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유텍, LS일렉트릭 품에…시너지 효과는 '미지수'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250억원 조달
스마트 팩토리 사업으로 시너지 전망
시장 존재감 미미해 점유율 확대는 '글쎄'
공개 2024-11-14 06:00:00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티라유텍(322180)의 최대주주가 LS ELECTRIC(010120)(이하 엘에스일렉트릭)으로 변경되면서, 악화된 재무건전성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티라유텍은 3년 이상의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250억원의 운영자금을 조달하며 유동성 문제를 일부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티라유텍은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강점을 갖추고 있어 엘에스일렉트릭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지만, 아직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미미한 만큼 보다 구체적인 수익성 증대 방안이 요구된다.
 
 
티라유텍 엘에스일렉트릭으로 최대주주 변경
 
12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라유텍은 최대주주가 김정하씨에서 엘에스일렉트릭 주식회사 외 1인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엘에스일렉트릭은 티라유텍 지분 31.86%(700만3825주)를 갖게 됐다. 재무적투자자(FI)는 사모펀드(PEF)운용사 JKL크레딧인베스트먼트로 티라유텍 주식 449만5002주(20.44%)를 확보해 2대주주에 올랐다. 반면, 당초 티라유텍 주식 225만주(12.79%)를 보유하고 있던 SK 지분은 50만주(2.27%)로 줄어들게 됐다.
 
앞서 티라유텍은 지난 3년 이상 영업손실 지속으로 한계기업에 처해 있었다. 오랜 적자로 자금 조달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최대주주 변경 계약을 수반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으로 약 250억원을 조달했다. 스마트팩토리 사업 규모를 확장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티라유텍은 유동성은 저하되고 부채비율은 높아진 상태다. 유동비율은 2021년까지만 해도 134.77%로 안정권에 속해 있었지만, 2022년 124.94%로 줄어들더니 지난해 96.96%로 급감했다. 유동부채가 2021년 74억원에서 2022년 116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3배가 넘는 341억원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1년 안으로 갚아야 단기차입금은 2021년 21억원에서 2년 새 67억원으로 3배가량 늘어났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손실이 지난해 말 2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29억원으로 늘면서 같은 기간 유동자산은 330억원에서 230억원으로 감소했고, 유동비율은 67.10%까지 떨어졌다.
 
이에 부채총계도 5배가량 늘어난 반면, 적자 지속으로 결손금이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은 높아졌다. 부채총계는 2021년 114억원, 2022년 180억원에서 지난해 495억원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결손금은 2021년 15억원에서 2022년 53억원, 지난해 76억원까지 늘어났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021년 58.93%에서 2022년 100.67%, 지난해 322.36%까지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은 480.31%에 달한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가면 위험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티라유텍 총차입금은 2021년 37억원에서 지난해 67억원으로 2배가량 상승한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부채를 늘리는 것은 위험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티라유텍은 최대주주가 변경되더라도 상환 부담이 없는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티라유텍)
 
엘에스일렉트릭과 합병으로 시너지 효과 '기대'
 
이번 최대주주 변경으로 티라유텍은 엘에스일렉트릭과 협업을 통해 스마트팩토리 IT 역량을 강화하고, IT 융합 전력·자동화 사업 시너지를 확대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티라유텍이 적자가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엘에스일렉트릭이 투자를 감행한 것은 티라유텍이 스마트공장에서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엘에스일렉트릭은 최근 스마트팩토리와 전기차 부품,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관련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물류 자동화 서비스 기업 엘에스이엔엠(구 한국이엔엠) 지분 80%를 인수한 데 이어 스마트팩토리 전문 기업 티라유텍에도 투자했다. 앞서 2019년 10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티라유텍은 토탈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과 스마트물류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그간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지만, 매출은 늘고 적자 폭은 줄어들고 있다. 2021년 매출은 393억원에서 지난해 544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적자도 2021년 79억원에서 지난해 38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티라유텍은 자회사로 티라로보틱스와 티라아트로보를 보유하고 있다. 티라로보틱스는 지난 2022년 분할 설립됐는데 물류용 자율주행로봇(AMR) 티라봇 시리즈 T1000·T600·T300·로보L 등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 자율주행로봇과 운영시스템을 함께 공급하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티라아트로보는 배전반과 전기 자동제어반 등 제조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티라유텍 종속사로 편입됐다. 주요 공급사로는 미쯔비시, 파나소닉, LS mecapion 등이 있다.
 
이에 엘에스일렉트릭 측과 티라유텍 측은 스마트팩토리 부분에서 특히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티라유텍은 제조실행시스템(MES)과 인공지능(AI)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SK이노베이션(096770), 롯데케미칼(011170) 등에 제공해 왔다. 그간 LS일렉트릭은 자동화제어장치(PLC)와 인버터,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MI) 등을 생산했는데 티라유텍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탑재한다면 특히 자동화 사업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다만, 티라유텍이 엘에스일렉트릭과 시너지를 내도 스마트팩토리 소프웨어 솔루션 시장에서 점유율을 넓혀가는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 9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인수기업 측 LS그룹 엘에스일렉트릭과 피인수기업 티라유텍, 티라로보틱스, 티라아트로보 세 기업의 결합은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해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삼성에스디에스(018260)와 LG CNS 등 유력 경쟁 사업자가 존재해 이번 기업 결합으로 인한 스마트팩토리 소프트웨어 솔루션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은 1% 내외 수준"이라며 "산업용 로봇 제조업 시장에서도 회사 합산 시장점유율은 5%에 불과해 시장 집중도 증가분이 미미하다"고 언급했다.
 
<IB토마토>는 티라유텍과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이조은 친절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