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메가허브터미널 등 물류인프라에 3년간 5천억원 이상 투자2021년 대비 순차입금 2500억원 증가쿠팡 계약 해지·소비심리 둔화 등에 택배업계 성장 둔화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한진그룹의 물류 계열사
한진(002320)이 지난해 대규모 투자 지출에 차입 부담이 확대됐다. 올해 물류 사업 환경의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택배부문 등의 수익성 개선으로 재무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의 지난해 12월 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1조7816억원으로 2021년 말(1조5384억원) 대비 약 2500억원 증가했다. 대전 메가허브터미널 등에 약 1647억원의 투자를 단행하면서다.
한진의 대전 메가허브터미널.(사진=한진)
한진의 물류 인프라 투자는 지난 2021년부터 본격화됐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회사는 물류 인프라에 총 5051억원을 투자했다. 2021년 말 부채비율은 182.2%였지만 렌터카 사업부문 매각(약 580억원), 유상증자(약 1070억원), 범일동 부지 매각(매각대금 약 3000억원) 등 자본 확충에 나서면서 지난해 부채비율은 172.9%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지난해 택배와 해운 등 사업부문의 수익성 개선으로 회사의 차입 부담이 다소 경감됐다. 택배부문의 영업이익은 2022년 117억원에서 지난해 262억원으로 같은 기간 해운부문은 53억원에서 117억원으로 각각 확대되며 전년(1145억원) 대비 늘어난 12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진 외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택배부문은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로 업계 2~3위 수준의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육운, 하역, 해운 등 다양한 물류서비스로 구성돼 있는 물류부문의 경우 오랜 업력을 기반으로
포스코(005490)와
이마트(139480) 등 다수의 고객사를 고정거래처로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포워딩, 글로벌이커머스 사업을 영위하는 글로벌부문, 주요 터미널 내 유류판매 사업 등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로 개별 부문의 실적변동성이 상호 보완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올해 물류업계의 환경 변화에 한진의 영업실적이 발맞춰 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진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139억원, 영업이익 2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 -1.7%를 기록했다.
실제 올해 4월 쿠팡과의 계약이 만료된 가운데 소비심리 둔화로 인한 택배산업 성장 속도 저하 등으로 택배업계의 매출 성장곡선이 과거 대비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진은 쿠팡 이탈 영향을 국내 이커머스와 홈쇼핑 업체의 물량으로 상당 부분 상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 신규 개장한 대전 메가허브터미널을 바탕으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발 이커머스 물량을 확보해 추가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원종현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쿠팡의 자체배송 비중 확대와 택배산업 성장세 둔화 등으로 인해 올해는 전년 대비 매출 성장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신규 선사 확보를 통한 주요 하역시설 내 물동량 방어 여부, 메가 허브터미널을 중심으로 한 간선운임 절감 효과 등 영업효율성 제고 시점, 글로벌부문 실적 개선 수준 등이 추가적인 실적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