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젠셀, 매출 0원 탈출했지만…대규모 실적 개선 '요원'
상장 이후 첫 매출 발생 눈길
신사업 매출 5500만원 기록
여전히 본업 강화로 매출 확대 '필요'
공개 2024-09-04 06:00:00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신약 개발 기업인 바이젠셀(308080)이 코스닥 시장에 등장한지 4년 만에 매출 0원 꼬리표를 뗐다. 본업인 기술이전(License Out, L/O)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등을 현금창출원(캐시카우)으로 꼽으면서다. 다만, 아직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본업과 신사업을 통한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바이젠셀)
 
상장 4년 만에 매출 0원 '탈출'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이젠셀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5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술이전을 사업 모델로 삼는 바이젠셀이 CDMO 사업과 의료기기 유통 판매업에 진출하면서 상장 이래 처음으로 발생한 매출이다.
 
바이젠셀은 세포 치료제 전문 기업으로, 지난 2021년 8월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등장했다. 연구 기초 단계부터 임상 단계를 진입한 물질 또는 기술을 대상으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바이젠셀은 이 같은 사업 모델을 토대로 지난해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수년간 기술이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상장 당시 바이젠셀은 향후 기술이전을 통해 2023년(62억원)과 올해(238억원) 외형성장을 목표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매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목표했던 흑자전환도 실패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바이젠셀의 영업손실은 80억원을 기록했다. 직전연도 동기(101억원)보다 소폭 개선되긴 했지만, 당초 목표로 설정했던 올해 영업이익(27억원)과 멀어졌다.
 
CDMO 덕봤지만…외형성장은 여전히 '숙제'
 
돌파구를 찾던 바이젠셀은 CDMO와 의료기기 유통 판매 사업에 진출했다. 상장 당시 CDMO 사업에 대한 계획은 없었지만, 올해초 경영 계획을 '선택과 집중 및 자체 매출기반 조기 확보'로 삼으면서다.
 
바이젠셀은 지난 2022년 준공을 마친 GMP센터를 활용해 CDMO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에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과 체외진단 의료기기 GMP 인증을 획득했으며, 지난해에는 인체세포 등 관리업 허가도 얻었다. 모든 준비를 마친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다만, 현재 두 신사업 모두 매출 규모가 작기 때문에 여전히 외형성장이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 올해 상반기 위탁생산(CMO) 및 CDMO의 매출은 2000만원(비중 36.3%)이며, 기타로 분류되는 의료기기 유통 판매 사업 매출도 3500만원(63.7%)뿐이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젠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수주 잔고는 없다. CMO·CDMO 등의 매출은 수주시점부터 납품까지 기간이 짧다는 특성이 있어서다. 이에 바이젠셀은 세포제조시설을 보유하지 않은 바이오텍을 중심으로 영업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바이젠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CMO·CDMO 수주를 위해 학회, (행사) 부스 등을 통한 대외 홍보 활동 강화와 세포제조시설 미보유 바이오텍 등을 대상으로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바이젠셀은 신사업 뿐만 아니라 본업을 통한 매출 확대에도 힘쓴다는 입장이다. 주요 파이프라인 △ViTier △ViRanger △Vimedier의 기술이전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K/T세포림프종 적응증으로 하는 Viter의 파이프라인 VT-EBV-N은 현재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 환자에게 투여를 완료했으며, 2년간 추적 관찰을 실행할 예정이다. 이후 임상 2상이 완료되는 대로 신속심사 지정 신청과 함께 조건부 품목허가를 획득해 조기 사업화를 계획 중이다. 조건부 품목 허가가 완료된다면 최대주주인 보령(003850)과 체결한 판권 계약을 통해 국내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Viter의 또다른 파이프라인인 VT-Tri(1)-A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을 대상으로 3종의 공통 종양항원을 표적하는 살해 T세포치료제다. 지난 2020년 9월 국내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은 이후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다행히 바이젠셀은 연구개발을 이어갈 넉넉한 유동성 자금이 있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바이젠셀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금융자산 포함)은 488억원이다. 매년 100억원대 연구개발비를 투자해왔기 때문에 보유한 자금으로 감당이 가능하다.
 
실제 바이젠셀은 올해 상반기까지 연구개발비로 6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2021년 68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123억원)과 지난해(155억원)를 거쳐 늘려왔다. 하반기에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사용한다고 해도 큰 문제가 없다.
 
바이젠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VT-EBV-N은 임상 2상 투약을 완료하고 경과를 관찰 중이며, VT-Tri(1)-A는 임상 1상 코호트3을 진행 중"이라며 "향후 기술이전은 임상 2상 데이터 확보 후 본격화하고, 이와 더불어 첨생법 개정으로 세포치료제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매출 기회 확보 등을 통해 자체 매출기반을 점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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