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테르노 청담' 후속작 '에테르노 압구정' 공사 개시…2028년 준공 예정3045억원 본PF에 현대건설 신용보강…'미분양' 위험 적어 우발채무 우려 없어삼성동 '라브르27'도 올해 1월 착공…고급주택 전담 조직 구성은 '아직'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현대건설(000720)이 건설사업관리(PM)을 맡은 고급주택 ‘에테르노 압구정’의 공사가 시작됐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2위에 오른 ‘에테르노 청담’의 후속작이다. 현대건설은 이들 주택을 포함해 강남권 고급주택 시공 참여 사례를 쌓아가면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준공한 '에테르노 청담'.(사진=넥스플랜)
'에테르노 청담' 후속작 착공…계약 규모는 '비공개'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테르노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은 최근 이 단지의 3045억원 규모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에 성공해 자금 조달 약정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8일 에테르노 압구정의 공사를 본격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공은 오는 2028년으로 예정됐다.
현대건설은 지난 7월 이 단지의 PM 용역을 수주했다. 다만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2023년 29조6513억원)의 5% 이상(1조4825억원) 규모 사업을 수주할 경우에만 공시 의무를 지니기에 에테르노 압구정의 PM 용역 계약 규모나 기간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넥스플랜에 대출을 실행하기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에이티르노제일차가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자금보충과 조건무 채무인수를 약정해 신용을 보강했다. 해당 ABSTB는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 ‘A1(sf)’을 부여받았다.
이 단지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82-7번지 일원 옛 효성빌라 B단지 부지에 들어서는 고급 주택이다. 지하 6층, 지상 15층, 1개 동 전용면적 244~497㎡ 29가구로 조성된다. 지상 1~2층은 코트야드 멘션, 3~9층은 테라스 멘션, 10층은 디럭스 펜트하우스, 11~12층은 그랜드 디럭스 펜트하우스, 13~15층은 수퍼 펜트하우스로 구성됐다. 기본형인 전용 244㎡의 분양가는 약 200억원, 수퍼 펜트하우스는 최고 약 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축구선수 손흥민이 이 단지 그랜드 디럭스 펜트하우스를 약 400억원에 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된 바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에테르노 압구정 PM 용역의 경우 계약 규모를 공개하긴 어렵다”면서 “주택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30가구 미만의 주택이기 때문에 시행사가 비공식적인 분양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PH129'로 시작된 고급주택 시장 공략…고급화 노림수 될까
현대건설은 지난 2020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하우스 청담(PH129)’를 준공하며 고급주택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이어 강남권에서만 ‘르피에드 in 강남’, ‘르피에드’, ‘에테르노 청담’ 등을 성공적으로 준공하며 시장의 신뢰를 높였다.
한 고급주택 전문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용산구와 강남구, 서초구 등지에서 주로 시행되는 고급주택 분양 사업은 시행사와 설계사, 시공사, 수분양자 모두 분양가나 사업에 대한 내용 공개를 꺼려하는 등 보수적인 편”이라면서 “현대건설과 같은 대형건설사가 고급주택 시장에 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관련 실적을 쌓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또 서울 강남구 삼성동 90-20 일대 윤재승
대웅제약(069620) 회장의 사택 부지에 조성되는 고급주택 ‘라브르27’의 시공사로도 참여 중이다. 시행사인 고려자산개발과 시공간네트웍스는 이달 초 지하 4층, 지상 7층, 총 27가구로 조성되는 이 주택의 PF 대출 500억원을 받았다. 현대건설은 이 사업에도 자금보충 채무인수 약정을 제공하며 신용을 보강했으며, 올해 1월 착공에 나섰다. 준공은 2026년 10월로 예정돼 있다.
이처럼 2020년대 들어 현대건설은 고급주택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음에도 별도의 전담 조직은 아직 꾸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주택사업부 내 고급주택 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은 없다”면서 “적절한 사업이 등장한다면 주택사업부 차원의 논의를 통해 시공 또는 PM 형태 참여를 고려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