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가 논란 엠앤씨솔루션, IPO 강행…대주주 엑시트 노림수
기관 수요예측 실패에도 발행주식·공모가 줄여 IPO 진행
최대주주 엑시트 가능성…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불가피'
공개 2024-12-16 06:00:00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엠앤씨솔루션이 기업공개(IPO)를 강행한다. 해당 IPO는 KB증권의 올해 마지막 코스피 상장 건으로 완료되면 올해 IPO 주관실적 1위 탈환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최대주주인 사모펀드가 엑시트(투자회수)를 위해 강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성적이 부진했고, 탄핵정국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IPO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정적 전망에도 IPO 추진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엠앤씨솔루션은 코스피 시장 상장을 위한 주식 배정을 완료했다. 엠앤씨솔루션은 올해 마지막 코스피 신규 상장 종목이다. 앞서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일반 공모청약에선 경쟁률 2.4대 1을 기록했다. 총 2만89건이 접수됐으며 청약 증거금은 약 558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표 주관사 KB증권, 인수회사는 삼성증권(016360)키움증권(039490)이다.
 
 
엠앤씨솔루션 IPO는 시작부터 가시밭길이었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으로 인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 증시도 불안정한 흐름이 계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서도 단순 경쟁률은 8.184대 1로 공모가는 희망밴드 하단인 8만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6만5000원에 확정됐고 공모 주식 수는 300만주에서 240만주로 20% 줄여야 했다.
 
통상적으로 흥행에 실패할 경우 상장 일정을 미루거나 상장 자체를 재검토한다. 실제 케이뱅크 IPO의 경우 지난 10월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오자 상장 시기를 새해로 연기한 바 있다. 11월에도 미트박스글로벌과 씨케이솔루션, 오름테라퓨틱 등 3개사가 기대 이하의 수요예측 결과로 철회했다. 
 
KB증권 대표주관…공모대가 '짭짤' 
 
이번 IPO 대표 주관사는 KB증권이다. 앞서 KB증권은 지난 10월 하반기 대어인 케이뱅크의 상장 일정 철회로 IPO 주관시장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10월까지 누적 주관 액수는 4328억원이었다. 한국투자증권 5928억원, 미래에셋증권 5774억원에 밀려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사진=KB증권)
 
11월 KB발해인프라 상장으로 추격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037620)이 각각 6247억원, 5924억원으로 선두에 섰고, KB증권은 5408억원을 기록해 역전엔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상장 강행은 IPO 실적 1위 탈환과 현재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불리한 시장 상황에서 상장을 진행하는 만큼 상장 대가 비용이 늘어났다는 점도 강행 이유로 해석된다.
 
실제 엠앤씨솔루션 IPO 발행조건 확정 신고서에 따르면 공모대가는 기존 총 공모금액의 1.0%에서 1.7%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표주관사에 지급한 별도의 성과수수료가 포함된 수치로 KB증권의 인수수수료 총액은 기존 21억6000만원에서 24억9600만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KB증권 관계자는 "업무 기여도에 따라 성과수수료를 수최하는 것이 통상적"이라면서 "공모금액을 고려할 때 1.7%는 업계 관행 수준"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시장이 어려워졌지만 KB증권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좋은 조건에서 상장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라며 “발행사 입장에서도 일정을 미뤄도 더 좋은 조건의 상장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라 KB증권에 힘을 실어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엑시트 노린 IPO…고평가 논란
 
일각에서는 엑시트를 앞둔 최대주주가 IPO를 강행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최대주주는 소시어스PE와 웰투시인베스트(이하 소시어스 컨소시엄)다. 올 12월 기준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제2호기업재무안정 주식회사'가 엠앤씨솔루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021년 두산그룹으로부터 매수할 당시 매수금액은 4500억원 수준이었다.
 
(사진=엠앤씨솔루션)
 
소시어스 컨소시엄은 인수 후 3년간 배당금 520억원을 수령했다. 지난 11월엔 유압기기 부문을 인적분할해 두산밥캣에 2421억원에 매각했다. 투자 원금 잔액 1589억원과 수익만 남았다. 소시어스 컨소시엄은 공모 주식 240만주 중 120만주를 구주매출로 약 780억원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오버행과 배당 감소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상장 후 보호예수 규정으로 소시어스 컨소시엄은 엠앤씨솔루션 지분 68.27%, 645만3900주를 1년동안 보유해야 한다는 게 KB증권 측 설명이다. M&A를 제외한 3년간 주식매각 금지로 유통물량이 제한되기에 오버행 우려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최대주주가 공장 신설계획, 배당 확약 등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해소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도 있다.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엑시트를 위해선 엠앤씨솔루션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빠른 시일 내에 상장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엠앤씨솔루션이 기업가치 산출 당시 가장 보편적인 주가수익비율(PER)이 아닌 EV/EBITDA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측정한 것도 이같은 시선에 힘을 싣는다. 엠앤씨솔루션의 올 3분기 말 기준 연간 EBITDA 추정치인 398억원에 유사회사(퍼스텍·LIG넥스원) 평균 EV/EBITDA 24.0배가 적용됐다. 이렇게 산출된 9554억원에서 순차입금 1351억원을 뺀 수치가 평가밸류다. 평가밸류에 할인율 19.16~30.69%를 적용한 공모 밸류는 7560억원에서 8816억원이다. PER로 기업가치를 평가한 액수와 차이가 난다.
 
KB증권이 비교대상 기업으로 선정한 LIG넥스원과 퍼스텍의 최근 4분기 순이익 기준 PER는 각각 26.2배, 21.9배다. 평균 24배 정도다. 이를 토대로 엠앤씨솔루션의 최근 4분기 순이익 221억원을 대입해 계산하면 기업가치는 5313억원 수준이다. 평가 방법에 따라 기업가치가 달라진다. 
 
EV(엔터프라이즈 밸류)는 인수합병(M&A)에서 기업의 전체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로 시가총액에 순부채를 더한 값이다. 즉 엠앤씨솔루션를 인수할 때 필요한 자금을 기업가치로 적용한 것으로 IPO를 통한 엑시트를 염두에 둔 상장이란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KB증권 관계자는 '방산 산업은 감가상각비 비중이 큰 산업으로 감가상각비는 비현금성비용"이라며 "경제적인 이익과는 일부 괴리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해당 가치 평가 방법을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LIG넥스원, 퍼스텍 등 주요 방산업체들의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의 합을 영업이익으로 나눴을 때 평균치가 41.7%, 2023년 기준 52.4%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대상 기업들의 정확한 가치 산정을 위해서는 EV/EBITDA 방식이 적합하다"라면서 "최종 공모가를 19% 낮추면서 고평가 이슈를 해소했고 매출액, 영업이익 성장률이 비교기업을 상회하며 당기순이익의 50% 배당수익을 고려하면 오히려 최근 공무주 시장악화로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기업 상장은 자칫하면 먹튀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기업 가치 산정에서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최윤석 자본시장 파수꾼 최윤석 기자입니다. 가장 멀리 가장 먼저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