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 자본잠식 '탈출'했지만…여전히 불안한 재무상태
주식발행초과금 반영 등 자본총계 1328억원 기록
무상감자·제3자 배정 유상증자 통한 자본 확충 영향
내년 미국 공장 증설로 재무부담 재심화 가능성 상존
미국·인도네시아서 매장 확대 속도…수익성 집중
공개 2024-05-02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2010년 이후 십수년째 재무악화를 겪던 CJ푸드빌이 최근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 확대를 통한 결손금 감소와 무상감자·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 확충에 성공하면서 십수년간 이어진 자본잠식에서 탈출했다. 여전히 부채비율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업체 측은 글로벌시장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강화를 통해 이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무상감자·외부자금 조달로 자본 확충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CJ푸드빌의 자본총계는 1328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307억원 대비 4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주식발행초과금이 78억원에서 714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한 가운데 결손금이 크게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식발행초과금은 지난해 무상감자 진행 당시 발생한 차익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해 5월 CJ푸드빌은 총 발행주식수 1458만4566주 대비 36.66% 규모인 보통주 534만6355주에 대한 감자를 진행했다. 이로 인해 자본금은 729억원에서 462억원으로 267억원 축소됐으며, 이는 고스란히 주식발행초과금으로 반영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아르게스 프라이빗에쿼티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700억원을 조달했다.
 
여기에 당기순이익이 확대되면서 결손금도 2022년 2119억원에서 지난해 1531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결손금은 당기순손실이 누적되거나 수익을 초과하는 과다한 배당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이 같은 결손금이 쌓이면 자본총계가 감소하게 된다.
 
CJ푸드빌이 최근 3년간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2020년까지 490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021년 41억원으로 흑자전환한 이후,  2022년 261억원, 2023년 453억원으로 영업이익이 확대됐다. 지난해에도 매출이 증가한 가운데 매출원가와 판관비 비중이 축소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7배 넘게 증가했다. 원가율(49.69%)과 판관비율(44.94%)은 전년(원가율 51.41%, 판관비율은 45.17%) 대비 소폭 줄었다. 여기에 금융 및 기타 비용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5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285억원 대비 25.61% 증가한 수치다.
 
이로 인해 2022년 57.90%에 이르던 자본잠식률에서 벗어났다. 이는 특히 2010년 처음 자본잠식(자본금 722억원, 자본총계 647억원)을 기록한 이후 13년 만에 자본잠식에서 탈출한 것이다. 
 
 
 
결손금·부채비율 개선 절실…해외 성장 집중
 
다만, 결손금과 부채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결손금은 1531억원으로 당기순이익(358억원) 대비 4.28배 높았다. 당기순이익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고 단순 계산 시 결손금이 해소되기까지 4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비율 역시 지난해 말 300.7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 20369.38%, 2022년 1408% 대비 감소했지만,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200% 이하일 때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경쟁사인 SPC삼립(005610)의 부채비율 208.76%과 비교해도 91.95%포인트 높은 수치다. 
 
최근 실적 개선으로 인해 2021년까지 적자를 기록했던 당기순이익이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역시 우상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6088억원으로 최근 5년간 최저 매출액을 기록했던 CJ푸드빌의 실적은 2022년 7598억원, 2023년 8447억원으로 확대됐다. 영업이익 역시 2021년 41억원, 2022년 261억원, 2023년 453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2021년 0.67%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36%로 4.69%포인트 확대됐다.
 
CJ푸드빌 측은 미국·인도네시아 등 해외법인의 영업이익이 확대된 가운데 빕스, 더플레이스, 제일제면소 등 국내 외식 부문 역시 프리미엄화와 진화 모델 확대를 통한 질적 성장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외식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23.4%, 영업이익은 86.7% 늘었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고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만큼 결손금 해소와 지속적인 부채비율 관리를 통한 재무 구조 개선으로 안정적인 경영기반 확립에 집중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LA,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주 등 국내 베이커리 업계로는 최다인 미국의 절반이 넘는 26개 주에서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에는 180개를 개점했다. 올해에는 163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2030년에는 미국 내 1000개 매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25년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1억 개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뚜레쥬르 미국 법인의 현지 공장 설립 관련 자금소요가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규완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영업현금창출력 수준과 재무부담 변동 여부, 미국 공장 설립 관련 자본적지출(CAPEX) 규모와 시기 등은 중요한 모니터링 대상"이라며 "현 수준의 양호한 영업실적이 유지된다면 일정 수준의 차입금 커버리지를 유지하면서 자금소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국내에서는 출점 제한 등으로 외형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글로벌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해나갈 예정"이라며 "지난해 부채비율이 높은 수준을 보이긴 했지만 기존과 대비하면 크게 개선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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