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라이프플러스, R&D성과에 유동성도 장전…경영정상화 '돌입'
1807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 체결
비엘 박영철 회장, 모아데이타에 지분 6.95% 매각
유상증자·CB 발행으로 자금 확보
헬스케어·건기식으로 외형성장 목표
공개 2024-05-13 06:00:00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올해부터 모아라이프플러스(구 비엘(142760), 이하 모아라이프)의 본격적인 경영정상화가 기대된다. 연구개발(R&D)에 대한 성과가 가시화됐으며, 가장 큰 숙제였던 유동성 제고가 최대주주 변경과 전환사채(CB) 상환 등으로 해소됐기 때문이다. 모아라이프플러스는 최근 달성한 기술이전 계약에 힘입어 신약개발에 집중하며, 새로운 최대주주인 모아데이타(288980)와 건강기능식품 및 헬스케어에 기반한 매출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사진=모아라이프플러스)
 
5년만에 기술이전 매출 발생 기대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모아라이프가 최근 총 1807억원 규모의 기술이전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아라이프의 매출 대부분이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으로 구성된 가운데, 5년 만에 연구개발로 얻은 성과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모아라이프는 지난 2일 미국 엘레바이랩스(Elevai Labs, Inc.)에 뒤쉔병치료제(BLS-M22)와 노인성근감소치료제(BLS-M32)를 기술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금액은 1807억원으로, 선급금 15억원을 현금과 엘레바이랩스 주식 취득으로 수령했다. 향후 연구개발 성과에 따라 마일스톤 등으로 잔금이 들어오며, 모든 유입된 금액은 반환 의무가 없다.
 
모아라이프는 신약개발에 대한 임상 진입이 순탄치 않아 골머리를 앓았던 만큼 기술이전에 대한 의미가 크다. 코로나19 팬데믹(풍토병화)에 접어들고 코로나 치료제(BLS-H01) 개발에 집중했고, 여기에 유동성 자금을 활용하다 보니 이외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입이 늦어졌다. 결국에는 BLS-H01에 대한 환자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BLS-H01의 임상을 자진 중단하고 범용성 폐렴 치료제로 노선을 변경했다.
 
또한, 계약금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연구개발을 통해 매출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모아라이프의 지난해 매출액은 182억원이다. 기술이전 매출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건강기능식품·화장품·상품의약품 등으로 매출이 구성돼 있다.
 
모아라이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사업 등도 영위하고 있지만, (모아라이프는) 신약 개발이 메인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R&D·외형성장 두마리 토끼 잡기 위한 유동성 장전
 
모아라이프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또 다른 숙제인 유동성 제고도 이뤘다. 최근 최대주주 변경,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 유입이 이뤄졌다.
 
모아라이프의 새로운 최대주주인 모아데이타는 지난 3월 기존 최대주주였던 박영철 전 회장의 지분 6.95%를 153억원에 양도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추가 유상증자로 모아라이프의 주식 500만주를 100억원에 취득해 총 지분 19.2%(724만4268주)를 확보했다.
 
모아라이프 입장에서는 일단 100억원의 유동성 자금이 마련된 셈이다. 여기에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온 박 회장이 모아라이프를 대상으로 자회사였던 비엘팜텍의 지분을 사들였다. 이에 비엘팜텍은 관계회사로 전환됐고 모아라이프로 약 93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모아라이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대주주 변경으로) 모아데이타가 박 회장에게 대금을 지급했고, 이 자금을 활용해 (박 회장이) 모아라이프의 비엘팜텍 지분 24.3%정도를 사 갔다"라며 "이외 잔액 60억원의 행방은 알 수 없다"라고 전했다.
 
모아데이타가 최대주주에 올라온 후 유동성 자금 확보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난 3월 모아라이프는 스마트에쿼티파트너스를 대상으로 소액 공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행하면서 10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날 모아데이타가 채무보증을 하고 제11회차 전환사채를 발행해 150억원의 자금도 끌었다.
 
지난해말 모아라이프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 193억원이다. 올초 발행한 제10회차 전환사채 20억원을 포함해 현금 유·출입을 단순 계산하면 약 5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행히 모아라이프는 우여곡절 끝에 마련된 유동성 자금을 사업 자금으로 쓸 수 있게 됐다. 앞서 잦은 전환사채 발행으로 조기상환청구(풋옵션) 등에 대한 유동성 압박이 존재했지만 모두 상환을 완료했기 때문에 유입된 자금을 온전히 사업을 위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모아라이프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2022년까지는 전환사채와 교환사채(EB)를 총 190억원 보유했다. 그러나 지난해 대부분 상환하면서 24억원까지 규모가 축소됐고, 올초 추가로 풋옵션이 발동하면서 상환 시기가 도래하던 사채를 모두 청산했다.
 
사채 상환이 이뤄지자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모아라이프의 지난해말 기준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은 각각 238.2%, 37.07%다. 직전연도(110.47%, 120.46%)와 비교해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적정 기준(200%이상, 100%미만)에도 진입했다.
 
모아라이프는 향후 모아데이타와는 건강기능식품·헬스케어에서 매출 확대 시너지를 내 손실 폭을 완화하고, 비용 절약을 위해 공동개발 형식으로 신약 개발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모아라이프는 52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앞서 2021년(145억원)과 비교하면 비교적 줄었지만, 이는 같은 기간 매출이 1012억원에서 182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 크다.
 
이에 외형성장이 최우선 과제로 꼽히자 모아데이타와 헬스케어 강화를 다짐한 것이다. 인공지능(AI) 전문 기업인 모아데이타는 헬스케어 제품 적용 시장 확대를 위해 꾸준히 연구개발비를 늘려왔다. 지난 2021년 연구개발비(율)은 28억원(14.01%) 수준이었지만, 2022년(39억원, 17.9%)을 거쳐 지난해 50억원(20.29%)까지 늘렸다. 또한, 지난해에는 자본잠식이던 건강 데이터 분석 기업 메디에이지까지 인수했다.
 
모아라이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신약개발에는 돈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에 헬스케어나 건강기능식품 위주로 매출을 늘려야 한다"라며 "이에 신규 사업 검토 등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김혜선 흥미로운 주제를 쉽게 전달하는 김혜선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