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역대급 실적…김성환호 남은 과제는
IB 중심 수익성 회복 …공격적 영업 통해
부동산 익스포저 문제 '여전'… 풀어야 할 숙제
공개 2024-08-12 06:00:00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시중 채권 금리가 안정화된 가운데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을 비롯한 전통 투자금융(IB) 부문 덕분이다. 앞서 올해부터 한국투자증권의 사령탑을 맡은 김성환 대표는 공격적인 영업을 주문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한국투자증권을 괴롭혀온 부동산 금융 관련 이슈가 여전해 과제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실적 회복 이끈 '전통 IB'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연결기준 상반기 잠정실적에서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9% 증가한 710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752억원으로 73.5% 증가했다.
 
 
실적회복은 역시 IB가 이끌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시중 채권 금리 하락 안정화에 따른 운용 손익이 이어진 가운데 지난해 4분기까지 충당금 적립으로 적자를 기록했던 IB부문이 회복세를 보였다.
 
내역별로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상반기 운용수익으로 3899억원의 수익을 기록한 한편 IB부문은 3325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각각 1년 전에 비해 80.9%, 68.6% 증가했다.
 
실제 올해 연초부터 한국투자증권은 ECM과 DCM 등 전통IB 부문에서 약진했다.  <IB토마토>리그테이블에 따르면 IPO부문에서 주관액수 1990억원, 유상증자에서 5584억원의 실적으로 종합 ECM 순위에선 KB증권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DCM에서도 주관실적 6조5638억원, 인수실적 5조8045억원을 올린 바 있다.
 
이 외 자산관리 부문에서도 잔고가 꾸준히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2023년 말 53조4000억원에서 62조6000억원으로 17.2% 늘었다. 퇴직연금 부문도 높은 수익률을 기반으로 선방했다.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 2분기까지 한국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3조9462억원으로 전분기 13조5714억원에 이어 커지고 있다. 
 
수장 교체 후 영업 드라이브 '성공적…남은 건 '부동산'
 
한국투자증권은 김성환 대표의 취임 이후부터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달라지기 시작했다. ECM에서 어렵다고 여겨진 딜을 잇따라 주관했고, DCM은 대형 발행 건부터 중소 규모까지 연이어 수임하는 저력을 보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김성환 대표는 취임 이후 IB조직에 강한 영업 모드를 주문하고 있다”라며 “현재 대형사의 경우 딜 수임이 증가하는 추세고 브로커리지나 자산관리에서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어 리스크가 있어도 과감하게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을 괴롭힌 부동산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남은 과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1분기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국내외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약 3조6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부담은 43.6%다. 국내 PF 익스포저는 3조원가량으로, 위험도가 높은 브릿지론은 1조1000억원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위험 부담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금융을 놓지는 않을 전망이다. 기존 대출형식 사업모델이 아닌 사모펀드 운영을 통해 부동산 금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PF 대출 펀드 조성에 나섰다. 2000억원 규모의 기관 전용 사모펀드로 운용될 전망이다. 현재 펀드레이징을 위한 국내 기관투자자(LP)에 1600억원 규모 출자안을 제출한 상태로 한국투자증권은 나머지 400억원에 대해서 출자를 진행해 오는 9월까지 조성을 마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제 막 2분기가 지난 시점에서 아직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전망은 밝히기 어렵다”라며 “그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IB를 비롯한 전반적인 사업 영역의 역량 확대로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최윤석 자본시장 파수꾼 최윤석 기자입니다. 가장 멀리 가장 먼저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