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IPO 실적쌓기 잰걸음…7월, 1위 탈환 '청신호'
6월 IPO서 주관실적 2위…7월엔 안정적 주관실적 1위 전망
공격 영업 모드로 돌입…까다로운 딜까지 연이어 주관
대부분 중소형주 IPO라는 점에서는 아쉬움 남아
공개 2024-07-05 06:00:00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한국투자증권의 공격적인 기업공개(IPO) 주관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까지 이렇다 할 IPO 주관 실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시장에서 난색을 표하는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으며 실적 쌓기에 나섰다. 이 같은 공격적인 영업 전환은 김성환 대표 체제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현재 상장 예비심사 기업 중 가장 많은 기업의 대표 주관을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상반기 실적 아쉽지만 7월 실적 기대감
 
3일 <IB토마토> 집계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주식발행시장(ECM)부문 실적에서 한국투자증권은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모두에서 2위를 기록했다. 상반기까지 한국투자증권은 IPO에서 총 7개 기업의 상장 주관으로 주관액수 199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진=연합뉴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초까지 IPO 명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1분기 삼현의 상장 주관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상장 주관 실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2분기에 접어들어 중형급 2개사의 상장 주관을 진행하고 6월에는 스팩주를 포함해 씨어스테크놀로지와 에스오에스랩, 하이젠알앤엠 등 4곳의 상장 주관을 진행해 실적을 쌓았다.
 
하지만 순항을 이어가던 한국투자증권 IPO에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해 아쉬움은 남는다. 이노그리드의 상장 승인 철회가 그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6월18일 이노그리드의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승인 결과를 취소했다. 주된 이유는 최대주주의 지위 분쟁 가능성을 증권신고서상 누락했다는 것이다. 주관사는 발행사가 공개하지 않은 정보를 강제적으로 요구할 수 없다는 점이 패착이 됐다.
 
그러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오는 7월 실적 집계에선 한국투자증권의 무난한 1위 등극이 예상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게임 개발사 시프트업은 신규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상단인 6만원을 확정했다. 이번 IPO에서 시프트업의 공모총액은 4350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주관사 중 가장 많은 액수인 1436억원 규모의 주식을 인수할 예정이다.
 
김성환 대표 체제 공격적 영업모드로 전환 
 
한국투자증권은 김성환 대표의 취임 이후부터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성환 대표는 증권업계의 대표적인 영업맨으로 동원증권부터 한국투자증권의 성장과 함께해 온 인물로 통한다. 실제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시장에서 어렵다고 여겨진 딜을 잇따라 주관해왔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사진=한국투자증권)
 
대표적인 예가 디앤디파마텍의 IPO다. 디앤디파마텍은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2021년 프리IPO에 참여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파킨스병 치료제 NLY01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상 시험계획을 받아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상장에 실패했고, 주관사 변경 등을 겪으며 상장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디앤디파마텍의 상장은 결국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이뤄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디앤디파마텍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주당 4만8000원에 29억2500만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해당 IPO로 13억원의 인수수수료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적자 주관이 됐지만 시장에서 난색을 표하는 어려운 딜을 마무리한 만큼 IPO 시장에서의 주관 역량은 입증됐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김성환 대표는 한국투자증권이 동원증권이었던 시절부터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낸 증권업계의 대표적 영업맨이다”라며 “대표부터가 영업에 있어서의 자신감을 갖고 있는 만큼 조직에게도 감내할 수 있는 리스크 범위 내에선 공격적인 영업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IPO의 경우 금융당국의 규제안이 더욱 깐깐해진 만큼 이 정도의 딜을 주관할 수 있는 하우스는 몇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소형주 중심 IPO…갈급한 대형주 상장
 
한국거래소 상장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까지 한국거래소에 신규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를 한 기업은 스팩주를 제외하고 총 73곳이다. 이중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은 곳은 총 15곳으로 국내 증권업계 중 가장 많은 상장 예비심사 기업의 주관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IPO 수주는 최근 이어진 공격적인 영업 모드와 어려운 딜까지 주관할 수 있다는 시장의 신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프트업 이후 현재 계획된 IPO에선 빅딜보다 주관이 까다로운 중소형급 딜이 대부분이라는 점은 한국투자증권이 풀어야 할 숙제로 뽑힌다. 대어급 IPO인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상장이 내년으로 넘어간 가운데 중형급 이상의 딜 수임이 향후 IPO 실적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은 상장 예비심사 기업 중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기업은 더본코리아다. 더본코리아는 연초부터 그간 미룬 상장을 본격화했다. 무상증자를 진행했고 백종원 대표가 자신의 유튜브에서 자사 프랜차이즈 현황을 점검하는 영상을 업로드 하는 등 혹시 모를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시장에선 더본코리아의 몸값은 4000억원 내외로 추정한다. 하지만 통상 IPO 시장에서 프랜차이즈업은 가장 까다로운 업종으로 뽑힌다. 해외시장 개척보다는 내수중심의 영업구조가 대부분인 만큼 성장성을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B2C 사업구조 특성상 돌발적인 사건사고에 의한 여론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기업가치 산정에 어려움이 따른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주관하기 어려운 딜까지 다룰 수 있는 IPO 능력과 향후 IPO부문 실적 회복에는 자신하면서도 전체적인 시장의 향방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이어진 상반기 IPO 부문에서 다행히 좋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라며 "하지만 IPO는 주관사만의 발행사와 협력해 진행되는 만큼 향후 주관 실적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고 다만 차분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IPO 주관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최윤석 자본시장 파수꾼 최윤석 기자입니다. 가장 멀리 가장 먼저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