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리츠, 한화빌딩 매입에 대규모 차입 부담…배당 줄어드나
최대주주 한화생명 보유 '한화빌딩' 8080억원에 매입 계획
보유 유동성 239억원 불과…대부분 매입 자금 외부 차입 불가피
지난해 이자비용 감소로 배당 22% 확대…대규모 차입에 배당 영향 전망
공개 2024-07-26 06:00:00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한화그룹 본사가 위치한 한화빌딩 인수를 눈앞에 둔 한화리츠(451800)의 차입금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우수한 금융비용 관리 역량으로 주주 배당을 확대해 온 한화리츠의 배당 수준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사진=한화)
 
8080억원에 한화빌딩 매입 나서…1.5조원 규모 대형 상장 리츠로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리츠는 한화생명(088350)이 보유 중인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을 808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오는 31일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거쳐 다음달 28일 거래가 완료될 예정이다.
 
한화빌딩은 지하 4층, 지상 29층, 연면적 7만5757㎡ 규모의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이다. 과거 한화솔루션(당시 한화케미칼) 소유였던 이 빌딩을 한화생명이 지난 2011년 4141억원에 인수한 후 2000억원 이상을 들여 현재의 모습으로 리모델링했다. 이 빌딩을 한화그룹의 스폰서 리츠인 한화리츠가 인수해 자산으로 편입하려는 것이다.
 
이날 현재 7000억원 규모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리츠는 한화빌딩 인수로 현 자산 규모를 단숨에 뛰어넘는 빌딩을 소유하게 될 전망이다. 한화리츠는 현재 서울 여의도 한화손해보험(000370) 사옥과 한화생명의 노원·평촌·중동·구리 사옥 등 총 5개의 자산을 갖고 있다. 자산 규모는 7104억원이다. 한화빌딩 편입시 총 자산 규모는 1조50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올해 4월 기준 한화리츠의 최대주주는 지분 46.18%를 보유한 한화생명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17.72%)과 코람코주택도시기금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8.5%), 교보생명(5.67%) 등 외부 주주가 있고, 나머지 21.93%를 소액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한화리츠는 한화빌딩 매수에 들어가는 8080억원 마련을 위해 차입과 사채 등을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4월 별도 기준 한화리츠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02억원, 단기금융상품을 137억원으로 총 239억원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대부분의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실정이다.
 
우선 절반 수준의 자금 조달은 확보했다. 한화리츠의 지분 1.5%를 보유한 한화투자증권(003530)은 지난 18일 한화리츠의 유상증자 총액인수를 위해 4500억원을 출자한다는 계획을 공시를 통해 밝혔다. 다만, 이는 한화투자증권이 한화리츠의 유상증자 참여를 확정했다는 것이 아닌, 참여 의사를 밝히는 데 그쳤다는 의미이다.
 
한화리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8080억원의 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와 담보대출, 전자단기사채 발행 등 다양한 방식을 구상 중”이라면서 “한화투자증권뿐 아니라 다수의 증권사들에게 총액인수확약서(LOC)를 요구했고, 한화투자증권은 특수관계인으로서 지니는 공시 의무를 수행한 것이다. 다만 현재 4500억원의 조달은 확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부채비율 111%→351% 확대 전망…단기적 ‘배당컷’ 불가피
 
한화리츠는 아직 유상증자를 위한 주관사 선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현 시점에서 회사의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식은 시장의 하마평에 그치는 실정이다.
 
다만 대부분의 자금을 외부에서 차입해야 하는 탓에 한화리츠의 재무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4월 별도 기준 한화리츠의 총차입금은 3373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11.4%, 차입금의존도는 47.3%를 기록 중이다.
 
곽노경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양수금액을 단순 합산할 경우 부채비율은 351.1%로 증가하게 된다”라며 “향후 자본 확충을 통해 사채를 상환하며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을 검토하고 있으나, 자산 편입과 자금 재조달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재무안정성 지표의 변동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재무부담 가중은 결국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리츠의 주당 배당금은 지난해 크게 증가했다. 제3기(2022년 10월~2023년 4월) 주당 배당금은 130원이었지만, 제4기(2023년 5월~10월) 158원으로 전기 대비 22%나 증가했다. 제5기(2023년 11월~2024년 4월)에도 주당 배당금은 전기와 비슷한 수준인 157원을 유지했다. 
 
이는 한화리츠의 탁월한 금융비용 관리 역량의 결과였다. 회사는 제3기 중 브릿지론 등 대출금 상환을 통해 이자비용을 줄이면서 12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을 제4기 28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렸다. 제5기에는 32억원까지 증가했다.
 
이자비용 감소로 증가한 이익이 배당 확대로 이어졌지만, 대규모 차입을 앞두고 당기순이익 감소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화리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자산 편입을 위한 차입 증가로 배당금 규모 축소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한화그룹의 스폰서 리츠로서 우량 자산을 보유하게 된다면 향후 주주들에게 더 큰 이익을 돌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리츠는 2023~2026년 한화손해보험 서소문·신설동 사옥과 서초 한화금융센터, 여의도 한화금융센터(63빌딩) 등 총 2조5000억원 규모 자산 편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화리츠는 이들 자산에 대한 우선매수협상권을 보유 중이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권성중 IB토마토 권성중 기자입니다. 어려운 사실도 쉽게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