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나선 카드사, 'ABS' 절찬리 발행 중
1분기 신한·KB·삼성카드 등 발행 규모 크게 증가
카드채 대비 낮은 금리에 만기도 길어 '인기'
공개 2024-06-13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용카드 업계가 올해 1분기 유동화차입금(ABS) 발행 규모를 대폭 늘리면서 자금조달 다변화와 만기 구조 장기화에 나섰다. 그동안 고금리 여건 탓에 단기 조달을 확대했는데 장기자금으로 다시 안정성을 높이려는 모습이다. ABS는 여신전문금융사가 발행하는 회사채(여전채) 대비 금리가 낮게 설정된다. 만기도 2년 이상으로 길어 카드사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위권 카드사 위주로 1분기 발행 규모 증가
 
11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삼성카드(029780) 등 상위권 카드사 중심으로 ABS 발행금액이 크게 증가했다. ABS는 여전채와 기업어음(CP), 차입금 외에 여신전문금융사가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 중 하나다. 
 
ABS는 대출채권이나 매출채권 자산을 기반으로 발행한다. 대출채권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NPL), 주택저당채권 등이 포함되며 매출채권에는 카드채권과 할부금융채권, 기업매출채권 등이 속한다. 여신전문금융사는 주로 카드채권과 할부금융채권 자산을 기초로 ABS를 발행한다. 담보가 있는 만큼 신용 기반의 여전채보다 발행금리가 낮게 책정된다.
 
 
카드사 중에서도 특히 상위권 카드사가 발행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신한카드는 올 1분기 ABS 잔액이 3조1672억원으로 지난해 말 2조3184억원 대비 36.6%(8488억원) 증가했다. 차입부채 구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1%에서 10.8%로 상승했다. 나머지는 회사채 65.8%, 기업어음(CP) 17.3%, 관계사차입금 5.8% 등이다.
 
KB국민카드는 같은 기간 ABS 발행 잔액이 1조8132억원에서 2조8008억원으로 54.5%(9876억원) 늘었다. 비중은 8.8%에서 13.2%까지 올라갔다. 이외 차입부채 구성은 회사채 67.9%, CP 16.8%, 일반차입금 2.2%다.
 
삼성카드도 3조57억원에서 3조6405억원으로 21.1%(6348억원) 증가했다. 삼성카드의 ABS 비중은 17.0%에서 21.2%로 상승했으며 업계서 가장 높다. 나머지는 회사채 60.3%, CP 17.0%, 일반차입금 1.5%다.
 
다른 카드사는 ▲현대카드 2조9361억원(15.7%) ▲롯데카드 3조4546억원(19.4%) ▲우리카드 1조4689억원(11.7%) ▲하나카드 1조204억원(10.9%) 등으로 지난해 말과 잔액이나 비중 측면에서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고금리 환경 완화와 조달구조 다변화 전략으로 비용 부담은 양호한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1분기 조달비용률(총자산 평균잔액 대비 조달비용)은 신한카드 2.1%, 삼성카드 1.8%, KB국민카드 2.5%, 현대카드 2.7%, 롯데카드 3.0%, 우리카드 2.5%, 하나카드 2.6% 등으로 파악된다.
 
조달 다변화에 만기 연장까지 '인기'
 
1분기 ABS 확대 배경에는 먼저 조달구조 다변화가 꼽힌다. 카드업계는 지난 1~2년 동안 단기 조달을 늘린 탓에 올해 대규모 만기가 도래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의하면 분기별 카드채 만기 규모는 지난 1분기 약 6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4000억원가량 많다.
 
회사채 이외 대체 자금조달 수단 필요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 특히 카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ABS 금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해당 금액은 지난해 분기별로 1분기 3000억원, 2분기 1조2000억원, 3분기 8000억원, 4분기 2조3000억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1분기 3조1000억원으로 확인된다.
 
(사진=연합뉴스)
 
만기를 다시 늘리는 것도 ABS가 유용하다. 금리 수준이 지난해에 비해 완화됐지만 여전히 고금리라 만기 확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ABS는 금리를 카드채 대비 낮게 가져가면서 만기를 확대할 수 있다.
 
신용카드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ABS는 보통 장기 조달이 목적”이라며 “현재 금리 여건이 장기로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 ABS 선호도가 높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속 고금리기 때문에 발행 조건이 조금이라도 더 좋을 때 만기를 길게 발행하는 것이 좋다”라며 “원화나 외화 비중은 카드사마다 다르겠지만 구조적으로 금리가 낮다는 것은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ABS 발행 전망은 금리 여건에 따라 양상이 달라질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 흐름일 경우 더 낮은 이자율과 긴 만기를 위해 선발행이 늘어날 수 있으며, 반대로 금리가 하락 흐름이면 단기 쪽으로 무게추가 이동할 수 있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ABS 발행 양상은 각 카드사의 전반적인 상황이나 금리 변동 수준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 “현재 상황으로는 1분기와 유사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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