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투엔, 2년째 적자 허덕…CB 턱걸이 조달에 유증도 '난항'
유상증자·CB 각각 120억원씩 모집에 운영자금 '확충'
지속된 CB 납입일 연기에 벌금 부과…유상증자 납입일도 연기
부채비율 증가에 재무 부담 '가중'·신사업으로 수익성 개선 '노력'
공개 2024-05-28 06:00:00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인공지능(AI)·빅데이터 전문 기업 비투엔(307870)이 지속된 납입일 연기 끝에 전환사채 발행에 성공했으나, 유상증자 청약일도 연기돼 운영자금 확보가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비투엔은 2년 연속 적자가 지속된 가운데 외부 자금에 의존하고 있으나 재무 건전성 악화가 우려돼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요구된다. 올해 비투엔은 기존 데이터 솔루션 외에도 반려동물 사업 등 신사업에 주력하고 흑자 전환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조광원 비투엔 창업자가 '2022년도 AI인의 밤' 행사에서 광주광역시장 표창을 수상했다. (사진=비투엔)
 
전환사채 번복에 불성실법인 '위험'·경영상 어려움 '주장' 
 
24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투엔은 올해 들어 제3회차·4회차 전환사채 납입기일을 6개월 이상 변경한 건이 발생하면서 불성실공시법인지정예고 대상자가 됐다. 지난 23일 심사 결과에 따르면 벌점 7.0점을 받게 됐으나, 이에 대해 공시위반제재금 2800만원(7.0점*400만원)으로 대체부과하기로 했다.
 
2년 연속 적자가 난 비투엔은 지난해 말부터 적극적인 자금 조달에 나섰다. 회사 측에 따르면 비투엔은 최근까지도 투자자 유치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종적으로 투자자를 선정해 전환사채 발행을 마쳤다는 입장이다. 운영자금 외에도 타법인 취득자금을 모아 향후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유보 자금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7월18일 최초 발행한 4회차 CB의 경우 당초 운영자금으로만 50억원을 모집키로 했으나, 정정 후엔 운영자금은 40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10억원을 빌리기로 했다.
 
3회차 CB 모집가액은 운영자금 120억원에서 채무상환자금 68억원, 운영자금 2억원으로 총 70억원으로 축소됐다. 둘 다 운전 표면이자율은 0.0%에서 2.0%로 만기이자율은 3.0%에서 6.0%로 2배 증가했다. 최종 발행 대상자(투자자)는 모두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으로 3회차 CB 417만1632주와 4회차 CB 297만9737주를 합쳐 총 715만1369주(17.38%)를 갖게 됐다. 
 
앞서 비투엔이 지난해 9월12일 최초로 낸 유상증자 발행도 청약일이 늦춰지면서 자금 조달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 비투엔은 유상증자를 통해 120억원을 발행키로 했는데 수차례 정정 끝에 청약일은 지난 3월15일에서 오는 5월28일로 연기됐다. 2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100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신주 발행수는 1054만1111주에서 970만8747주로 감소했는데 기준주가 하락에 따라 1주당 신주 발행가액도 1423원에서 1236원으로 낮췄다. 제3자배정 방식인 만큼 대상자(투자자)는 최대주주인 비투엔인수목적제이차 외 1곳에서 엑스트윈스1호 조합으로 변경됐다.
 
비투엔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전환사채가 여러 번에 걸쳐서 번복된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공시 번복은 이유가 따로 있기보다는 투자자들이 현 주가 상황이나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투자를 하려다 보니까 조건들이 조금 더 까다로워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처음에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사채 발행이 끝나 해결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부진에 경영 안정화·수익성 개선 '발등'
 
비투엔이 이처럼 외부 자금에 의존하게 된 것은 코스닥 상장 이후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다. 재무 건전성 악화가 다소 우려되는 상황에서 비투엔은 올해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신사업 공략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비투엔은 지난 2021년 11월 상상인이안1호기업인수목적 주식회사와 스팩(SPAC)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당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비투엔 매출액은 2021년 326억원에서 2022년 381억원, 2023년 443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지만, 실제로는 2022년부터 적자가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다소 주춤한 상태다. 매출은 2022년 271억원에서 지난해 320억원으로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22억원에서 25억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비투엔은 데이터 서비스를 기반으로 컨설팅 업무, 빅데이터 분석 등 용역에서 지난 3년간 200억원 이상 매출을 내왔다. 이외에도 데이터 품질관리 솔루션 SDQ 등 인공지능(AI) 솔루션 매출도 늘고 있다. 다만 해마다 연구개발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수익성은 다소 저하됐다. 연구개발비는 2021년 12억원에서 2022년 20억원, 지난해 30억원으로 급증했다. 데이터 관련 인력을 확대하면서 급여는 19억원에서 31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비투엔은 지난해 손실이 났던 광주지사 사업부를 철수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81.95%을 기록해 안정권으로 진입했으나 올해 전환사채 120억원을 추가 발행하면서 다시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부채총계 111억원에 단순 합산하면 부채비율은 170.17%가 된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면 불안정한 수준으로 판단한다.
 
현재 비투엔은 경영 안정화와 신사업 추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광원 비투엔 창업자에 이어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대표이사가 3번이나 바뀐 가운데 지난달 주주총회를 통해 사업 목적에 반려동물(펫) 관련 사업과 베이커리 사업 등도 추가했다. 올 초 1월15일엔 자회사 수스코리아(XOOX Korea) 법인을 설립했다. 수스코리아는 지난해 20.78% 지분을 취득한 메디클라우드와 반려동물 소변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있다. 베이커리 사업의 경우 아직 준비 단계라고 설명했다.
 
비투엔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기존에 창업주께서 몸이 좀 안 좋아서 급격히 회사를 매각하면서 경영권 변동이 있다 보니 내부적으로 좀 동요가 있었다"라며 "그 부분이 정리가 되면 정상궤도로 올 거라고 생각하고, 올해는 이미 280억원 이상 매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사업도 계획대로 가고 있어 흑자 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이조은 친절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