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M&A 전망대)②'매각이냐 자회사냐' 갈림길 선 KDB생명
지급여력 제고 위해 대규모 자본확충 필요…산업은행 지원 계속
출자자 펀드 만기 내년 도래…매각 or 자회사 직접 편입 분수령
공개 2024-07-05 06:00:00
보험업계 새 회계 기준인 IFRS17이 적용된 지 1년이 지나고 고금리 환경이 점차 완화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도 활발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지난해는 회계 제도 불확실성 탓에 보험사 M&A가 0건이었다. 올해는 특히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패키지 인수에 나서면서 후발 주자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MG손해보험과 KDB생명, 외국계 보험사 인수 전망에 대해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산업은행은 KDB생명 최대주주로 KDB생명에 대해 매각과 자회사 편입 모든 방안을 열어놓고 살펴보고 있다. 지난해 하나금융지주(086790)와 매각 추진이 자본 문제로 무산되면서 지급여력(K-ICS) 제고에 힘쓰는 모양새다. K-ICS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매각 작업을 잠정 중단했지만, 출자자 펀드 만기가 내년 도래하는 만큼 결단 시점도 다가오고 있다. KDB생명 자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매수자를 찾기 쉽지 않아 현재로선 자회사 편입에 무게추가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K-ICS 올리기 안간힘…가치 제고 집중하는 산업은행
 
2일 KDB생명이 정정한 공시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전이 44.5%, 후가 129.2%다.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으로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6552억원,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이 1조4711억원으로 나타난다.
 
유상증자 효과까지 더하면 2분기 K-ICS 비율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은 지난달 산업은행의 지원 기반으로 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 가운데 20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990억원은 채무상환(기발행 후순위채 차환) 목적으로 활용했다.
 
실질적 자본확충 금액인 2000억원을 감안하면 경과조치 전 기준 K-ICS 비율은 1분기 대비 13.6%포인트 상승한 58.1% 수준이 될 것으로 계산된다. 경과조치 효과를 고려한 K-ICS 비율은 149.3%까지 오르는 것으로 나온다. K-ICS 비율 적정선이 보험업법 100%, 금융당국 권고치 150%라는 점을 고려하면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는 유의미하게 개선된 셈이다.
 
(사진=KDB생명)
 
다만 시장에서 바라보는 실질적 가치는 경과조치 적용 전에 있는 만큼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요구된다. 경과조치 전 기준 K-ICS 비율을 100% 수준까지 올리기 위해선 앞선 유상증자 효과를 고려해도 6000억원 이상 자금이 필요하다.
 
여기에 경과조치 소멸 효과나 올해부터 적용되는 경제적 가정 변경(보험부채 할인율 조정 내용으로 K-ICS 비율 하락 요인) 등 요소를 고려하면 향후 요구되는 자본 규모는 이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034950) 책임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를 감안하면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도 “경과조치 효과의 점진적 소멸이나 할인율 산출기준 제도 강화 등을 감안하면 자본 적정성 관리 부담이 여전히 큰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기발행 자본성증권이 있는 만큼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KDB생명의 자본성증권 잔액은 신종자본증권 2160억원, 후순위채 4263억원으로 총 6423억원이다. 이 가운데 제9회 후순위사채 1200억원은 5년 조기상환 콜옵션이 오는 10월 도래한다. 산업은행이 유상증자부터 자본성증권 발행까지 다양한 방안을 적용하고 있지만 자본확충 부담이 큰 상황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KDB생명 펀드 만기가 정해져 있는 만큼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라면서 “매각이나 자회사 편입 등 모든 방안을 다 열어두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K-ICS 비율을 어느 정도까지 맞추겠다는 정확한 기준이나 목표는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라며 “일단은 KDB생명의 가치 제고 쪽으로 방향을 잡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출자자 펀드 만기 도래…자회사 편입에 무게추 이동하나
 
KDB생명의 주주 구성은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지분율 69.7%)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지분율 28.5%)다.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는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가 100% 출자해 설립한 곳이다. 지난 유상증자에 따라 두 곳의 지분율은 95.7%에서 98.2%까지 상승했다.
 
산업은행은 KDB생명 최대주주의 최대주주 격인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의 업무집행자이자 최대주주로 지분율이 출자금액 비율 기준 70.6%다. 이외 나머지 부분은 산업은행 계열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다. 다수의 기타 주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 비율은 출자금액 기준 *최근 유상증자 반영 (출처=KDB생명 공시, 한국기업평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 펀드 만기는 오는 2025년 도래한다. KDB생명은 지난 2010년 산업은행 계열로 편입됐는데 당시 얘기됐던 기간이 15년이라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만기 부분은 해당 펀드가 조성될 때 당사자 간 계약에 따라 보통 정해진다”라면서 “KDB생명 지분을 매입할 때 만들어져 만기를 2025년으로 설정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만기가 도래한다고 해서 펀드가 사라지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계속 끌고 갈 수도 있는 것으로는 보인다”라며 “기존에 설정한 만기가 다가온 만큼 매각 등을 당연히 추진하게끔 당사자 간에 되어 있어서 이 영향으로 산업은행 직접 자회사 편입도 검토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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