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퓨얼셀, 2분기 시작된 외형 성장…재무부담 덜어낼까
지난해 낙찰 물량 올해로 이연…2분기부터 매출 반영
올해 말 두산퓨얼셀 연료전지 탑재한 수소버스도 출시
외형 성장에 따라 부채 규모 축소될 것으로 전망
공개 2024-08-01 06:00:00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두산퓨얼셀(336260)이 그간 골머리를 앓던 차입부담을 덜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2분기에 이어 하반기에 가시적인 외형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이면서 차입금 축소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두산퓨얼셀은 지난 4년 연속 부진한 실적을 이어오면서 외부 자금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이에 따라 차입금 규모도 대폭 커진 상태다.
 
(사진=두산퓨얼셀)
 
연료전지 주기기 매출 증가가 판세 바꿔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두산퓨얼셀의 매출이 전년 동기(499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860억원 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면서 외형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부문별 매출로는 연료전지 주기기가 538억원, 유지보수용역 32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4.8%, 7.9%씩 증가했다. 특히 두산퓨얼셀의 매출액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인식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2분기에 이어 3~4분기에도 외형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매출이 하반기에 주로 인식되는 이유에 대해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CHPS) 시행에 따라 공공기관이나 발전사 등이 발주를 하반기에 하는 경향이 있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 일반수소 입찰시장에서 낙찰 받았던 물량들이 이연되면서 매출이 올 2분기부터 하반기까지 잡힐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수주 부족으로 부진했던 연료전지 주기기 매출이 지난해 말 신규 수주를 받으면서 힘을 입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LTSA(장기유지보수서비스계약)는 분기마다 300억~350억원 규모로 안정적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연료전지 주기기 매출 상승이 판세를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또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시장이 지난해 말까지 인허가 받은 물량에 대한 발주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어 적어도 2026년까지는 이와 관련한 매출액이 인식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하반기부터는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EMFC)를 탑재한 저상버스 관련 매출액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말 수소버스를 통해 모빌리티 시장에 처음으로 진입할 예정으로 2030년까지 회사의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버스를 2만1200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1분기 순부채 규모 약 4000억원…부담 해소 여부 관심
 
앞서 1분기 기준 두산퓨얼셀의 순부채는 3929억원으로 회사가 가진 현금 및 현금성자산(713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진한 실적을 이어온 탓에 현금창출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영업이익만으로는 운전자금과 연구개발(R&D) 등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온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 최영록 연구위원은 “2020년 336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2021년까지 재무구조가 일시적으로 개선됐지만 다시 외부차입이 증가해 부채비율 등 재무안정성 지표가 상당한 폭으로 악화됐다”면서 “이는 발전용 연료전지 주기기의 제작기간 특성에 따른 초기 운전자금 부담 증가와 인산형연료전지(PAFC) 증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공장신축 진행 등으로 현금흐름이 저하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두산퓨얼셀의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 4년간 적게는 마이너스(-) 888억원에서 크게는 -3315억원 사이를 오갔다. FCF가 적자라는 것은 영업이익만으로는 필요한 투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2021년을 제외하고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계속해서 차입 등을 통해 현금을 유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2년에는 자산 매각 등을 통해 927억원의 현금을 유입, 투자활동현금흐름이 플러스(+)를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577억원을 기록해 재무활동으로 1908억원이나 유입했다.
 
이러한 가운데 두산퓨얼셀의 외형성장이 기대되면서 그간 쌓인 차입금으로 인한 재무부담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부채 상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에 따라 부채 규모도 점차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CHPS 도입을 근간으로 하는 수소법 개정이 완료된 가운데 지난 6월부터 연료전지를 포함한 분산에너지법이 시행되면서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퓨얼셀이 국내 연료전지시장의 과점적 공급자인 만큼 분산에너지법의 최대 수혜자 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최영록 연구위원은 “생산능력(CAPA) 확충과 신제품 개발 등을 바탕으로 두산퓨얼셀의 신규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권영지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