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공격적 투자서 수익성 강화로…배터리 시장 전략 재정비
대규모 투자 지속에 잉여현금흐름 적자폭 확대
올 3분기 자본적지출 9조950억원…전년비 2조원 증가
투자에서 수익성 제고…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집중
공개 2024-12-06 06:00:00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하 LG엔솔)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수년간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통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지만, 잉여현금흐름(FCF) 적자가 지속되며 재무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이에 LG엔솔은 대규모 투자를 축소하고 수익성 강화와 제품 다변화에 집중하는 전략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넘어 장기적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잉여현금흐름 4년째 ‘마이너스’…대규모 투자 여파?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엔솔의 올해 3분기 누적 FCF는 마이너스 7조165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이어졌다. 이는 2021년 마이너스 2조5378억원, 2022년 마이너스 6조8779억원, 지난해 마이너스 5조5811억원과 비교해 적자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된 결과다. FCF 부진의 주요 원인은 조 단위에 달하는 자본적지출(CAPEX)로 꼽힌다.
 
CAPEX는 LG엔솔의 주력 사업인 이차전지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필수적인 투자로 평가된다. 실제로 LG엔솔의 지난해 CAPEX는 10조253억원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대폭 증가한 수치다. 올해 3분기 누적 CAPEX 역시 9조9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조원가량 늘었다. 공장 증설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로 인해 FCF가 양수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LG엔솔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내년부터 설비투자 규모를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신규 증설 투자를 줄이고, 전략적으로 필요한 영역에만 자원을 투입하며 운영 효율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FCF 개선과 배당 여력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 이내로 CAPEX를 조정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LG엔솔의 NCF는 1조9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세액공제 혜택이 확대된 영향이 크다. LG엔솔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약 1조1030억원의 세액공제를 받았으며, 이는 전년 대비 6760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LG엔솔은 이를 바탕으로 상법상 배당 재원인 이익잉여금을 확보하기 위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안정적인 FCF 창출 기반이 마련돼야 주주환원 정책도 본격적으로 시행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해 LG엔솔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 이익률을 지난해 11%에서 10% 중반대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공시하며 수익성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LG엔솔은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실적과 관련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회사는 오는 2028년까지 매출을 현재의 두배 이상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재무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제품 다변화 전략으로 밸류업 집중
 
특히 LG엔솔은 수익성 제고와 함께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의 세분화에 발맞춰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고객사의 요구에 최적화된 배터리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회사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고출력 원통형 배터리, 선박 및 건설·로봇용 배터리 시장에서도 신규 수주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LG엔솔은 중저가 시장 공략을 위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셀투팩(CTP)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밀도와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동시에 고전압 미드니켈(Mid-Ni) 배터리 개발을 통해 표준형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고, 고성능 제품군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할 계획이다.
 
원통형 배터리의 경우 지름 46mm 크기의 신규 폼팩터 제품 양산 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이를 통해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이 같은 제품 다변화 전략은 수익성 강화를 넘어 LG엔솔의 장기적인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LG엔솔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2028년까지 매출을 지금의 두배로 성장시키기 위해 EV 관련 사업만 하는 게 아니라 ESS라든지 LFP, 46시리즈 등 제품과 고객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밸류업 전략에 관해서는 "향후 투자계획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LG엔솔은 미국 완성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서 짓고 있던 배터리 제3공장 지분을 모두 인수하기로 했다. 전기차 업황 악화 장기화에 따라 GM이 전기차 생산 목표량을 낮추는 등 전동화 전환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LG엔솔은 단독 공장 운영을 통해 대체 수요 찾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권영지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