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젬, 실적 추락에 좀비기업 전락…광고법 위반까지
렌탈사업 도입 후 지난해 차입금의존도 50% 돌파
이자 보다 낮은 영업익…이자보상배율 0.5배 기록
차별화된 소재 광고했는데 '고급' 이미지 낭패
공개 2024-05-07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격한 외형성장세를 보여왔던 세라젬이 지난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도 이자비용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으로 전락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사업다각화 등을 위한 투자 비용 확대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이 가운데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로부터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세라젬이 향후 실적 반등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매출·영업이익 급감에 '한계기업' 전락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세라젬 매출액은 5847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7502억원) 대비 22.06% 급락했다. 앞서 세라젬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건강에 대한 소비 트렌드가 확대되면서 2020년 3003억원에 머물렀던 매출액이 2021년 6671억원으로 2배 이상 급성장하면서 성장 가도를 달렸다. 그 결과 2021년에는 선두업체이던 바디프랜드(5913억원)를 제치고 업계 1위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헬스케어 가전에 대한 소비심리 위축과 부동산 시장 악화로 인해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21년 92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2022년 506억원, 2023년 189억원으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기술과 임상, 디자인 등 연구개발(R&D) 조직의 통합 거점인 ‘헬스케어 이노타운’ 신설과 사업다각화를 위한 적극적인 선행기술 투자 등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영업이익에서 영업외수익과 비용을 가감한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다. 앞서 2021년 817억원에 이르던 당기순이익은 2022년 184억원으로 축소, 지난해에는 16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이자비용이 2022년 161억원에서 지난해 336억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는 2020년 렌탈 비즈니스 도입 당시 차입금 증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렌탈 비즈니스의 경우 소비자가 500만원 제품을 팔고 첫 달에는 10만원만 받는 형태이기 때문에 5년의 안정적인 렌탈구조가 완성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구조다.
 
이에 지난 2019년 46억원 수준이던 총차입금은 렌탈 비즈니스를 시작한 2020년 240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한 이후 2021년에는 2067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어 2022년 4552억원, 2023년 5110억원으로 점차 확대됐다. 관련 이자비용도 2021년 22억원, 2022년 161억원, 2023년 336억원으로 점차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을 상회하면서 이자보상배율은 0.56배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일 경우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비용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임을 의미한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022년 45.7%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30%를 돌파한 이후 지난해에는 50.3%까지 치솟았다. 일반적으로 차입금의존도는 30%이하일 때 안정적이라고 평가된다. 세라젬의 차입금의존도는 경쟁사인 바디프랜드(36.3%)보다도 1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다만 세라젬 측은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세라젬이 본격적으로 국내 렌탈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시기가 2020년, 2021년이기에 향후 1, 2년 내에 안정적인 렌탈 순환구조가 완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꾸준한 R&D 투자를 바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및 제품 라인업 강화 등으로 실적 반등을 이끌어 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표시광고법 위반…'고급' 이미지 추락
 
실제로 렌탈구조가 점차 안정화되면서 2022년 1729억원 유출을 기록했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지난해 1016억원으로 양수 전환했다. 업체 측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자금조달을 다각화하고 있고 렌탈 계정수가 확보되면 재무구조는 더욱 안정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세라젬에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한 점은 변수다. 공정위는 ‘세라젬 파우제 디코어' 안마의자를 판매하면서 제품의 목재 부분 소재가 무늬목을 접합한 합판임에도 불구하고 원목을 사용한 것처럼 광고했다며 세라젬에 시정 명령과 과징금 1억2800만원을 부과했다.
 
세라젬의 표시광고법 위반에 대한 소비자 반발도 거세다. 일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저건 구매자들이 환불해야지 계약 위반이잖아", "저거 웰케 비싸냐 그마저도 원목이 아닌 합판데기 이거 칼만 안 든 날강도들이네", "장사꾼이 아니라 사기꾼이네"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그동안 세라젬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마케팅을 이어왔던 만큼 이번 공정위 제재 사실을 소비자들이 알게 되면 신뢰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제품의 소재를 두고 소비자를 기만한 요소가 있기 때문에 의료적인 효과까지도 소비자가 의심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신뢰도 개선 방향에 대해 세라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공정위 제재 받은 부분에 대해선 향후 동일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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