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현대차 디지털 전환 수혜…재무 관리도 '필요'
판관비 전년 대비 10% 증가에도 SW사업으로 '방어'
현대차 내년부터 전 차종에 SDV 시스템 적용 계획
SW 경쟁력 강화 위해 적극 투자 준비
공개 2024-11-29 06:00:00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현대오토에버(307950)현대차(005380)그룹의 디지털 전환과 소프트웨어 중심차(SDV) 확대 전략에 발맞춰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소프트웨어 사업의 높은 매출 증가율과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바탕으로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인건비 상승과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현대오토에버)
 
인건비 증가에도 SI·SW 사업 매출 증가에 수익성 ‘선방’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가 현대차그룹의 디지털 전환(DX)과 소프트웨어 중심차(SDV) 전환 움직임 속에서 수혜를 누리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2조5540억원, 영업이익 151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매출 2조1565억원, 영업이익1286억원) 대비 각각 18.4%와 18.0% 증가한 수치다.
 
3분기 실적(매출 9046억원, 영업이익 525억원)은 증권사 컨센서스에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그룹 내 인재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임금을 인상한 영향으로 다소 억눌렸다. 올해 3분기 현대오토에버의 판관비는 439억원으로, 전년 동기(398억원) 대비 10.1% 증가했다. 이 중 인건비는 36.5% 늘어난 196억원에 달해 전체 판관비 증가를 주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I(System Integration)와 소프트웨어(SW) 사업에서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SI 사업은 그룹 계열사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수요가 늘면서 39.6% 증가한 331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차량 SW 사업도 내비게이션 옵션 증가와 전장 SW 확대 덕분에 전년 동기 대비 28.0%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차그룹 SDV 확대SW 사업 성장 동력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전 차종에 SDV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을 밝히며, 소프트웨어 내재화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오토에버의 소프트웨어 사업이 장기적으로 회사의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의 DX 지출 확대와 SDV 전환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인 현대차, 기아(000270), 현대모비스(012330), 현대제철(004020), 현대건설(000720), 현대글로비스(086280)의 매출 대비 평균 DX 지출 비중은 약 0.4%로, 타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확대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ccOS)과 바디·주행 제어를 위한 Mobilgene SW 플랫폼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기술 내재화를 추진 중이다. 이러한 전략은 장기적으로 그룹 내 SW 경쟁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외부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플랫폼 판매를 통해 추가적인 매출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토에버는 중장기적으로 SW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현대오토에버의 유형자산 취득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642% 증가한 766억원, 무형자산 취득 규모는 52% 늘어난 333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상당 부분은 클라우드 인프라와 디지털 전환 역량 강화를 위한 자산 투자에 집중됐다.
 
회사는 2027년까지 연구개발(R&D)을 포함해 총 1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차세대 엔터프라이즈 IT 및 클라우드 서비스 강화 △내비게이션 SW·지도 상품성 고도화 △차량 SW 적용 도메인 확대 △SW 개발 환경 및 가상 검증 기술 개발 등을 목표로 한다.
 
시장에서는 현대오토에버의 SW 사업이 현대차그룹의 SDV 전환에 따라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차량 SW 매출은 최근 두 분기 연속으로 약 30%에 달하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SDV가 차량의 핵심적인 차별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국제표준에 따른 개발 프로세스와 레퍼런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오토에버의 영향력은 지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율주행 레벨3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가 법적·규제적 요인으로 지연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자율주행 레벨3는 자율주행 기술의 국제 표준(미국 자동차공학회, SAE) 분류에서 다섯 단계 중 세 번째 수준에 해당한다. 이 수준에서는 특정 조건에서 차량이 완전한 운전 제어를 담당하지만, 상황에 따라 운전자가 개입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현대오토에버는 통합제어기 SW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같은 시장의 제약으로 인해 회사가 갖춘 역량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율주행 관련 규제 등 시장 저해 요인이 해소될 경우 회사의 밸류에이션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적 부담과 인건비 상승 등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과제로 보인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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