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 연합 점검)②씨씨에스, 사법 리스크에 신사업 백지화 위기
그린비티에스 측 정평영 대표이사와 김영우 공동대표 대립
과기정통부 최대주주 변경 승인 불허에 지분 뱉어낼 가능성 '상존'
공개 2024-04-24 06:00:00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로 묶인 기업들의 공통점이 있으니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빨리 올라 투자주의 경고를 받았다는 점이다. 방송, 엔터 등 초전도체와 무관한 업종을 하던 곳들인 점도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아센디오, 씨씨에스, 다보링크는 '초전도체 연합'을 결성했으나 재무상태가 어려운 상황에서 다소 무리하게 초전도체 정관을 추가하거나 사업을 확장한 정황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IB토마토>에서는 각 기업들의 실적을 비롯해 재무 건전성과 사업 가능성 및 현황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려고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씨씨에스(066790)충북방송(이하 씨씨에스)이 그린 초전도체 청사진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씨씨에스는 지난해 말 대표이사가 바뀌면서 초전도체를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경영권 분쟁, 대표이사 횡령·배임 혐의 등 각종 사법 문제에 직면해 사업 개시는 무기한 연기됐다. 아울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로부터 최다액출자자(최대주주) 변경에 대한 승인을 받지 못할 시 현재 최대주주인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는 씨씨에스 주식을 모두 뱉어낼 위기에 처해 있다.
 
 
최대주주 변경에 초전도체 추가했지만 경영권 분쟁 '심화'
 
19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씨에스는 매출 192억원, 영업이익은 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매출 194억원, 영업이익 7억원 대비 각각 0.75%, 29.71%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3.35%에서 지난해 2.36%로 감소했다.
 
씨씨에스는 충청도 지역 케이블TV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서 충주시·제천시 등에 대한 방송사업을 비롯해 초고속 인터넷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10여년간 적자와 7억원을 밑도는 영업이익을 반복하며 다소 부진한 실적이 지속됐지만, 최근 신사업으로 초전도체가 추가되면서 주가는 부양했다.
 
하지만 씨씨에스가 초전도체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경영권 분쟁과 과기정통부의 승인 절차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앞서 씨씨에스가 초전도체 종목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씨씨에스가 지난해 9월26일 공시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은 모든 경영권 분쟁의 시발점이었다. 사업 운영에 필요한 추가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신주 1133만7869주를 발행해 100억원을 모집했는데 발행대상자로 초전도체 기업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가 나섰다.
 
유상증자 납입일이 수 차례 연기되는 가운데 지난해 11월13일 최대주주는 이현삼에서 컨텐츠하우스210으로 바뀌었고, 11월16일 대표이사는 김형준 단독 체제에서 정평영·김영우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정평영 이사는 당시 그린비티에스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였다. 김영우 공동대표이사는 당시 컨텐츠하우스210의 이사였다. 
 
유상증자 납입일은 연기 끝에 올해 2월22일로 정해졌고, 최대주주는 컨텐츠하우스210에서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로 변경됐다. 그린비티에스는 623만5828주(7.05%)를 배정받고, 퀀텀포트는 510만2041주(6.96%)를 배정받아 총 912만6983주를 소유하게 됐다. 보유 비율은 14.01%에 달해 최대 주주에 올랐다. 실제 유상증자 금액은 약 81억원으로 축소됐다. 
 
그런데 지난 3월4일 이사회에서 김영우 공동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정평영 단독대표이사 체제로 바꾸면서 경영권 분쟁은 본격화됐다. 바로 다음날인 3월5일 김씨 외 4명이 씨씨에스에 경영권 분쟁 소송을 걸었고, 정 대표이사는 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 단독 대표이사직 수행이 중지됐다. 
 
청주지방법원은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3월27일 재판부는 경영권 분쟁 가처분 소송에 대한 인용을 결정했고, 김영우 씨는 또다시 공동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소송 비용도 정 대표 측에서 물게 됐다. 이에 4월1일 정 대표는 가처분 결정에 대한 의의 신청을 했고, 소송 비용도 이 공동대표 측에서 물도록 요청했다. 
 
그러자 김 대표 측은 지난 5일 회사의 현 이사, 감사 등과 함께 정 공동대표 측을 또다시 고소했다. 이번에는 배임 또는 업무상 횡령에 대한 혐의로 정 대표가 5억5000만원을 횡령했다는 건이다. 이는 자기자본 359억원의 1.53%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다만 그린비티에스 측은 정 대표는 횡령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씨씨에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회사는 고소장이 접수됐기 때문에 공시를 한 거고, 진짜 횡령이냐 배임이냐는 아직 조사가 시작도 안 된 거고, 검찰 조사를 통해 나올 거니까 그것도 공시를 통해 말씀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충주시 뉴스 화면(사진=씨씨에스충북방송 방송 장면 캡처)
 
과기정통부 승인 보류에 초전도체 사업 존속 '불투명'
 
씨씨에스 경영권 분쟁은 당사 외에도 다른 투자사와 과기정통부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무엇보다 과기정통부의 최대주주 변경 승인 결과에 따라 초전도체 사업 지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가 유상증자 인수 자금을 조달한 방법은 주식회사 아센디오 외 5곳에서 차입금을 얻는 것이었다. 주요 차입처에 주식회사 아센디오(012170)다보링크(340360)가 있었다. 아센디오는 퀀텀포트에 전환사채권을 발행해 45억원을 빌려줬다. 이어 다보링크는 그린비티에스에 20억원에 달하는 전환사채권을 사들여 자금을 빌려줬다. 바로 이 대목에서 아센디오, 다보링크와 씨씨에스 3자 간 연합 전선이 형성됐다고 할 수 있다.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는 빌린 돈으로 씨씨에스 최대주주가 됐지만, 씨씨에스는 방송업에 따른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이기 때문에 방송법에 의거해 최대주주 변경 시 과기정통부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과기정통부 또는 방송통신위원회는 승인을 얻지 않고 취득한 당해 주식이나 지분율에 대해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주식 또는 지분의 처분 등 시정 명령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전 최대주주였던 컨텐츠하우스210은 과기정통부의 승인을 받기 전에 지분부터 인수한 뒤 승인을 요청했다가 허가를 받지 못했다. 결국 주가하락에 따른 반대매매로 지분을 전부 잃게 됐다. 마찬가지로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도 지분을 먼저 산 뒤 최대주주를 변경한 것이기에 과기정통부는 승인을 불허했고 최대주주가 된 것을 되돌리라는 시정 명령을 내렸다. 
 
이에 그린비티에스 측은 시정명령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지만,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 만일 시정 명령이 지속돼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가 씨씨에스 지분을 다 뱉어내야 한다면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최대주주가 바뀐다면 초전도체 사업은 백지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지난달 27일 멜파스가 씨씨에스충북방송 외 10명에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소송을 걸었지만 지난 18일 기각됐다. 본지의 취재에 따르면 멜파스는 씨씨에스 주식 100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터치스크린 제작 기업 멜파스는 작년 7월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 및 정리 매매된 바 있다. 
 
씨씨에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초전도체 사업은 아직 최대주주 변경 승인이 안 난 상황에서 사업을 하는 건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라며 "(초전도체 사업을) 지속할지는 과기정통부에서 최대 주주로서 승인을 받은 다음에 진행돼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이조은 친절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