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씨바이오, 적자 지속에도…신성장 동력 확보
1분기 영업손실 14억원으로 엔데믹 이후 적자 행진
세계 최초 조루증 치료 복합제 다음 달 출시
동물 제품도 사업 확장 나서…중국 바이오텍과 JV설립
공개 2024-06-12 06:00:00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씨티씨바이오(060590)가 코로나 엔데믹(풍토화) 이후 곧바로 영업손실로 전환한 가운데,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이룰 채비가 끝났다. 동구바이오제약(006620)과 공동으로 개발한 개량 신약 '원투정(CDFR0812-15, 조루증 치료 복합제)'이 세계 최초로 품목 허가됐으며 다음 달 출시를 앞두고 있어서다. 여기에 씨티씨바이오는 최근 박테리오파지 개발을 위한 합작 법인(JV)도 설립하면서 신성장동력을 찾아나갈 계획이다.
 
씨티씨바이오 안산공장 전경.(사진=씨티씨바이오)
 
매출 정체·비용 증가로 적자전환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티씨바이오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4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8억8001만원)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코로나 팬데믹(풍토병화)으로 진단키트 수요가 늘면서 11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지난해(46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이는 엔데믹으로 매출이 소폭 줄어든 가운데, 비용은 유지된 영향이 컸다.
 
씨티씨바이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32억원이다. 직전연도 같은 기간(352억원)과 비교해 5.68% 감소했다. 코로나가 한창 진행되던 2022년 1분기(502억원)보다는 29.88%만큼 적은 수치다. 씨티씨바이오는 자체 생산한 코로나 진단 키트가 아니라 위탁 생산을 영위했다. 이에 인체약품군의 수탁 용역으로 분류되던 매출은 지난 2022년 1분기 146억원(29.1%)을 달성했지만, 올해 1분기(4600만원, 0.1%)에는 10분의 1만큼도 발생하지 않았다.
 
마진율이 높은 인체의약품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영업비용이 늘면서 손실로 전환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씨티씨바이오의 인체 의약품 매출액은 166억원(비중 49.9%)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통상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제품은 마케팅 활동이 크게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마진율이 높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씨티씨바이오의 매출원가(율)과 판매비와 관리비(율)은 각각 208억원(62.66%), 138억원(41.44%) 수준이다. 직전연도 동기간에 각각 250억원(70.99%)과 111억원(31.5%)이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비용 부담이 심화됐다. 특히 판매대행(CSO) 영업을 하다 보니 지급수수료 계정으로 분류된 비용이 지난해 1분기 52억원에서 올해 76억원까지 늘어난 영향이 컸다.
 
개량신약 출시에 합작법인까지…실적 개선 기대
 
다만, 씨티씨바이오는 최근 실적 개선을 이룰 준비를 마쳤다. 동구바이오제약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품목 허가를 얻어 다음 달 출시 예정인 개량신약 원투정 덕분이다. 원투정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품목 허가를 얻은 조루증 치료 복합제로, 사실상 동구바이오제약과 씨티씨바이오에서만 판매하게 된다.
 
씨티씨바이오에 따르면 조루증 치료제에 사용되는 컨덴시아정(HCL, 클로미프라민)과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실데나필)를 결합한 조루증 치료 복합제 'CDFR0812-15/50mg'를 원투정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한다.
 
 
씨티씨바이오가 지난 2년 동안 공들인 만큼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국내 임상 3상 종료와 함께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1년 만에 쾌거를 얻었다.
 
원투정은 전문의약품으로 정확한 판매 금액을 알 수는 없지만, 시장 규모를 보면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남성과학회의 발표에 의하면 발기부전 환자와 조루환자의 각각 50%씩 복합 증상을 겪고 있으며, 국내 약 2000억원과 글로벌에서는 6조 이상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투정이 품목 허가까지 얻으면서 실적 악화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임상 3상을 진행하다 보니 연구개발에 투입되는 비용 중 절반가량이 무형자산으로 분류돼서다. 지난 2021년에는 13억원, 이어 2022년 6억3088만원, 지난해 5억8086만원이 무형자산으로 포함된다.
 
통상 임상 3상에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에 투입한 비용은 무형자산으로 자산화된다. 향후 임상에 실패하거나 품목허가를 획득하지 못하면 자산화됐던 비용이 무형자산상각비로 전환돼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씨티씨바이오는 자산으로 분류하게 된다.
 
연구개발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얻자 씨티씨바이오는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한 작업에도 들어갔다. 최근 중국 소재 과학 기술 기업인 산동 뉴라인 바이오텍(Shandong New-Line Biotech'과 중국 현지화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 개발을 목적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씨티씨바이오는 합작법인에 대한 지분 70%를 확보하게 된다. 박테리오파지는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위협의 대체재로 동물용 사료첨가제를 개발해 15개국 이상의 여러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중국 현지화가 된다면 매출 증대에 힘쓸 수 있는 것이다.
 
이번 합작 법인에서 사업 확대를 이어나갈 유동성 자금도 넉넉하다. 씨티씨바이오가 올해 1분기 말 기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13억원 수준이며, 유동성 매출채권으로 분류된 271억원 중 손실충당금(29억원)을 제외한 245억원의 추가 유입도 기대된다.
 
씨티씨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조루증 치료 복합제의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 비뇨기 시장 강자인 동구바이오제약과 사업제휴계약 체결 및 각종 준비를 마친 상태로, 공장 시생산 등의 마무리 과정을 거치고 제품 출시를 서두를 것”이라며 "(합작 법인에 대해서는) 중국 현지화 박테리오파지 개발 연구에 필요한 모든 노하우와 기술을 제공하고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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