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인베스틸, 인포인 적자탈출 과제 직면…특례상장 허들 넘을까
새 먹거리 '로봇사업' 추진 위해 인포인 인수
기술특례 상장 위해 재무구조 개선 필요
공개 2024-08-14 06:00:00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화인베스틸(133820)이 자회사 인포인의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매출의 질적 성장이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지난해 기술특례 상장 시장을 뒤흔든 '파두사태'로 기술특례 상장사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대두되면서 상장예비기업에 대한 재무역량 강화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포인의 올해 1분기 매출이 4억원에 불과한 까닭에 향후 기술력 확보를 통한 매출 성장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화인베스틸은 시간을 두고 국책사업 등으로 매출 성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화인베스틸)
 
철강사업 부진 돌파구로 '로봇' 선택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화인베스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82억원, 영업손실은 44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7.9% 줄어들고, 영업손실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화인베스틸은 주로 토목과 조선업에서 사용하는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데, 지난해부터 철강 가격이 하락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화인베스틸은 이에 로봇 등 디지털 전환(DX) 사업을 추진, 정체된 철강사업을 성장하는 로봇 사업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7월 화인베스틸은 디지털 트윈 회사인 인포인의 지분 53.17%를 109억 원에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와 기술 고도화를 통해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화인베스틸이 로봇 제조를 담당하면, 인포인은 로봇 관제 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분야를 맡는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아직 로봇 사업이 초기 단계여서 수익성은 요원한 상황이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인포인은 지난해 1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에만 순손실이 20억원을 기록했다. 화인베스틸이 올해부터 로봇 사업에 본격 착수하면서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순손실 확대에 따라 인포인 부채비율도 높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포인의 부채는 총 88억원으로 부채비율은 6000%가 넘는다. 지난해 7월 화인베스틸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 취득을 통해 인포인을 인수하면서 BW가 부채로 잡혔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화인베스틸은 2024년 12월부터 2029년 12월까지 5년간 인포인의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주식매수선택권을 보유한 상태다. 이에 향후 화인베스틸이 주식매수를 선택할 경우 인포인의 자본이 증가해 재무구조가 자연스레 개선된다.
 
화인베스틸도 인포인 지원 등을 고려해 현금 확충에 나선 모양새다. 올해 1분기 화인베스틸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54억원에서 79억원으로 46.3% 증가했다. 차입금 등을 통한 재원 확보로, 재무활동현금흐름도 지난해 1분기 13억원에서 29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깐깐해지는 기술특례 상장…매출 성장 '과제'
 
문제는 지난해 일어난 파두 사태로 인해 기술특례 상장 요건이 까다로워지고 있는 점이다. 반도체 팹리스 회사 파두는 상장 전 1203억원의 매출 전망치를 제시했으나, 상장 직후 매출이 5900만원에 그쳐 '뻥튀기' 논란이 일었다. 이후 금융당국에서는 재무구조가 비교적 안정적인 기업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또한, 한국거래소는 올해부터 기술특례 상장 기업 주가가 일정 기간 후 공모가의 90% 이하로 떨어질 경우 투자자들이 상장 주관사에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규정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주관사들은 상장 준비 단계에서 기업들의 재무상황을 더욱 꼼꼼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성장하거나 재무적으로 탄탄한 기업들이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화인베스틸은 로봇 사업에서 기술력을 쌓는 것뿐만 아니라 매출을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화이베스틸은 아직 사업 초기라 국책 사업 등을 중심으로 매출보다 기술력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8월 인포인, 다민로봇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8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1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융합로봇 실증 국책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화인베스틸과 인포인은 로봇 실증사업뿐만 아니라 통합관제시스템 구축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사업은 정부가 로봇 수요 확대 등 목표를 가지고 추진하는 사업이라 여기서 얻은 성과로 관련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IB토마토는 인포인 측에 향후 상장 등을 고려한 재무개선 계획을 물었지만 "현재 말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한편, 로봇 시장 성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으며 지방 인력난과 고령화로 인해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로봇 시장 매출은 5조8933억 원으로, 2021년 대비 3.5% 성장했다. 화인베스틸이 집중하는 전문 서비스용 로봇 시장은 같은 기간 13.5% 커졌다. 정부는 2030년까지 로봇 시장을 20조원으로 키울 계획이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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