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저축은행, 건전성 위태…자본 대비 큰 부동산에 '발목'
자기자본대비 PF 규모 커 건전성 불안
건전성 악화, 수익·자산 모두 영향
공개 2024-05-08 06:00:00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다올저축은행의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 자본 대비 부동산 규모가 큰 탓이다. 부동산 시장과 경기 침체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차주 채무상환 부담 누적으로 브릿지론과 고위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자산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산규모도 경쟁사 대비 늘지 않아 순위 싸움에서 밀리는 모양새다.
 
다올그룹. (사진=다올투자증권)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비중 높아
 
2일 다올저축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2%다. 전년 동기 2.2% 대비 4%p 올랐으며, 연체대출비율도 같은 기간 2.21%에서 5.71%로 두배 넘게 올랐다. 업계 평균 대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부동산 관련 여신이 문제다.
 
지난해 말 다올저축은행의 부동산 공여 여신은 1조4809억원이다. 2022년 1조4417억원보다 늘었다. 공여 규모만 증가한 것이 아니다. 연체액도 급증했다. 2022년 다올저축은행의 부동산 업종 공여 여신 연체액은 327억원에서 지난해 1004억원으로 207% 불어났다. 연체율도 2.3%에서 6.78%로 세배 가까이 뛰었다.
 
다올저축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출 업종은 부동산업으로 8695억원 규모다. 부동산PF 대출이 5091억원, 건설업이 102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해당 업종은 전년 대비 규모가 줄었으나 부동산업 여신이 증가해 관련 여신 규모도 커졌다.
 
연체율을 올리고 있는 것도 부동산업 관련 여신이다. 지난해 기준 9.9%다. 10건 중 1건이 연체라는 의미다. 건설업 7.04%, 부동산PF 2.39%에 비해 높다. 특히 지난해 말 건설업 여신 중 요주의여신이 2369억원, 고정여신이 1049억원, 회수의문여신이 25억원으로 3443억원에 달했다.
 
 
 
부동산PF 여신도 요주의여신이 2214억원, 고정여신이 142억원으로, 정상여신 규모인 2735억원과 요주의이하여신 2356억원이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전년 요주의여신이 850억원, 고정여신이 181억원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악화 속도가 빠르다. 요주의여신은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의 연체 여신으로 악화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다올저축은행의 지난해 부동산PF 요주의여신은 업계 4위로 높은 편이다.
 
게다가 부동산PF 대출과 브릿지론 규모가 자기자본 대비 225.5%로 업계 평균을 넘어섰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업권에서 총자산 47.2%를 차지하는 16개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저는 164.9%다. 자기자본을 넘어선 부동산PF 익스포저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건정성 악화, 수익에도 악영향
 
다올저축은행의 건전성 악화는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쳤고 총자산 증가도 어렵게 했다. 여신을 늘리기 부담스러운 상황 때문이다.
 
지난해 다올저축은행의 총자산은 4조3110억원으로 전년 4조8162억원 대비 5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 7위 수준이다. 저축은행이 79개임을 감안하면 중상위권에 위치해있으나 지난 2018년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다. 당해 다올저축은행은 총자산 2조4380억원으로 총자산 규모 4위로 5대 저축은행에 포함되기도 했다. 5년 뒤인 2023년 말 기준 다올저축은행의 총자산은 6위인 페퍼저축은행 총자산 4조7188억원과 비교해 4078억원이 적다. 전년인 2022년 수준만 유지했어도 6위가 가능했다. 
 
지난해 다올저축은행의 총자산이 줄어든 이유는 대출채권과 유가증권 감소 탓이다. 다올저축은행의 대출채권은 3조4459억원으로 전년 대비 3923억원 감소했다. 일반자금대출이 같은 기간 2조6967억원에서 2조5509억원으로 줄었고 1조원을 상회하던 종합통장대출은 9000억원대로 내려 앉았다. 유가증권도 같은 기간 4461억원에서 2445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조달비용과 대손비용도 증가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다올저축은행 실적은 적자 전환해 8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도 –0.2%로 마이너스로 바뀌었다. 전년 대비 영업수익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영업비용은 3043억원에서 4187억원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대손상각비는 408억원에서 717억원으로 증가했고 대출채권처분손실액도 677억원에서 839억원으로 커졌다. 대손충당금도 같은 기간 1157억원에서 1610억원으로 늘어나 대손충당금 설정비율도 2.94%에서 4.49%로 올랐다.
 
다올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다올저축은행의 부동산PF 관련 여신은 선순위, 수도권 위주로 구성돼 있어 건전성에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라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준공이 완료된 사업장에서 엑시트(투자 회수)를 추진하고 있고 부동산 개발 금융이 아닌 비부동산 영역 투자금융 부문을 확대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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