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비은행 강화 박차…"부실채권 시장 잡아라"
지난해 우리종금 이어 에프앤아이 유상증자 실시
지속적 비은행 자회사 강화…추가 지원 검토
공개 2024-05-29 06:00:00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유상증자 방식으로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자금을 지원하는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종합금융에 대한 지원 이후 올 들어 첫 유상증자다. 성장하는 부실채권(NPL) 시장에 대응해 영업력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업력 대비 성장 속도가 빨라 적극 지원하는 분위기라 다른 자회사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1200억원 지원…NPL시장 대응 목적
 
우리금융지주가 유상증자 방식으로 우리에프앤아이 총 1200억원을 지원한다. 우리금융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갖고 해당 안건을 승인했다. 대금 납입일은 28일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우리금융의 비은행부문 역량 강화 의지로 풀이된다. 증권사 출범과 보험사 인수를 진행하는 등 비은행 부문을 그룹 핵심전략으로 삼는 모양새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이번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이 3258억원으로 늘어난다. 1분기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자기자본은 2058억원이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자본 확충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에도 첫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당시 첫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총 4150억원이 몰려 증액에 성공했다. 수요예측 흥행으로 우리에프앤아이는 당초 목표액 800억원에서 700억원 증가한 1500억원으로 증액시켜 NPL자산을 매입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했다. 
 
다만 자금조달 방식이 회사채가 아닌 유상증자로 바뀐 것은 상황에 맞게 유리한 방식을 적용했다고 우리금융 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회사채 발행 흥행에 성공했으나, 3-1회는 600억원에 대해 5.302%, 3-2회는 900억원에 대해 5.429%의 이자비용을 써야 한다.
 
지주까지 나서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운영자금을 대는 것은 NPL시장의 빠른 성장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기관 부실채권은 43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은행과 비은행에서 모두 증가했다. 은행의 부실채권은 2022년 말 10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2조5000억원으로 23.8% 증가했으며, 비은행 부실채권은 같은 기간 18조원에서 32조2000억원으로 73.4% 불어났다
 
특히 건전성 관리를 위해 NPL전문투자회사 등을 통한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지난해 말 4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원 증가했다. 최근 3년간 부실채권 대비 매각비율은 13.8%에서 지난해 22.8%로 큰 폭으로 늘었다.
 
이에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자금운용실적도 크게 뛰었다. 올 1분기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평균잔액 합계는 9561억200만원으로 지난해 말 5208억4300만원에 비해 83.6% 증가했다. 3개월 새 유동화채권이 4382억3900만원에서 8499억89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수익성도 덩달아 오른다. 회사 1분기 영업이익은 34억7600만원이다. 2023년 연간 영업이익인 38억5100만원과 비슷한 규모다. 당기순이익도 1분기 기준 13억8300만원으로 2022년 당기순익인 8억6700만원을 이미 넘어섰다. NPL투자 규모도 증가해 지난해 말 7957억1800만원에서 9552억8600만원으로 증가했다. 2022년의 3187억1700만원과 비교하면 세 배 가량 확대됐다.
 
은행 쏠림 현상, 자회사 포트폴리오 강화 필요 
 
우리금융지주는 1200억원을 투입해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주주배정유상증자에 참여하고 400만주의 자회사 주식을 취득한다. 규모는 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자기자본인 33조3974억원의 0.36%에 해당한다. 우리금융은 2021년에도 우리금융캐피탈에 대해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말 우리종합금융에 지원한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은 자기자본 대비 1.58%로 우리투자증권의 초석이 됐다. 비은행 성장동력을 강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됐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공격적인 자회사 지원은 지주의 현금을 감소시킬 수 있다. 실제로 자회사 지원은 우리금융의 현금으로부터 나온다. 이 현금은 우리금융에프앤아이로 들어가고 추가 발행한 주식을 우리금융지주가 보유하게 되는 방식이다.
 
우리금융이 현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비은행 자회사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을 쏟는 것은 타 지주 대비 자회사가 부족해서다. 우리금융은 1분기 기준 14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나 1분기 기준 지주의 당기실적 중 우리은행 비중이 89.65%로 절대적이다. 총자산은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 1분기 기준 91.99%이 은행 비중이며, 우리카드가 3.4%, 캐피탈이 2.49%, 종합금융이 1.3% 순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금 조달상황에 맞게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라며 "일부 자회사들의 공격적 영업을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 지원을 목적으로 유상증자 등 금융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이성은 탄탄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