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멈춘 우리금융캐피탈, 레버리지 관리 '시급'
고금리 환경 속 지난해 총자산 역성장…외형 증가세 둔화
레버리지배율 7.7배로 높아…내년부터 기준 강화 '우려'
공개 2024-06-03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우리금융캐피탈의 총자산 규모가 정체되는 모양새다. 고금리 업황으로 인한 조달금리 부담과 부동산 관련 대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보수적인 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문제는 자본적정성 지표인 레버리지배율이 높다는 점이다. 수신 없이 여신만으로 자산을 늘려야 하는 우리금융캐피탈 입장에서는 외형 성장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에 해당 기준이 강화되는 만큼 레버리지 배율 해결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총자산 역성장 후 정체…보수적 성장 기조
 
30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캐피탈은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총자산이 12조5549억원이다. 지난해 말인 12조4173억원 대비 1.1%(1376억원) 증가했다. 영업자산 규모는 11조368억원으로 0.5%(513억원) 줄었다.
 
2022년까지만 해도 우리금융캐피탈은 지속적으로 덩치를 키워왔다. 저금리 환경이었던 2019년 총자산 6조4672억원에서 2020년 7조7782억원, 2021년 10조2598억원, 2022년 12조5810억원까지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자산은 5조6663억원에서 11조1075억원으로 두배 넘게 증가했다.
 
해당 기간 총자산 증가율이 단순 합산 평균 24.9%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1.3%로 역성장한 이후 주춤한 상황이다. 총자산 성장이 정체된 만큼 영업자산도 기존과 같은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사진=우리금융)
 
우리금융캐피탈이 보수적 성장 기조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여신금융 업계가 고금리에 따른 조달금리 부담과 부동산 관련 대출 리스크 확대로 업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여신금융사는 자금 조달을 수신 없이 여신만으로 해야 하는 만큼 고금리 여건에 대응해 자산을 축소하는 디레버리징 전략을 취했다는 설명이다.
 
영업자산 구성은 대출채권 6조5361억원에 리스자산 3조9944억원, 할부금융자산 1조5489억원 등이다. 개별 항목별로는 자동차금융 5조6717억원, 기업일반대출 3조4030억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1조55억원, 주택담보대출 7722억원 등이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지난해부터 부동산 PF대출 중심으로 기업금융 비중을 줄이는 반면 신차금융을 확대하면서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부동산 관련 대출로 건전성이 저하되고 있어서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지난 1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6%인데, 부동산PF 관련 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5%다.
 
레버리지배율 경쟁그룹에 비해 높아…외형 성장 선결 과제
 
자산 성장 정체에는 레버리지도 한몫하고 있다. 레버리지배율은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수준을 나타내는 자본적정성 지표다. 우리금융캐피탈의 자기자본은 1조6267억원으로 단순 레버리지배율이 7.7배다. 지난해 이후 총자산 성장이 멈추면서 레버리지배율은 소폭 개선된 상태다.
 
레버리지 한도 규제는 기존 10배에서 2022년 이후 9배, 2025년 이후 8배로 점점 강화된다. 직전 회계연도 기준 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으로 사용할 경우 각각 8배, 7배로 규제 기준이 축소 적용된다. 우리금융캐피탈은 배당 성향이 20%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어 추가 규제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다만 자본성증권 발행 효과가 포함돼 있다는 점은 관리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지난 2022년 2월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잔액이 2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내 비중이 12.3% 수준이다. 신종자본증권 발행까지 고려한 조정 레버리지배율은 8.6배 수준으로 올라간다. 이는 자본성증권의 자본 인정 비율을 따로 반영한 신용평가사 전용 지표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 30년 이상의 영구채 성격이지만 5년 조기상환(콜옵션)이 붙는 만큼 차환 부담이 있고 배당금으로 이자비용도 커진다. 자본의 질적 측면에서 자본성증권 비중이 높을 경우 실질적 평가가 낮아지는 이유다.
 
올해는 금리 환경이 전년 대비 안정화되고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높게 점쳐지는 만큼 여신금융 업계서는 다시 영업자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캐피탈이 외형을 키우려면 레버리지 문제가 선결 과제인 셈이다.
 
한국기업평가(034950)에 의하면 우리금융캐피탈의 회사채 발행 신용등급은 AA-(안정적) 등급인데, 개별 항목에서는 레버리지배율이 BBB 등급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다. 레버리지배율 자체도 경쟁 그룹 6.8배에 비해 높은 편이다. 
 
윤희경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우리금융캐피탈은 당분간 보수적인 경영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면서 “레버리지 한도 규제에 따른 관리 부담이 존재하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지배력이 단기간 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라고 평가했다.
 
우리금융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체 현금흐름을 통해 관리를 계속하고 있다”라면서 “이미 인지하고 있는 부분인 만큼 대비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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