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의 성장통)①친환경으로 변신 중…RE100 달성 묘수는 '지분투자'
2021년 RE100 가입…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써야
재생에너지 비중 답보 예정인 국내 에너지 정책 및 사용 확대 어려워
해외 재생에너지 발전소 지분 참여 및 전력 판매로 RE100 이행
공개 2024-06-24 06:00:00
고려아연이 아연 제련 사업을 넘어 풍력 발전소 투자 및 재생 금속 생산 등 저탄소 배출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화석 연료 사용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전력 사용량이 많은 금속 제련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로 풀이된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대대적인 변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재생 에너지 사용 확대, 창업 이래로 협력을 이어온 영풍과의 불화 및 향후 성공적으로 저탄소 기업으로 안착 여부도 고려아연이 성장 과정에서 맞이할 과제로 꼽힌다. 이에 <IB토마토>는 고려아연이 지속성장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고려아연(010130)이 2021년 RE100 가입에 따라 재생 에너지 사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국내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은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어 대안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고려아연은 호주 풍력 발전소 지분 참여 방식을 통해 RE100 달성 동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RE100은 기업이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한다는 민간 국제 협약이다. RE100은 재생 에너지 발전소 지분을 확보한 후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판매하는 방식도 이행 방안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현재 국내 재생 에너지 제반 여건을 고려했을 때 최선의 방안으로 꼽힌다.
 
맥킨타이어 풍력발전소 전경(사진=고려아연)
 
답보 상태 재생 에너지 발전…RE100 '암초'
 
20일 금속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전력 소비량은 국내 금속 업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 고려아연이 소비한 전력량은 2421GWh(기가와트시)로 국내 산업계에서 14번째로 전력 소비가 많다. 고려아연의 주력 사업인 아연 제련 사업은 전력 소비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기준 연간 65만톤의 제련 아연을 생산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2021년 RE100에 가입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사용하겠다는 국제협약으로 삼성전자(005930), 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협약에 가입해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국내 재생에너지 정책이 변하면서 금속업계 안팎에서는 국내에서의 RE100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속업계에 따르면 RE10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해야 하는데 국내 재생 에너지 발전량이 적어 금속 산업의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벅찬 상황이다.
 
RE100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은 재생에너지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풍력, 태양광 등 자연력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만을 사용해야 RE100을 달성할 수 있다. 다만, 국가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은 답보 상태다. 정부의 10차·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전체 발전에서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은 21.6%로 늘지 않았다.
 
그에 반해 금속산업이 요구하는 재생 에너지 수요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점차 국제 사회가 탄소 배출량이 많은 에너지원에 대해 무역 규제를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지분 참여 방식으로 RE100를 이행하는 방법을 택했다. 지분 참여 방식은 재생 에너지 발전소에 투자한 후 해당 발전소에 생산한 전력을 다른 기업에 PPA(전력 구매 계약) 방식으로 판매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정받는 방법이다.
 
고려아연은 자회사를 통한 호주 풍력 발전소 지분 투자 후 전력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금속 업계에서는 재생 에너지 직접 사용 방식으로 RE100을 달성하기에 현재 무리가 있는 만큼 고려아연이 대안을 통해 RE100을 달성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해외 재생 에너지 발전소 지분 참여로 RE100 ‘추진’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호주 현지 자회사인 아크에너지(Ark Energy)는 지난 4월 계열사 아크에너지 맥킨타이어(Ark Energy Maclntyre)를 통해 현지 풍력 발전소 지분 30% 취득에 총 6737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풍력 발전소 투자 금액 중 일부는 고려아연으로부터 나왔다. 고려아연은 지난 5월3일 아크에너지 맥킨타이어에 풍력발전소 지분 취득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자회사 썬메탈홀딩스(SMH)의 유상증자에 3837억원을 출자했다. 고려아연은 유상증자를 통해 SMH 주식 4억2351만8000주를 취득한다. 나머지 지분 인수 자금은 차입금 등을 통해 조달한다.
 
SMH는 고려아연으로부터 받은 유상증자 자금으로 자회사 아크에너지(Ark Energy)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아크에너지는 계열사 아크에너지 맥킨타이어의 유상증자에 출자해 풍력 발전소 지분 취득 자금을 지원한다. 고려아연의 자금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회사로 흘러가는 방식이다.
 
맥킨타이어 풍력 발전소는 내년 8월이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자회사를 통해 확보한 전력 중 30%를 손자회사인 썬메탈(SMC)에 향후 10년간 공급하고 나머지 40%는 호주 통신사인 텔스트라에 10년간 공급할 계획이다. 이러한 사업 구조는 RE100을 달성하기 위한 지분 참여 방식에 해당한다.
 
아울러 호주 현지의 올해 전력 도매 가격이 2020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호주 내 전력 도매 단가는 1kWh(킬로와트시)당 50~70달러 수준에서 유지될 전망으로 지난 2020년(30~50달러)보다 도매 가격이 50% 이상 높다.
 
고려아연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국내 전력 단가 인상 등 전력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재생 에너지 확대 방안을 강구함과 동시에 해외 재생 에너지 발전소 등에서 생산한 전력 등을 SMC등에 공급해 RE100 달성을 위한 이행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정준우 왜?(Why?)에 대한 답변이 되는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