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외형 정체 속 새로운 성장 축 찾는다
전방산업 둔화와 고객사 제고조정까지 '이중고'
AI 가속기 등 판매 제품 다변화에 총력
롯데이엠글로벌 지분 인수해 경영체계 일원화
공개 2024-12-02 06:00:00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가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고객사들의 재고조정 영향으로 외형 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배터리 소재 수요가 감소했고, 고객사들은 재고 관리를 이유로 주문량을 줄인 탓이다. 이러한 현상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매출 부진으로 이어지며 회사의 전반적인 수익 구조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회사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제품) 다변화와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어 회사 경영과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롯데)
 
영업적자폭 작년보다 '두 배' 늘어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303억원으로 전년 동기(2345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영업손익은 -23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영업손익 –121억원)보다 적자폭이 두 배로 늘어났다. 이는 생산설비 가동률 하락과 고정비 부담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품 다변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그중에서도 주목받는 분야는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이다. AI 가속기는 고성능 연산 처리를 위해 필수적인 하드웨어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 확장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해당 시장은 AI 기술 확산과 데이터 사용량 급증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AI 가속기 시장에서 첨단 소재 공급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계획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반도체 및 통신 네트워크 확장에 필요한 첨단 소재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소재는 기술 난이도가 높고 수익성이 좋은 시장으로, 안정적인 매출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회사는 이를 통해 기존 전기차 시장의 부진을 상쇄하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이러한 제품 확대 움직임이 향후 영업손익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제품 다변화를 통해 얻어진 수익은 내년부터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생산 설비 확대 지연은 아쉬운 점”이라면서도 “인공지능(AI) 가속기 등 전기차 외 애플리케이션 확대는 이익 체력의 향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면서 "특히 국내 전력 요금 인상으로 익산 공장의 마진율에 타격이 있는 상황에서 AI 가속기향 고마진 동박 제품 확대는 이익 제고를 위한 카드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내년부터 △AI 가속기향 납품 확대 △4680 배터리향 납품 개시 △주요 고객사 합작사(JV) 가동 본격화됨에 따라 양적 성장과 고부가 동박 믹스 확대로 질적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봤다. 다만, AI 가속기 및 반도체 소재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기술력 확보와 고객사 확대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따라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기술 투자와 연구개발(R&D) 강화를 통해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롯데이엠글로벌 지분 인수로 '경영권 강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최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전략적 행보도 보이고 있다. 회사는 최근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비상장 자회사 롯데이엠글로벌의 지분(39.8%)을 329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롯데이엠글로벌은 말레이시아, 유럽, 미국 등 해외 법인을 지배하는 중간 지주회사로 이번 인수를 통해 회사의 해외 법인 지배구조가 일원화될 전망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기존에 보유하던 롯데이엠글로벌 주식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 넘기는 대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신주(1790억원)와 30년 만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1500억원)를 발행받았다. BW의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은 2만8612원으로, 이사회 결의일 종가 대비 6% 높은 수준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이로써 상장사 지분을 확보해 기업공개(IPO) 대신 장내 매각,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 등 한층 유연한 엑시트 경로를 확보했다. 또한, 향후 전기차 시장 회복과 함께 주가 상승에 따른 추가 자본 이득도 기대할 수 있다. 이로써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현금 유출 없이 자회사 지배구조를 일원화하며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역시 중복 상장 논란이나 낮은 밸류에이션 우려 없이 안정적인 투자금 회수가 가능해졌다.
 
이에 대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향후 해외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의사진행 등 사업에 속도를 내기 용이해졌다"면서 "이로써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으니 지배력 강화는 물론 재무적투자자(FI)와의 장기적 파트너십도 구축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고객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고객 품질 혁신, 시스템 경영 혁신, 디지털 품질 관리, 글로벌 통합 품질 관리를 통해 품질 경영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ISO 9001(품질경영시스템), IATF 16949(자동차 산업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기반으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권영지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