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 인적분할 후 현금흐름 마이너스…왜?
단가 높은 패딩·외투 등 대금지급 영향…2분기 양수 전환 전망
이자보상배율 1.12배 불과한데 신규사업 진출 통한 성장 집중
공개 2024-05-22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한화갤러리아(452260)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지난해 3월 한화솔루션(009830)으로부터 인적분할 한 이후인 1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제품의 제조·판매 등 주요 영업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현금의 유입·유출을 기록한 지표로,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되면 기업이 현재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한화갤러리아)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 64억원 순유출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올 1분기 별도기준 64억원 순유출을 기록하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전환됐다. 앞서 삼성증권(016360) 등은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으로부터 인적분할되면 투자 유연성 확보는 물론, 고유사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인적 분할 이후 실적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회계상 등의 문제로 정확한 지난해 실적은 알 수 없지만,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1분기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한화갤러리아의 1~2월 매출액은 634억원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지난해 3월 한화갤러리아의 별도기준 매출액 340억원을 단순 합산한 추정치는 974억원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1분기 매출액(936억원) 보다 높은 수치다. 
 
신규사업을 통한 빠른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한화갤러리아는 눈에 띠는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월 한화솔루션은 백화점 사업과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리테일사업부문을 따로 떼어 한화갤러리아로 분할 신설했다. 분할비율은 한화솔루션 0.8986506대 한화갤러리아 0.1013494로, 당시 인적분할을 통해 한화솔루션에는 케미칼, 신재생에너지 등 사업부문만 존속되면서 에너지사업에 집중하고, 한화갤러리아는 파이브가이즈 등 신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후 한화갤러리아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분기 445억원, 3분기 1154억원으로 현금 유입이 증가한 이후 지난해 연말에는 927억원으로 감소했다. 1분기에는 마이너스로 전환됐는데, 업체 측은 이 같은 음수 전환이 계절지수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패딩과 외투의 판매가 늘어나는 4분기 매출이 크게 반영되는데 이에 대한 대금 지급이 1분기에 반영된 영향"이라며 "매출분에 대한 대금지급 등이 이뤄지는데 1분기 매출이 4분기 대비 높지 않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전환됐다"라고 말했다.  
 

  
부채비율 재차 악화될까…수익 개선 '절실' 
 
현금흐름이 다시 플러스(+) 전환되기 위해서는 2분기 매출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가을과 겨울이 있는 4분기 매출이 크게 발생되면서 1분기에 일시적으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전환된 것일 뿐, 2분기부터는 현금흐름이 다시 플러스 전환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매출 확대가 절실한 또 다른 이유는 차입금과 부채비율 증가 등이 꼽힌다. 지난해 인적분할 이후 한화갤러리아의 연결기준 차입금은 2분기 말 469억원에서 올 1분기 말 87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로 인해 이자비용은 1분기 말 6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연결기준으로도 74억원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이자보상배율은 1.12배에 불과한 상황이다. 별도기준으로도 이자비용 61억원을 기록하며 과중한 수준을 보였다.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지난해 2분기 말 9890억원에서 올 1분기 1조71억원으로 1.83% 확대됐다. 이로 인해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13.84%에서 123.86%로 약 10%포인트 늘었다. 다만, 아직은 경쟁사인 신세계(004170) 132.52%, 현대백화점(069960) 85.67%, 롯데쇼핑(023530) 189.05%와 비교할 때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
 
이는 앞서 2021년 한화솔루션에 합병되면서 면세점 사업으로 발생한 부채를 상당 부분 상쇄한 효과로 풀이된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2014년 제주국제공항 출국장과 2016년 63빌딩에 면세점을 개점했으나, 2015년 이후 면세점 확대와 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실적 악화를 겪었다. 이에 한화갤러리아는 개장 이후 3년간 누적 영업손실이 1000억원을 넘었고, 결국 2019년 4월 특허권을 자진 반납하기로 하고 면세사업에서 철수했다. 
 
이후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된 후 2021년 광교점을 6353억원에 매각하면서 부채를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20년 287%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한화솔루션에서 자본 8582억원, 부채 8590억원을 보유한 한화갤러리아로 분할되면서 부채비율이 100%로 낮아졌다.
 
향후 한화갤러리아는 재무건전성 확보보다는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한 성장성에 무게를 두고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부채비율은 동종업계와 타사 대비 안정적인 상태로 자산 규모 대비 차입총액과 차입의존도 등도 낮아 추가적인 조달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신규 사업 진출 등에 필요한 자금을 금융기관 조달 등을 통하여 확보하고 향후 수익성 개선을 통해 재무건정성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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