만, 보령과의 연구개발(R&D) 전략적 관계는 지속한다. 앞서 보령은 지난 2016년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목적으로 바이젠셀의 지분 32.76%(6만주)를 취득했다. 바로 다음해인 2017년에는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 방법을 통해 지분을 추가로 얻었고, 이에 지분은 52.3%(13만5000주)로 늘었다. 이후 몇 차례의 지분 변동을 거쳐 현재 11.36%로 조정됐다.
 
이 과정에서 체결한 면역세포치료제에 대한 공동투자와 독점 판매 계약은 유지한다. 이는 보령이 바이젠셀의 지분을 획득해 나간 이후 지난 2020년 체결한 VT-EBV-N의 공동투자와 독점 판매 계약이다.
 
바이젠셀이 개발 중인 VT-EBV-N는 NK/T세포 림프종을 적응증으로 하는 면역항암 세포치료제다. 해당 파이프라인에 대해 당시 보령은 총 35억원의 금액을 제시했으며, 10억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했다. 이후 조건부 제조판매 품목허가증을 취득하면 15억원, 제조판매 품목허가증을 얻으면 10억원을 추가로 지급키로 했다.
 
바이젠셀의 지분 매각과 관련 없이 해당 계약 등에 대한 R&D 전략은 지속한다는 게 보령 측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보령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향후 R&D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임상 성공 시 판매 등에 대한 지원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잠식 가은글로벌…바이젠셀도 매출 확대 '숙제'
 
향후 바이젠셀은 새로운 최대주주와의 사업적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자본잠식에 빠진 가은글로벌이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23년말 가은글로벌의 자본총계는 -65억원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자본금까지 까먹는 자본잠식에 접어든 상황인 것이다. 특히 같은 시점 갚아야 할 부채(111억원)도 자산총계(47억원)를 넘어섰다.
 
가은글로벌이 지분 61.44%(208만3660주, 2023년말 기준)를 보유한 테라베스트도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 2022년까지 테라베스트는 자본총계 110억원을 유지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인 2023년(-1억6139만원) 자본잠식에 들어갔다.
 
바이젠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가은글로벌은 면역세포치료제 전문 개발사인 테라베스트의 최대주주로 2012년 테라베스트를 설립했으며, 테라베스트의 기평석 대표이사는 현재 가은병원을 운영하고 있다"라며 "(재무구조에 대해서는) 명확히 확정된 사항이 없어 현재 답변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바이젠셀이 새로운 최대주주와 함께 넘어야 할 산은 매출이다. 바이젠셀은 지난 2021년 상장한 해부터 3년간 매출을 내지 못했다.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는 5억55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나,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기에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바이젠셀은 주력 파이프라인의 조건부 품목허가 등을 통한 매출 확보를 목표하며, 가은글로벌과 사업적인 시너지를 내기 위한 논의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센터 세포 제조 설비 기반 기타 매출 확보 등도 계획하고 있다.
 
다행히 유동성 자금은 넉넉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바이젠셀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금융자산 포함)은 481억원이다. 현금창출력은 계속해서 음수(-)지만, 단기적인 관점에서 매년 100억원 수준의 R&D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젠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매출 전략 등의) 경영 기조와 함께 연구개발과 사업 운영을 진행해 오면서 많은 진전이 있었다"라며 "이러한 방향성을 유지하며 최대주주와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을 논의해 나가고, 차후 경영 계획에 변경이 생긴다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장과 소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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