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건전성 '빨간불'…지방 지주 중 '최악'
연체율·고정이하여신비율 급상승
하이투자증권 PF 영향에 적자 전환
공개 2024-08-02 06:00:00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DGB금융지주(139130)의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방금융지주 중에서도 건전성 하락 곡선이 가파르다. 주요 자회사인 iM뱅크 등에서 실행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향이 컸다. DGB금융은 부동산 시장이 최악의 시기를 지나간 것으로 판단하고 하반기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으나 예단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IM뱅크 전경(사진=DGB금융)
 
연체율·고정이하여신비율, 분기 상승 폭 최대
 
DG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138930)JB금융지주(175330) 등 3대 지방금융지주의 건전성이 일제히 하락했다. DGB금융지주의 연체율은 1.31%로 지방 금융지주 중에서도 가장 높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0.94%로 같았다.
 
연체율은 1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대출채권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연체율 이외의 건전성 지표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있다. 금융사는 보유하고 있는 여신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 의문·추정 손실 등 다섯 단계로 분류해 건전성을 관리한다.
 
이 중 고정분류 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되고 채무 상환 저하 요인이 존재하는 채권을 뜻한다. 고정부터 추정손실 분류 여신까지 묶어 고정이하여신으로 칭하고, 해당 여신이 총 여신 중 차지하는 비율이 고정이하여신비율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 추이는 더욱 심상찮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6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2%다. 고정이하여신 자체는 12조원을 훌쩍 넘었다. 부동산PF 영향은 지방금융지주에도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통상 수도권 대비 지방에 위치한 사업장의 위험성을 더 높게 책정하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지방금융지주 3사의 고정이하여신은 2조8478억원으로, 3사의 평균 1.23%다. 6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도 DGB금융의 수치가 가장 높았다. DGB금융지주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56%로 같은 기간 BNK금융의 1.22%, JB금융의 0.91%와도 차이를 보였다.
 
 
DGB금융의 건전성 추이도 좋지 않다. 지난 6월말 DGB금융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56%로 직전 1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인 1.3%에서 3개월 만에 0.26%p 상승했다. 1분기 대비 하락세를 보인 JB금융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PF 부실화에 맥 못 춰
 
DGB금융지주의 대표 자회사인 iM뱅크의 2분기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총 3조5391억원이다. 직전 분기인 1분기 3조4410억원 대비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2분기 말 PF익스포저 3조1244억원과도 200억원 넘게 차이 난다.
 
이 중 부동산 PF는 6월 말 기준 3조1175억원으로 PF익스포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분기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부지개발관련 PF가 전분기 대비 하락했으나 아파트PF가 증가한 것이 전체 익스포저를 불어나게 한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의 PF익스포저는 줄었다. 2분기 말 827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7.5% 줄었다. 특히 부동산 익스포저는 1년 새 28.2% 축소됐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PF 사업장 평가 기준이 강화돼 대손 비용을 2분기에 인식해 분기 적자를 냈다. 부동산PF익스포저 중 불확실성이 높은 브릿지론과 중후순위가 높았던 것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부실 수준이 심각해지자 상각과 매각 규모도 커졌다. iM뱅크가 2분기 실시한 상·매각 규모의 경우 지난 3년 내 분기별 상·매각 합계 중 가장 크다. 지난 2분기 iM뱅크가 실행한 매각액은 897억원, 상각은 393억원으로 상매각 합계는 12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연간 최고치였던 1253억원과 비교해도 규모가 크다. 상·매각은 금융사가 부실채권을 팔거나 회계상 삭제해 건전성을 제고하는 방식으로, 건전성 악화가 심각해질수록 커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기순이익도 반토막났다. DGB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3098억원 대비 반 이상 줄었다. 하이투자증권이 814억원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기 때문이다. 부동산PF 영향이 지배적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분기에만 부동산PF 관련 충당금으로 1509억원을 전입해 상반기에 1874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이미 지난 한 해 동안 쌓은 충당금을 넘어섰다.
 
iM뱅크의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2504억원에서 210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iM뱅크도 1분기 특별 충당금 153억원을 포함한 1035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전입한 데 이어 2분기에도 1274억원을 쌓았다. DGB금융은 하반기 대손 비용이 상반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상황을 미리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iM뱅크의 아파트 PF규모가 여전히 증가 추세지만 대구지역 아파트 시장은 여전히 금리 상승기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 대구지역의 미분양 아파트수는 9814호를 기록했다. 여전히 2022년 1분기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도 하락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상반기 대구지역 신규 분양 물량은 1858호에 달했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부동산PF 악화 시점은 정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하반기 대손 비용은 6월 말 대비 낮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이성은 탄탄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