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엠캐피탈이 공모사채 시장에 복귀했다. 지난 4월 이후 반년 만이다. 앞서 담보부차입 실패부터 최대주주 관련 이슈, 부동산금융 부실 등 복합적 문제로 유동성 확보에 곤욕을 치르고 있던 상황이다. 공모사채 발행은 재개했지만 차입부채 만기 도래로 차환 부담은 여전하다. 엠캐피탈은 조달 다변화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대규모로 늘리고 있다.
어려운 조달 여건 속 회사채 500억원 공모
31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엠캐피탈은 제368회차 무보증사채 500억원을 공모 방식으로 발행했다. 제368-1회차 200억원과 제368-2회차 300억원이다. 만기 구조는 각각 1년3개월, 2년이다. 이자율은 5.5%~5.7% 수준에서 결정됐다.
엠캐피탈의 공모사채 발행은 지난 4월 제365회차 300억원이 마지막이다. 최대주주 관련 이슈 등 여러 문제로 장기차입과 회사채 차환이 원활하지 않았던 탓이다. 엠캐피탈은 지난 7~8월 실질적 최대주주 에스티엘PEF가 운용사(GP)인 에스티리더스PE 업무를 정지했다가 다시 해제하는 등 내부 잡음으로 소란스러웠다.
(사진=엠캐피탈)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부동산금융 부실이 컸던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상반기 기준 부동산금융 잔액은 5436억원으로 영업자산 내 비중이 18.2%다. 높은 중·후순위 비중과 거액여신 구성으로 자산건전성이 계속 저하되고 있는 상태다. 현재 건전성 지표는 1개월 이상 연체율 5.4%에 고정이하여신비율 7.6%이며,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20.1%다.
유동성 문제는 특히 지난 4월 추진했던 엠캐피탈 지분인수 펀드 출자자에 대한 담보부차입이 어려워지면서 부담이 커졌다. 당시 주요 출자자와 운용사 간 이슈(불법 리베이트와 운용사 교체 관련)가 있었던 영향이다. 이후 엠캐피탈은 지난 5월~7월
메리츠증권(008560)에 대한 투자금융자산 담보부차입 2800억원으로 유동성에 단기 대응했다.
이번에 공모사채 시장에 다시 복귀했지만 유동성 대응 부담은 진행형이다. 엠캐피탈의 차입부채 기간별 만기 현황을 살펴보면 오는 11월 1890억원(회사채 1200억원과 차입금 690억원), 12월 650억원(회사채)이 있다. 내년 1분기는 3507억원(회사채 2980억원에 차입금 430억원 등) 규모의 만기가 도래한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034950) 책임연구원은 “엠캐피탈은 자본시장 접근성 저하로 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차환 부담이 확대된 상황”이라며 “양적 상환 부담이 절대적으로 큰 점을 고려하면 유동성 관리 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할부·리스 등 영업자산 기초로 ABS 1300억원 발행
엠캐피탈은 이번 공모사채와 함께 ABS 발행 건도 공시했다. 종목 수 10종(만기별로 10회차)에 선순위 유동화사채 총 1300억원이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이며 인수에는 KB증권(800억원) 외에 리딩투자증권(300억원),
한양증권(001750)(200억원)이 참여한다. 업무 수탁과 자산관리는 농협은행이 맡았다.
유동화자산은 리스(67.8%), 대출(21.2%), 할부(11.0%) 등이며 총 채권 6326건에 수정원금잔액 1792억원이다. 리스는 설비리스와 오토, 의료기기에 관한 것이며 대출채권은 오토·상용, 일반대출 건이다. 할부는 의료기기와 오토할부 등으로 파악된다.
엠캐피탈이 리스·대출·할부채권과 부수 권리를 농협은행에 신탁하고, SPC인 엠캐피탈제십이차유동화전문회사가 신탁이 교부한 제1종 수익권을 기초로 총 10회차 선순위사채 1300억원을 발행하는 2단계 구조다. 신탁된 채권으로부터는 매월 원리금이 회수되는데, 여기서 유입되는 현금흐름(제1종 수익)이 유동화사채 상환 재원으로 사용된다.
SPC 측은 “유동화사채 발행을 통해 원 자산보유자인 엠캐피탈이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을 위한 현금 유동성을 조기에 확보하고, 자금조달 안정성과 재무구조 건성을 제고할 수 있다”라면서 “직접금융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방법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라고 했다.
유동화자산 관련 위험요소 통제를 위해 위탁자인 엠캐피탈도 90일 초과 연체 채무자 등에 대해 양도가액 18% 범위(325억원 상당) 내에서 담보책임을 함께 부담한다. 이는 발행사 현금흐름의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유동화자산은 현재는 모두 무연체채권이다. 이와는 별도로 농협은행이 선순위사채 신용보강을 위해 200억원 한도의 신용공여를 제공하기로 SPC와 약정을 체결했다.
이번 건을 발행하면 ABS 잔액은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기준 엠캐피탈의 기발행 ABS 잔액은 1792억원이다. 공모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ABS 활용을 늘리고 있다. ABS 만기(1792억원 기준)는 내년 1분기 97억원이며 나머지 1695억원은 2분기 이후다.
엠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발행한 공모사채와 ABS는 11월, 12월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부채 차환과 신규 영업 자금으로 일부 활용할 예정”이라며 “ABS 추가 발행이 가능한 기초자산 규모는 확인이 어렵다”라고 답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