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금융채 순발행 급증…여전채 스프레드 확대 전망
5월 주춤했던 은행채 빈 자리 여전채가 채워
올해 여전채 만기 도래 최다…83조원 넘어서
공개 2024-06-04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비은행 금융사가 발행하는 기타금융채 순발행 규모가 5월에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순발행으로 전환하면서 수요를 가져갔던 은행채가 잠시 주춤했는데, 이를 기타금융채 내 여신전문금융사채(여전채)가 대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전채는 올해 대규모 만기가 예정돼 있어 공급 유인이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여전채 크레딧 스프레드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타금융채 순발행 5월도 지속…은행채 자리 채운 여전채
 
3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기타금융채 5월 순발행액은 2조9446억원이다. 발행액이 9조4088억원이며 상환액은 6조4642억원이다.
 
 
기타금융채는 금융채 가운데 은행채와 금융지주채를 제외한 채권을 말한다. 발행 주체에 신용카드사와 할부금융사, 증권사, 보험사, 종합금융사, 저축은행 등이 포함된다. 특히 신용카드사와 할부금융사가 발행하는 여전채 비중이 81.1%(올해 4월 누적 발행금액 기준) 수준으로 높다.
 
올해 기타금융채 수급은 발행액이 상환액보다 많은 순발행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순발행 금액 추이는 ▲1월 7235억원 ▲2월 298억원 ▲3월 4904억원 ▲4월 613억원 등으로 확인된다.
 
일반 회사채가 지난 4월부터 상환액이 발행액보다 많아져 순상환을 나타낸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4월과 5월 회사채 발행은 연초 효과 이후 조정 과정과 1분기 보고서 제출에 따른 계절적 요인이 반영되면서 순상환 흐름이다. 앞서 연초인 1월~2월에는 채권 자급 유입이 급격히 확대된 영향으로 순발행하고 있었다.
 
기타금융채는 순발행을 이어오다가 이달 그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인데, 은행채 발행이 다소 주춤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1월~3월 순상환 흐름이었던 은행채는 지난 4월 10조4996억원 규모의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이슈로 선제적인 자금 확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후 5월에도 은행채는 4조80억원 순발행을 나타냈으나 규모가 전달 대비 줄었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크레딧 연구원은 “은행채는 일괄신고서 작성 기간이 지나고 LCR 규제 대응 목적의 자금 조달이 감소하면서 발행세가 주춤했다”라면서 “5주간의 순발행 기조는 일단락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은행채 빈 자리는 여전채가 채우며 발행시장을 주도했다”라면서 “공제회 중심으로 절대금리 확보 수요와 상장지수펀드(ETF) 설정액 증가 수요로 여전채 발행 여건이 개선됐다”라고 분석했다.
 
금융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AA등급 여신전문금융사 중심으로 순발행하는 모습이 있었다”라면서 “건강보험공단 등에서 채권을 많이 사는데, 자기 자금에다가 레버리지를 일으키면서 자금 수요가 많이 들어왔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여전채 올해 역대급 만기…하반기 스프레드 확대 전망
 
여전채는 올해 역대급 규모의 만기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돼 공급 유인이 강하다. 고금리 영향이 컸던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이자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만기 2년 이하의 단기물을 대거 발행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 업계에 의하면 올해 여전채 만기 도래 물량은 83조원 수준이다. 분기별 여전채 발행은 대략 2분기 23조원, 3분기 24조원, 4분기 18조원 정도에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전채 시장은 만기 물량에 대응해야 하는 만큼 하반기에도 순발행 양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있기 때문에 발행량이 증가하고 발행 만기도 기존보다 장기화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여전채 수요보다 공급 유인이 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크레딧 스프레드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채 AA등급 3년물의 크레딧 스프레드 추이는 1분기 0.51%에서 2분기 0.48%, 3분기 0.63%, 4분기 0.80%로 전망된다. 이 같은 스프레드 확대는 공급이 많아지는 상황이 배경인 만큼 수급 측면에서는 비우호적으로 작용한다.
 
김은기 삼성증권(016360) 수석 연구위원은 “회사채와 달리 AA-등급 이상의 우량 여전채 스프레드는 소폭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라면서 “이와 같이 회사채와 여전채 스프레드 변화가 차별화를 보인 주요한 이유는 순발행의 차이에 기인하고 있는데, 5월 AA-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가 순상환 됐음에도 불구하고 우량 여전채는 순발행됐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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