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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너지, 한화 공개매수…가속화되는 경영권 승계
오는 24일까지 최대 600만주 주당 3만원에 공개 매수 진행
공개매수 성공 시 지분 17.7%…사실상 2대주주로 올라
현 주가 대비 너무 낮은 공개 매수가로 성공 '미지수'
공개 2024-07-05 16:11:53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한화에너지가 한화그룹의 지주사인 한화(000880)에 대한 지분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통상 공개매수는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취득에 자주 사용된다. 이번 한화에너지의 공개매수도 오너일가 3세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재 책정된 공개매수가가 시장가 대비 낮아 공개매수가 성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5일부터 24일까지 20일간 한화 보통주 최대 600만주(지분율 8.0%)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현재 계획대로 매수 예정 주식을 모두 매수에 성공하면 한화에너지의 지분율은 기존 지분율 9.70%에서 17.7%로 증가한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분의 50%를 보유 중이다. 만약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그룹의 후계자인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에너지를 통해 행사할 수 있는 지분 17.7%와 더불어 현재 보유 중인 지분 4.91%로 김승연 한화 회장의 22.65%에 이어 한화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한화에너지 본사 (사진=한화에너지)
 
이번 공개매수는 한화그룹 오너일가의 승계작업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통상 공개매수는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취득에 자주 이용되곤 하기 때문이다. 상속이나 증여의 경우 가업 승계 시 상속세 65%에 주식 양도세 22% 등 총 87%의 세금을 내야 한다. 반면 공개 매수 시 별도의 세금이 발생하지 않아 막대한 세금을 피하면서도 회사를 지배할 지분 취득에 유리하다. 여기에 더해 향후 배당금 수령을 통한 추후 지분 취득을 위한 현금 마련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완료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한화의 시장 가격 대비 공개 매수가가 너무 낮기 때문이다. 공시에 따르면 공개매수 가격은 보통주 한 주당 3만원으로 책정됐다. 전날 종가 대비 7.71% 높은 수준이지만 5일 현재 한화는 한 주당 2만9천원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개매수의 가능성엔 아직까지 물음표가 나온다.
 
실제 주가가 공개 매수가를 웃돌아 공개 매수가 실패한 사례가 있다. 하이브(352820)는 지난 2023년 에스엠(041510)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경영권 분쟁에서 에스엠에 대한 공개 매수를 선언했다. 당시 하이브가 책정한 공개 매수가는 12만원이었다. 하지만 공개매수를 선언한 직후 에스엠의 주가는 치솟아 에스엠의 주가는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웃도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하이브는 전체 지분 0.98% 확보 그쳐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다.
 
다만, 한화에너지는 공개매수 기간 중 응모된 주식 수가 응모 예정 주식 수에 미달하더라도 공개매수 응모 주식의 전부를 매수할 예정이다. 응모 주식 수가 공개매수 목표 수량을 초과하는 경우 매수에도 예정 수량 범위 내에서 안분비례(비율에 따라 배분)해 매수한다.
 
이준서 동국대 교수는 “공개매수 시 프리미엄은 보통 이전 한 달 주가의 30%선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현재 주가가 기업의 본질가치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공개매수 가격 산정 시 주가와 함께 수익가치와 자산가치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최윤석 자본시장 파수꾼 최윤석 기자입니다. 가장 멀리 가장 먼저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