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 급증 신한캐피탈, PF에 담보 대출까지 '말썽'
일반 부동산담보대출서도 연체액 크게 늘어
기업금융 중심 자산 포트폴리오 리스크 우려
공개 2024-06-12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한캐피탈이 올 1분기 연체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동산 관련 대출에서 자산건전성 저하가 지속되는 가운데 담보 대출 연체가 늘어난 탓이다. 2분기에도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다. 자산 포트폴리오가 기업금융 중심으로 구성된 만큼 건전성에 빨간불이 커졌다.  
 
1개월 이상 연체액 급증…물류센터 관련 대출 영향
 
7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은 지난 1분기 1개월 이상 연체액이 1635억원으로 지난해 말 589억원 대비 177.6%(1046억원) 증가했다. 1개월 이상 연체율은 0.8%에서 2.2%로 3배 가까이 상승했다.
 
 
연체율 수치 자체는 낮은 편으로 양호한 평가를 받고 있지만 빠르게 악화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선 2022년에도 연체 수준은 681억원에 0.9% 정도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올 1분기 건전성이 예년보다 크게 저하된 셈이다.
 
연체 배경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물류센터 관련 기업대출이 꼽힌다. 1분기 늘어난 연체액 가운데 PF 관련은 300억원이며 나머지는 물류센터 건으로 파악된다.
 
PF대출은 부동산 경기 저하세가 지속되면서 발생했다. 신한캐피탈의 PF대출 규모는 2조7324억원으로 영업자산의 23.1%를 차지한다. 본PF 대출이 1조3298억원, 브릿지론이 1조4026억원이다. 특히 브릿지론 비중이 51.3%로 높고 중·후순위 대출 비중이 32%라는 점에서 부담이 따른다.
 
본PF 대출도 중·후순위 대출 비중이 59%로 높은 편이다. 분양률이 60% 미만인 사업장도 절반 이상이라 분양률에 대한 위험성이 있다. 본PF 대출과 브릿지론을 포함한 부동산 관련 대출 부문의 연체율은 3.2%다.
 
PF대출 외에 기업대출 내 물류센터 건에서 연체가 크게 발생하면서 전반적인 건전성 수준을 더욱 떨어뜨렸다. 물류센터 건 역시 부동산과 연관되는 대출이지만 영업자산 구성에서는 PF대출과 다른 항목으로 분류된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PF로 분류되지 않고 일반 부동산담보대출로 돼 있다”라면서 “처음에는 PF대출이었을 수도 있지만 준공 이후 유형 담보가 생겨 이처럼 분류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류센터가 완공되고 나서는 담보로 새로운 대출을 할 수 있다”라면서 “물류센터 매각을 통해 회수가 어려워질 경우 연체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물류센터도 PF와 연관이 있는데 담보대출도 있고 개발사업 관련도 있다”라면서 “부동산 정책 등에 따라 개별 평가하고 있고 충당금도 쌓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문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고정이하여신 저하…기업금융 중심 리스크
 
부동산금융 중심으로 건전성이 저하되면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도 늘었다. 1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 금액은 1524억원으로 지난해 말 1303억원 대비 17.0%(221억원)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7%에서 2.0%로 0.3%p 상승했다. 연체율에 이어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경쟁그룹(각각 1.7%, 1.2%) 대비 높게 나타난다.
 
대손충당금은 2270억원으로 지난해 말인 2504억원 대비 줄어들었다. 고정이하여신 감소를 위해 대손상각 559억원을 손실로 인식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커버리지 비율은 192.2%에서 148.9%로 쪼그라들었다.
 
(사진=신한금융)
 
신한캐피탈은 영업자산에서 기업금융 비중 자체가 높은 상태다. 올 1분기 기준 부동산 관련 대출을 포함한 기업금융 자산은 7조2972억원으로 전체 영업자산 11조8474억원의 61.6% 수준이다. 나머지는 투자유가증권과 신기술금융자산 등의 투자금융 부문이다.
 
앞서 신한캐피탈은 지난 2020년 그룹 내 여신전문금융 사업 조정으로 오토금융 등 리테일 자산을 신한카드에 양도한 바 있다. 이후 남아 있는 리테일 자산은 점차적으로 회수했다. 지난 1분기 기준 해당 자산은 625억원까지 줄었다. 구조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위험성이 높게 평가받는 이유다. 신한캐피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A-(안정적) 등급이지만 개별 항목에서는 자산 포트폴리오 리스크가 BBB 등급으로 낮게 설정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여파에 따라 기업금융 자산 중심으로 건전성 하방 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회사 경영공시에 의하면 2분기에도 부실채권이 발생했다. 지난 3월31일 157억원과 130억원 이후 4월30일 170억원으로 확인된다.
 
지난달 금융당국에서 발표한 부동산 관련 대출의 연착륙 방안 영향도 예의주시되는 부분이다. 이는 PF 사업장에 대한 평가 강화가 골자로 사업장 구조조정 가속화와 캐피탈사 건전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신한캐피탈은 지난 1분기 부실채권을 적극 상각했으나 감독당국의 선별적인 부동산PF 만기연장 기조에 따라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건전성 지표는 하락했다”라면서 “2분기부터 감독당국의 신규 사업성 평가 기준이 적용될 예정으로 브릿지론 비중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저하가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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