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저축은행, 경기 침체 속 흑자…부실 리스크는 '상존'
업권과 달리 여신 잔액 늘려 수익 확보
고정이하분류여신 커져 건전성 '악화'
공개 2025-02-05 05:00:00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흥국저축은행의 행보가 남다르다. 업권이 경기 악화로 여신 잔액을 줄이는 것과 달리 오히려 덩치를 키우고 있다. 여신을 늘린 덕에 수익기반을 키우고 당기 흑자를 거뒀다. 다만 부동산 업종을 비롯 실행된 여신 잔액의 건전성 악화는 과제다. 
 
(사진=흥국저축은행)
 
여·수신 확대로 외형 확대
 
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흥국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총여신은 4144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규모다. 기업자금대출이 3164억원, 가계자금대출이 977억원으로 1년 사이 모두 블어났다. 업권 전체 여신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것과는 반대 흐름이다.
 
저축은행 업권은 지난 2022년부터 꾸준히 여신을 줄이고 있다.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건전성이 하락한 탓이다. 대출 채권 중 연체 금액이 증가하자 이에 대한 충당금을 쌓는 등 경영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저축은행업권의 총 여신은 97조원으로 연초 101조3000억원 대비 9개월 만에 대폭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1조원가량 몸집을 줄였다. 특히 전년 동기 108조2000억원에 비하면 여신 잔액 감소 속도가 빠르다.
 
흥국저축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총자산과 수신 잔액도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흥국저축은행의 총자산은 5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억원 증가했으며, 총수신은 131억원 늘었다. 자산의 경우 현금은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줄었으나 유가증권과 대출채권을 위주로 확대됐다. 현금 및 예치금이 1년 새 1027억원에서 748억원으로 줄어들면서 자산에서 대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72.77% 까지 올랐다.
 
대출을 늘린 덕분에 흥국저축의 실적은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9억원이다. 누적 기준 16억원 규모다. 전년 동기 42억원에 비하면 줄어든 수치지만 업권 전반적으로 적자를 내는 데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 저축은행 업권은 36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흥국저축은행이 지난해 3분기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이자수익 증가와 더불어 비용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흥국저축은행의 대출금 이자는 65억8287만원으로, 전년 동기 63억4842만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특히 일반자금대출 이자가 43억5099만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전년 동기 38억6476만원에서 규모가 불어났다. 덕분에 예적금담보대출이자와 종합통장대출이자가 줄어들었음에도 대출금이자가 커질 수 있었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정기예금이자를 중심으로 53억2500만원에서 44억5884만원으로 감소해 실적 방어에 도움을 줬다.
 
계속되는 건전성 악화…고정이하여신비율 급등
 
수익성에 반해 건전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흥국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6.85%로 전년 동기 4.03% 대비 4배 넘게 늘었다. 총여신을 증가시켰음에도 고정이하분류여신이 대폭 증가한 영향이다.
 
회수의문과 추정손실 여신의 합인 부실 여신은 전년 동기 27억원에서 1년 새 7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순고정이하 분류 여신이 113억원에서 552억원으로 388% 증가하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급등했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부동산 업종 공여 여신도 증가했다. 2023년 3분기 흥국저축은행이 부동산 업종에 실행한 대출 잔액은 1786억원이었다. 반면 지난해 3분기에는 194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부동산PF대출과 건설업에 내어준 대출 잔액이 증가했다. 부동산업은 29.62%, 건설업은 22.22%로 연체율이 높았는데, 건설업의 경우 전년 동기 연체액이 전혀 없었던 상태에서 1년 새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부동산 업종 여신 잔액의 고정이하 분류 여신도 급증했다. 특히 회수의문과 추정손실 여신 보다는 고정분류여신 비중이 컸다. 지난해 3분기 흥국저축은행이 부동산업 여신 잔액 중 330억원이 고정분류여신이다. 정상 분류 여신인 362억원과도 별다른 차이가 없다. 요주의 여신까지 합하면 부동산업 공여 여신 871억원 중 509억원이 요주의이하여신이다. 부동산PF 대출과 건설업에 대한 요주의여신도 각각 109억원, 57억원에 달한다.
 
부동산 대출이 증가함에 따라 연체액도 불어났다. 지난해 3분기 흥국저축은행의 부동산 여신 잔액 중 연체액은 356억원으로, 전년 동기 135억원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부동산 공여여신 연체율도 7.56%에서 18.35%로 10.79%p 올랐다. 특히  흥국저축은행의 부동산 여신이 전체 여신의 46.8%를 차지하는 만큼 전체 연체율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분기 흥국저축은행의 연체율은 12.73%로 전년 동기 5.1%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흥국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대출을 늘린 것은 공격적인 외형 확대 전략이 아닌 평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이성은 탄탄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