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폐배터리 밸류체인 구축 위해 6695억원 투자환경사업부문 지난해 매출 비중 26.9%…폐배터리 재활용업 매출 발생자체·주택사업 지난해 준공 영향…건설부문 매출 절반 감소부실 PF 사업장·대구 경산 개발사업 등 대형 매출처 확보 행보 가속화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악화된 건설업황 속에서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지켜낸 아이에스동서가 ‘디벨로퍼’로서의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매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실적을 뒷받침한 환경사업부문 투자를 마무리한 회사는 향후 대형 개발 사업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저가 확보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아이에스동서 본사.(사진=아이에스동서)
4년간 이어진 환경사업 투자…지난해부터 속속 성과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4년간 환경사업부문 확장을 위한 관련 기업 인수에 총 6695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2275억원을 들여 2차전지 리사이클링 기업인 타운마이닝컴퍼니(TMC·이하 티엠씨) 지분을 전량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 2020년 환경사업부문 투자를 본격화한 이후 지난해 티엠씨와 유럽 소재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문 기업인 BTS 테크놀로지 인수까지 완료하면서 수직계열화를 통한 폐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됐다. 전국 폐차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인선모터스’에서 전처리를 담당하는 아이에스비엠솔루션, 전처리·후처리를 맡는 아이에스티엠씨로 이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향후 국내 폐배터리 재활용시설 건립 등 소규모 추가 투자가 예상된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아이에스동서의 자회사 아이에스비엠솔루션은 지난해 경기 화성시에 연간 7000톤의 폐배터리 처리가 가능한 자체 공장을 준공하며 환경사업부문 투자를 대부분 완료했다”면서 “현재 충북 오창에 폐배터리 재활용 시설 건립 관련 토지 매입이 진행 중이고, 미국과 헝가리 등지에 관련 투자도 계획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환경사업부문 투자의 성과는 지난해부터 본격 나타났다. 지난해 회사의 연결 기준 매출 2조294억원 가운데 환경사업부문 매출은 5472억원으로 전체의 26.9%를 차지했다. 지난 2021년 이 부문 매출이 2464억원(매출 비중 15.3%), 2022년 4227억원(18.5%)이던 것에 비하면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특히 환경사업부문 매출 대부분은 건설 폐기물 처리업이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폐배터리 재활용업 매출(858억원)이 처음으로 발생하며 2020년부터 이어진 투자 성과가 도출된 모습이다.
다만, 수익성은 해결해야 될 숙제로 지적된다. 환경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0년 23.5%로 고점을 찍은 이후 2021년 16.8%, 2022년 9.7%, 2023년 9.1%로 하향세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향후 투자가 완료된 폐배터리 재활용업의 매출이 본격화한다면 빠른 시일에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본업’ 투자로 선회…건설부문 매출 성장 본격화 전망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294억원, 영업이익 340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매출 2조2784억원, 영업이익 3450억원) 대비 매출은 2000억원 가까이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건설사업부문의 매출 감소가 전체 매출 ‘역성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건설부문 매출은 전년(1조6478억원) 대비 4000억원 가량 감소한 1조2846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건축공사에서 발생한 매출은 2022년(5751억원) 대비 증가한 7283억원을 기록했지만, 자체공사 매출이 같은 기간 1조563억원에서 5327억원으로 줄었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대구역W 현장과 경주시 용강동 공동주택 신축공사 등 사업장들의 준공이 마무리되면서 자체공사 매출이 감소했다”면서 “반면 환경사업부문 매출 확대로 전체 매출 감소폭은 크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회사는 건설부문 매출 반등을 위한 투자를 준비 중이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단기차입금 확대 안건을 의결했다. 기존 5354억원이던 단기차입금 합계를 금융기관 차입금 1300억원을 늘려 6654억원으로 확대했다. 다만 당시 단기차입금의 한도만 늘렸을 뿐, 실제 대출 실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단기차입금 증가는 정부가 추진 중인 PF 정상화 대책에 따라 ‘경·공매로 나오는 사업장들을 취득하기 위한 유동성’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회사는 지난해 연 6.9~9.6%의 이자율로 전자단기사채 발행 등을 통해 총 1905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올 들어서도 전단채와 기업어음(CP) 등을 발행해 610억원을 조달했다.
경북 경산시에 개발을 준비 중인 ‘중산지구 주상복합’ 3443가구의 착공도 내년 중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지난해 이 프로젝트 개발을 위한 토지대금 납부를 위해 400억원 규모 브릿지론을 연 8%로 일으켰다. 올해 4월 착공 승인을 받았고, 현재 분양을 위한 인·허가 단계를 밟고 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