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개선된 이마트…계열회사에 실탄 지원
경쟁력 확보 통한 고객 증대 '선순환 구축' 효과
코로나19 확산 후 4년 만에 영업이익률 2% 개선
대규모 투자 계획 속 신세계건설 자금보충 '우려'
공개 2024-06-04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올해 들어 이마트(139480)가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가운데 최근 신세계건설(034300)과 조선호텔앤리조트 등 계열회사에 연달아 대규모 자금 지원에 나섰다. 단순 합산 시 지원 규모만 최대 7500억원 규모에 이르는 만큼 이마트의 재무안정성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마트는 본업인 가격 경쟁력 강화를 통해 방문 고객수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 만큼 이 같은 실적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이마트)
 
1분기 실적 반등…선순환 구조 구축 효과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별도기준 이마트 매출액은 3조8484억원으로, 전년동기(3조7723억원) 대비 2.02%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643억원에서 932억원으로 44.95% 늘었다.
 
이는 이마트가 본업인 오프라인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방문 고객수 증대에 성공한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이마트는 고객이 꼭 필요한 상품을 상시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하는 ‘가격파격 선언’을 통해 가격 리더십 재구축에 나섰다. 직소싱과 대량 매입, 제조업체와 협업 등을 통해 50여 개 상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인 ‘가격 역주행’ 프로젝트가 고물가 상황 속에서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의 별도기준 원가율을 살펴보면 1분기를 기준으로 지난해 73.25%를 기록하던 원가율은 올해 72.77%로 0.48%포인트 줄었다. 연결기준으로도 같은기간 2.97%포인트 줄어든 69.04%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원가율 감소는 제품을 싼 가격에 구매해 비싸게 판매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이와 함께 30개 안팎의 주요 상품을 이마트에브리데이와 공동으로 판매하며 통합 시너지와 고객 혜택을 극대화했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의 지속적 확장에도 이마트 방문 고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83만명(2.7%) 증가했다.
 
앞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행태가 재편되면서 2021년 처음으로 1%대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3년 만에 2%로 회복됐다. 올 1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률은 2.42%로, 지난해 동기 1.70%대비 0.72%포인트 증가했다. 앞서 이마트의 영업이익률은 2018년 3.72%로 처음으로 5%대가 깨진 이후 2019년 1.91%, 2020년 2.08%, 2021년 1.77%, 2022년 1.67%, 2023년 1.24%로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한국기업평가 등은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조정키도 했다. 할인점의 업태경쟁력 하락과 이커머스 투자 성과 실현 지연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저하된 데다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대규모 투자 계획 속 계열회사 자금지원  
 
이마트는 지난 2021~2022년 대규모 투자로 상승한 재무부담이 지속된 가운데 소매유통·식음료부문 점포망 투자, 신규 호텔 사업장 매입, 이커머스 물류센터 건설 등으로 자본적지출을 확대하면서 재무부담이 심화됐다. 지난 2020년 말 4조3650억원 규모를 기록했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22년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9조3760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 112.8%에서 146.2%로, 차입금의존도는 27.7%에서 33.1%로 상승했다. 특히 부채비율의 경우 올해 1분기까지 142.4%로 200% 미만을 유지했지만,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34.5%, 올해 1분기 35.3%로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는 일반적으로 30%이하일 때 안정적이라고 평가된다. 
 
향후에도 사업경쟁력 유지와 자산효율성 제고를 위한 할인점 점포 리뉴얼 및 신규 출점, SSM·편의점 및 식음료 부문의 전략적 출점 전략으로 점포망 투자부담과 자회사 신세계프라퍼티의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스타필드 청라, 화성 테마파크, 동서울복합시설 등) 관련 중장기 건설투자 지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8일 이마트가 신세계건설에 신종자본증권의 발행과 인수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함과 함께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신규 레저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1000억원 연달아 현금 출자키로 하면서 시장의 눈길을 끈다. 
 
신세계건설에 대한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투자자들과 진행하는 투자계약 관련 자금보충약정 건으로, 원금만 6500억원에 달한다. 원리금을 상환할 재원이 부족할 경우 해당 부족금을 이마트가 각 SPC(에스이엔씨피닉스제일차·에스이엔씨피닉스제이차·에스이엔씨피닉스제삼차·에스이엔씨피닉스제사차)에 대여해 줘야 한다. 최근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신세계건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신세계건설이 원금 6500억원을 모두 갚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에도 유상증자 방식으로 신규 레저사업 확장을 위한 1000억원을 출자했다. 이는 최근 신세계건설이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레저부문을 매각한 데 따른 양수·양도금액을 지원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계열회사에 대한 투자부담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마트 측은 올해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이뤄진 만큼 재무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1분기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오프라인 채널의 가격 경쟁력 강화를 통해 방문 고객수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한 만큼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신세계건설이 원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는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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