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양금속, 5차례 미뤄진 유증 납입…CB 재매각으로 '숨통'
유상증자 납입일 다섯 차례 연기…100억원 확보 차질
담보 등 차입 여력 부족에 CB 등 자산 매각으로 자금 확보
공개 2024-04-22 06:00:00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대양금속(009190) 특수관계인 등이 별다른 사유없이 6개월 가까이 유상증자 납입을 지연하자 자금 사정이 급해진 대양금속이 전환사채(CB) 재매각으로 급한 불을 끄고 있는 모양새다. 대양금속은 보유 현금성자산이 유동성 차입금 규모에 못 미쳐 차입 부담이 크지만, 자산 감소로 추가 자금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풋옵션으로 보유한 CB를 재매각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영풍제지(006740) 주가 폭락 사태 이후 동반 폭락했던 대양금속 주가도 올해 오름세로 전환되면서 CB 재매각이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대양금속)
  
유증 다섯 차례 연기에 자금 압박 심화
 
대양금속 이사회는 지난해 11월2일 1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차입금 상환을 목적으로 실시한 유상증자로 대상자는 펀드 피에이치 2호조합이었다.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은 당시 지난해 11월17일로 정해졌다. 그러나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이었던 11월17일 대양금속 이사회는 납입일을 11월24일로 연기한다고 밝힌 후 제3자 배정 대상자에 공갑상씨를 추가해 각각 50억원씩 납입하는 내용으로 변경됐다. 공갑상씨는 대양금속 최대주주인 대양홀딩스컴퍼니의 특수관계인이다.
 
이후 대양금속 이사회는 유상증자 납입일을 12월15일, 올해 1월26일, 4월4일, 5월14일로 총 다섯차례나 미뤘다. 납입일 연기 사유는 납입일 일정 변경에 따른 사유라고만 알려졌다.
 
유상증자 최초 결정 당시 대양금속 주가가 불안정한 까닭에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의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려웠고 이에 유상증자가 연기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양금속 이사회는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을 1170원으로 책정했다. 유상증자 결정일(11월2일) 대양금속 종가는 1530원 수준으로 발행가액보다 높았지만 다음날부터 하락하며 납입일(11월14일) 종가 기준 1247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대양금속 주가는 12월28일까지 1108원으로 하락해 신주 발행가액을 밑돌았다.
 
유상증자가 연기되는 가운데 대양금속의 차입 부담은 심화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대양금속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91억원이다. 이에 반해 유동성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54억원으로 보유 현금성 자산의 2.8배에 달한다. 당장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차입금은 늘어났지만 대양금속은 철강 경기가 침체되면서 지난해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아울러 지난해 영풍제지 주가 폭락 사태 이후 영풍제지 지분을 상당수 반대매매로 잃어 자산 규모도 대폭 축소됐다. 따라서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자산도 함께 줄었다. 2022년 말 대양금속의 자산은 총 4009억원이었지만 지난해 말 1511억원으로 62.3% 줄었다. 대양금속 이사회가 유상증자를 추진한 것도 차입금 대비 부족한 현금성 자산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웠던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CB 매각으로 ‘불 끄기’
 
유상증자 납입일이 다섯 차례나 미뤄지면서 대양금속의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졌다. 이에 대양금속은 22회 CB 재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다. 올해 들어 대양금속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매각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영풍제지 주가 폭락 사태 이후 영풍제지의 모회사 대양금속의 주가도 함께 폭락하며 대양금속은 22회 CB를 떠안았다. 지난해 10월 주가 폭락 당시 22회 CB 전환가액은 3408원이지만 10월20일 이후 대양금속 주가가 3주만에 60% 하락하면서 CB 보유자가 조기상환(풋옵션)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CB 전환가액은 여러차례 조정 이후 지난 2월 1542원으로 변경됐다.
 
올해 들어 대양금속 주가가 오름세로 전환하면서 CB 재매각도 탄력을 받았다. 22회 CB는 총 150억원 규모로 지난 2월14일 영풍제지가 일부인 30억원치를 매입했고 지난 3월14일 나머지 120억원이 투자조합 등에 매각됐다. 오는 19일 대양금속이 CB 매각 대금을 수령하면 거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지난 1월2일 1198원이었던 대양금속 종가는 지난 17일 종가 기준 2180원으로 82% 상승했다. 게다가 재매각 대상인 22회 CB는 지난해 11월10일 전환청구가 가능한 까닭에 CB를 매수한 측에서 바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1542원으로 17일 종가(2180원) 기준 주가가 40% 높아 수익이 보장되는 까닭에 재매각이 수월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양금속은 150억원의 CB를 모두 재매각에 성공해 유상증자 연기에 따른 자금 조달 차질에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양금속의 CB 매각 대금과 보유 현금을 모두 합하면 241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100억원 주식담보대출 상환과 영풍제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대금 납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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