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인건비 인상될까…3%대 이익률에 수익성 '비상'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 3.2%, 2010년 15%의 5분의 1 수준
노조 임금 인상 요구안 등 부분 파업 예고…임금 인상 가능성
아직 낮은 영업이익률에 수익성 변동 커
공개 2024-08-28 06:00:00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HD현대중공업(329180)의 인건비 등 비용 관리가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현대중공업의 인건비 비중은 매출원가와 판관비 내에서 8%대 비중을 유지하고 있지만, 노조가 부분 파업을 예고하는 등 임금 인상 압박이 강해지는 상황이다. 그간 선례를 살펴봤을 때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는 합의를 통해 인상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올해 상반기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률은 과거 전성기를 크게 밑도는 3%대로 아직 비용 부담을 확대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HD현대중공업)
 
조선업 회복…전성기 시절 못 미쳐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중공업의 누적 매출액은 6조8717억원, 영업이익은 216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5조6973억원)과 영업이익(271억원)이 각각 20.6%, 700%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현대중공업의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한 까닭은 지속적인 수주 물량 증가와 선박 가격 인상이 복합적으로 겹쳤기 때문이다. 해운업계가 코로나19 기간 동안 쌓아둔 막대한 자금을 선박 투자에 집중하면서 조선소의 수주 물량이 증가했고, 선박 수요 증가로 인해 꾸준히 선박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다. 이에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중공업의 수주 잔고는 46조3289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 기준 약 4년 치 일감에 해당한다.
 
여기에 앞으로 수익성이 높은 선박들이 대거 인도되면서 현대중공업 실적이 성장할 것이란 전망은 관련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삼성증권(016360)에 따르면 올해 현대중공업 매출액은 14조260억원, 영업이익은 5470억원, 2026년에는 매출액 17조8890억원에 영업이익 1조8490억원이 전망된다. 영업이익률은 각각 3.9%, 10.3%로 시간이 지날수록 영업이익률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을 봤을 때 현시점에서 현대중공업이 아직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조선업계 실적이 회복되고 있지만, 과거 2010년 무렵의 호황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률은 3.2%로, 호황기였던 2010년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15.1%)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2010년 현대중공업은 매출 37조3424억원, 영업이익 5조6223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아직 사람에 대한 공정 의존도가 높은 조선 산업 특성상 인건비를 낮추는 것은 어렵다. 이에 향후 인건비 비중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수익 선박을 지속적으로 수주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강해지는 인건비 상승 압박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와 판관비에 포함된 인건비 총액은 5721억원으로 전체 매출원가와 판관비의 합(6조6548억원)의 8.6%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인건비 및 판관비 비중(8.7%)과 비교했을 때 큰 변동 없이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다만, 조선업계 전반의 인력 수요가 높은 데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8일 부분 파업을 예고하며 임금 인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영업손실이 가장 컸던 지난 2014년에도 임금 인상이 단행된 바 있고, 최근 조선업 수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인력 수요가 더 큰 상황이라 임금 인상 압박이 일부 관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영업이익률이 과거에 비해 아직 낮은 가운데 수익성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중공업 노조원은 7500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에 연간 기본급이 노조 안대로 15만9800원 인상될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 기준 0.5%가량 줄어든다. 아울러 안건에 따라 성과급 산출 기준 분모를 7.5%에서 5%로 낮출 경우 단순 계산 시 성과급 비율은 128%에서 192%로 커진다. 이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의 1%가량 추가 지출이 예상된다.
 
일례로 현대중공업의 올해 상반기 당기근무원가는 지난해 상반기 32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06억원으로 25.3% 증가했다. 당기근무원가는 일정기간 임직원이 근무함에 따라 발생하는 퇴직금의 증가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의 임직원수 증가율(11.6%)보다 퇴직금 증가율이 더 높은 점을 고려하면 임금 인상폭이 더 큰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증권은 인건비 효율화가 제조원가 내에서 이뤄져야 수익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은 현대중공업의 매출원가 내 인건비 비중이 9%, 판관비 내 인건비 비중이 40%지만 판관비 비중이 매출원가의 5% 수준으로 적은 데다 국가별 규제와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쉽게 줄어들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결국 매출원가 내 인건비 효율화가 수익성 확대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선업계에서는 여전히 공정에 사람이 개입하는 정도가 크다. 따라서 임금 인상에 따른 수익성 변동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용접 로봇 등이 개발되고 있지만, 로봇이 사람을 대체할 수 없고 사람의 업무를 보조하는 정도라는 게 조선업계의 설명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인건비를 줄이는 개념이 아니라 생산 능력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 등을 진행 중이며, 향후 사람의 생산 능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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