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부실채권 정리…건전성 제고·기업 지원 '드라이브'
캠코와 대손상각된 특수채권 정리 협력
재무안정성 기반 수출입기업 지원 가속도
공개 2024-10-10 06:00:00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수출입은행이 특수 채권을 처리하고 수출기업 지원을 강화한다. 상각 처리된 채권을 매각해 수출입기업의 지원을 돕는 한편 상각 처리 된 대손상각액도 일부 환입해 수익성을 개선한다. 특히 수출입은행법 개정으로 자본 확대 가능성이 높아 안정적인 자본적정성을 기반으로 본연의 목적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수출입은행 본사.(사진=한국수출입은행)
 
건전성 제고하며 수출입 기업 지원도 '강화'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출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8%다. 총 여신 137조9000억원 중 1조3000억원이 고정이하여신이다. 1년 전 총 여신 126조6000억원에서 8.9% 증가했다. 총 여신 증가율은 10%에 미치지 못하는 반면 고정이하여신은 지난해 상반기 말 7000억원에서 85.7% 늘었다. 덩달아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53%에서 0.45%p 올랐다.
 
지난 1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인 1.01%에 비해 개선됐으나, 여전히 일반은행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올 상반기 말 일반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5%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 0.3% 지방은행 0.65% 인터넷은행 0.7%를 상회한다. 국책은행 중에서도 두 번째다. 중소기업은행이 같은 기간 1.4%으로 세 은행 중 가장 높으며 산업은행은 0.66%다.
 
수출입은행의 건전성이 비교적 낮은 이유는 정책금융기관이기 때문이다. 수은은 조선을 비롯해 수출산업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있어 일반 은행 대비 경기 민감도가 높다. 수출기업에서 발생되는 부실채권의 정도에 따라 수출입은행의 건전성 추이가 좌우된다. 
 
수은은 이에 부실채권 정리로 건전성 제고와 수출입기업 돕기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수은은 지난 2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부실채권 정리를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보유하고 있는 특수채권을 단계적으로 캠코에 매각한다. 특수채권이란 대손 상각된 부실채권을 뜻한다. 상각 채권과 같은 뜻으로 통상 금융기관은 특수채권이라고 칭한다.
 
수출입은행은 올 하반기 2300억원 규모의 특수채권을 캠코에 매각하는 계약을 지난 4일 체결하고 실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매각 여부나 금액과 시기 등에 대한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실행될 예정이다. 이번 상각으로 수출입은행은 상각된 채권에 대한 일부 금액을 환입할 수 있게 됐다. 
 
자본적정성 개선 '안간힘'…캠코와 특수채권 매각
 
수은은 보유하고 있는 부실채권을 효율적으로 정리할 뿐만 아니라 자본적정성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수은의 올 상반기 BIS총자본비율은 15.4%다. 지난 1분기 말 14.27%에서 소폭 올랐다. 지난해 말 14.5%와 비교하면 0.9%p 상승했다. 수은의 총자본비율은 2020년 15.1%, 2021년 14.8% 2022년 13.4%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말 상승 전환했다. 위험가중자산은 꾸준히 늘고 있으나 기본자본이 확충된 덕분이다. 지난 1분기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연이은 정부의 증자로 규모를 불렸다.
 
 
지난해 말 기준 수은의 기본자본은 17조8054억원으로 늘었고, 총자기자본도 20조102억원으로 커졌다. 2020년의 자기자본인 16조3303억원과는 3조6769억원 차이다.
 
특히 수출입은행법 개정을 통해 법정자본금 한도가 지난 2014년부터 유지되던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10조원 늘어나게 되면서 자본적정성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은은 안정적인 재무지표 관리로 목적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 지난달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통해 ▲첨단전략산업 ▲자원안보 ▲국민경제·산업 필수재 ▲물류 등 4대 분야의 공급망 안정화 기여 사업을 지원한다. 지난달 5일 공식 출범한 공급망기금의 최초 지원 대상 사업을 심의한 결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이차전지 양극재 원료 생산시설 증설 ▲금성이엔씨의 요소 수입 ▲성림첨단산업의 희토 영구자석 생산 ▲팜스토리의 사료용 곡물 구매 사업을 승인했다. 
 
공급망기금이란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안정화 지원 기본법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의 공급망 안정화 사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조성됐다. 자금 조달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 수은은 지난 4일 공급망안정화기금 원화채권(공급망채)를 최초로 발행했다. 공급망채는 공급망안정화기금이 발행되는 정부보증채권으로, 3년 만기에 금리 2.961%로 1900억원 규모로 발행된다. 당초 발행 예상 규모인 1500억원에서 4400억원이 신청되면서 증액 발행이 결정됐다. 
 
공급망기금뿐만 아니라 캠코와의 특수채권 매각 건도 수출입 기업에 도움이 된다. 수은이 가지고 있는 부실채권을 정리하면서 캠코와 수은은 수출기업인 재기 지원을 위해 양 사가 정보를 공유하는 등 협력키로 했다. 매각된 채권이 캠코의 프로그램 내에서 관리되면 채무자 상환 능력에 따라 캠코의 채무조정도 받을 수 있다.
 
수은 관계자는 "특수채권에 대한 매각 대금, 시기 등을 자세히 말할 수 없으나 수출기업 지원을 확대하는 것에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공급망채는 지속적으로 발행해 재원을 마련하는 한편, 우리 기업의 공급망 위기 대응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이성은 탄탄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