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로 자본잠식 겨우 탈출한 디모아에 80억원 유증 지원매출채권·재고자산 늘며 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 전환2016년부터 8년 연속 순손실 기록…잉여현금흐름 '바닥'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비비안(002070)이 수익성 저하를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소프트웨어 유통과 판매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디모아(016670)를 대상으로 80억원 규모 제3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눈길을 끈다. 이를 통해 디모아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운영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올해 1분기 비비안의 영업손익이 적자전환하면서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만큼 향후 재무부담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서울 용산구 쌍방울 그룹 본사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본잠식 겨우 탈출한 '디모아'에 80억원 지원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비안은 오는 18일 소프트웨어 유통·판매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디모아의 보통주 137만2212주 취득을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취득 후 지분은 48.49%로, 지난 3월 30.16%에서 지분이 18.33%포인트 늘어나게 된다.
디모아는 소프트웨어 유통 전문 기업으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어도비(Adobe), 안랩(Ahn Lab) 등 글로벌 기업과 총판 계약을 체결하고 상업용, 교육용, 공공 및 클라우드용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양한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제품을 공급하면서 매출을 확대해왔다.
2020년 241억원, 2021년 347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던 매출액은 2022년 256억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지난해 314억원으로 회복했지만, 2021년 대비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72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83억원) 대비 13.25% 줄면서 재차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전반적인 감소세를 이어갔다. 2019년 78억원으로 최근 5년간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2020년 67억원, 2021년 65억원, 2022년 24억원, 2023년 29억원으로 축소됐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5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20억원) 대비 25% 감소했다.
이는 판매비와 관리비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2021년 47.39%에 불과하던 판관비율은 2022년 74.29%로 급증한 이후 지난해 말에도 63.19%를 유지했다. 올해 1분기에는 57.11%로 낮아졌지만 매출원가율이 22.44%로 직전연도 동기(17.7%) 대비 4.74%포인트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세전계속사업손실 등이 반영되면서 디모아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189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이후 지난해 2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2021년 714억원을 기록하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5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 1분기 508억6959만원으로 회복됐지만, 자본금(509억2901만원)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자본잠식을 지속한 바 있다.
다만, 1분기 이후 지난 5월 감자를 완료하면서 자본금이 17억원으로 조정됐고,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 이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80억원이 유입되면서 디모아의 재무구조는 한 번 더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이후 8년 연속 당기순손실
문제는 최대주주인 비비안의 재무건전성이다. 비비안은 지난 2016년 처음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적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1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증가하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마이너스(-) 전환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제품의 제조·판매 등 주요 영업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현금의 유입, 유출을 기록한 지표다.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되면 향후 차입금 상황, 영업능력 유지, 신규 투자 등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비비안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2021년부터 현금흐름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연간 13억원이 유입되는 데 그쳤다. 2분기까지 66억원이 유입됐지만, 3분기 20억원, 4분기 33억원이 순유출되면서다.
올해 1분기에도 현금흐름은 15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말 대비 매출채권은 52억원 증가했으며, 매출채권은 198억원으로 52억원 늘었다. 재고자산은 101억원 증가한 574억원으으로 확대됐다. 같은기간 재고자산회전율은 2.1회에서 1.9회로 줄어들었는데 이는 재고가 처분되는 시간이 173.8일에서 192.1일로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자본적지출(CAPEX) 6억원 등이 나가면서 1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은 2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 중 세금과 영업비용, 설비투자액 등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으로 적자전환 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비비안에 수익성 개선 방안 등에 대해서 질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