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캐피탈, 부실채권 대규모 정리…건전성 '개선'
올 1분기 917억원 채권 매각으로 고정이하여신 감소
가계대출서 건전성 저하…일반기업대출 부문 확대해
공개 2024-06-05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롯데캐피탈이 지난 1분기 대규모 채권매각과 대손상각으로 부실채권 규모를 크게 줄였다.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핵심 지표가 개선됐다. 건전성 저하는 대다수 가계대출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영업자산 조정 차원에서 일반기업대출을 늘리는 모습이 나타난다.
 
채권매각에 대손상각까지…고정이하여신 대폭 줄여
 
31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롯데캐피탈은 지난 1분기 917억원 규모의 채권매각을 단행했다. 부실채권을 정리한 것인데, 특히 채무조정 개인신용대출채권을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채권매각 외에 대손상각 427억원도 있다. 부실채권에 대해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회계상 손실로 처리했다. 롯데캐피탈은 고금리로 인한 건전성 저하로 대손상각을 2022년 1391억원에서 지난해 1907억원까지 늘린 바 있다. 올해도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손상각이 적극 반영될 예정이다.
 
 
건전성 관리 결과,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말 3271억원에서 올 1분기 2484억원으로 24.1%(787억원) 줄었다. 신규 발생 601억원이 있었지만 채권매각과 대손상각, 채권회수(24억원), 건전성 재분류(10억원) 효과로 감소 금액이 더 컸다. 이에 따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4%에서 3.3%로 1.1%p 하락했다.
 
같은 기간 1개월 이상 연체액도 1315억원에서 1011억원으로 감소하면서 연체율이 1.8%에서 1.4%로 0.4%p 떨어졌다. 이번에 상각·매각 작업을 시행하지 않았다면 연체율이 크게 저하됐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은미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지난해부터 개인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중심으로 연체율이 다시 상승하는 추세”라면서 “상·매각 전 기준 연체율은 지난해 말 4.5%에서 올해 1분기 8.6%까지 상승했으나 적극적인 부실자산 관리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우수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대손충당금은 3542억원으로 지난해 말 4221억원에서 679억원 줄었다. 다만 고정이하여신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만큼 커버리지 비율은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은 지난해 말 129.0%에서 올 1분기 142.6%로 상승했다.
 
롯데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작년에는 2분기 때 매각을 했는데 올해는 1분기에 진행했다”라면서 “하반기에 추가 매각을 한다기보다는 매각과 상각 작업을 같이 처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1분기 실적은 부실채권 정리 과정에서 인식한 대출채권 매매손익 370억원이 반영되면서 순이익 48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2.4% 증가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1%로 1.0%p 상승했다.
 
(사진=롯데캐피탈)
 
가계대출서 건전성 하락…일반기업대출 확대
 
롯데캐피탈의 자산건전성 저하는 가계금융에서 기인한다. 지난 1분기 기준 영업자산 총채권 7조4549억원 가운데 가계금융이 2조5119억원으로 33.7%를 차지하고 있다. 가계금융의 99.2%는 신용대출이다. 반면 경쟁 그룹의 개인신용대출 비중은 5% 내외다.
 
사업별 건전성 추이를 살펴보면 1개월 이상 연체액 1011억원 가운데 95.2%(962억원)가 개인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에서 발생했다. 해당 부문의 연체율은 3.7%로 전체 연체율 1.4%보다 훨씬 높다.
 
제2 금융인 캐피탈사가 취급하는 개인신용대출은 제1 금융 대비 차주의 신용도가 열위하기 때문에 금리나 경기 민감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국내외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여기서 발생하는 건전성 하방 압력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자산 관리 측면에서 롯데캐피탈은 가계대출 규모를 키우지 않는 대신 일반기업대출을 크게 늘렸다. 지난 1분기 일반기업대출은 1조1264억원으로 지난해 말 8944억원보다 25.9%(2320억원) 증가했다. 일반기업대출 비중은 11.9%에서 15.2%까지 상승했다.
 
일반기업대출 성장은 특히 계열사 대출 중심으로 확대됐다. 롯데건설 관련 대출 1500억원, 코리아세븐 사모사채 인수 200억원, 롯데컬처웍스 신종자본증권 인수 200억원 등이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034950) 수석연구원은 “롯데캐피탈은 다변화된 자산 구성으로 포트폴리오 리스크가 다소 낮은 수준”이라며 “계열사 익스포저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증가 추이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황양택 안녕하세요. IB토마토 황양택 기자입니다. 통찰력 있는 기사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