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대기업 지정 목전이지만…현금 유출 '주의보'
자산총계 5.3조원 돌파에 오는 5월1일 대기업 지정 '기대'
투자 증가로 현금·유동성 감소…글로벌 행보 지속 '전망'
공개 2024-04-17 06:00:00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하이브(352820)가 지난해 소속 아티스트의 활약으로 자산 총계가 5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엔터 기업 최초로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다만, 자산총계 구성을 살펴보면 재고자산은 쌓이고 있는데 지속 투자로 현금이 감소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투자를 확대하면서 현금이 다소 줄어 유동성이 떨어진 가운데 글로벌 사업 확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자산 5조원 돌파에 대기업 집단 지정 가능성 '촉각'
 
15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브는 지난해 자산 총계가 5조345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4조7289억원에서 2022년 4조8704억원으로 증가하더니 지난해 5조원을 돌파했다. 자산 총계가 5조원을 넘어서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국내 대기업 집단으로 승격될 자격 조건을 갖추게 된다. 공정위는 오는 5월1일 대기업 집단을 발표할 예정인데 하이브가 지정된다면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대기업 집단에 속하게 되는 것이다.
 
하이브가 이처럼 5조원대 자산을 갖추게 된 것은 방탄소년단(BTS)의 입대에도 불구하고 세븐틴·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르세라핌·뉴진스 등 소속 아티스트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지난해 매출 2조1781억원을 기록하며 2조원대 매출을 경신하고, 영업이익은 295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매출 1조7762억원, 영업이익 2369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각각 22.63%, 24.7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실적 호조로 당기순이익이 2022년 480억원에서 지난해 1834억원으로 282% 증가한 것이 이익잉여금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덕분에 지난해 자본총계는 3조1099억원을 기록했으며 부채총계는 2조2358억원으로 부채비율은 71.89%에 불과했다. 통상 부채비율이 100%를 넘지 않으면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한다.
 
다만, 지난 3년간 재고자산이 늘고,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줄고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재고자산은 2022년까지만 해도 792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1259억원으로 급증했다. 상품 재고자산은 2022년 698억원에서 2023년 827억원으로 증가했고, 제품 재고자산도 2022년 208억원에서 지난해 636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하이브 주요 제품으로는 음반, 공식 상품(MD) 등이 있다.
 
이로 인해 재고자산평가손실이 2022년 71억500만원에서 2023년 89억5000만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재고자산 대비 재고자산평가손실 비중은 7.15%에 불과해 재고 가치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판단되며 앞으로 팔기 위해 쌓아둔 재고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 피에르 “P” 토머스 QC 미디어 홀딩스 CEO 외 2인 (사진=하이브)
 
투자 확대에 현금·유동성 줄었지만 글로벌 행보 '확대'
 
무엇보다 하이브는 레이블을 확장하고 있는데 투자 활동을 지속하면서 현금성자산이 다소 줄어든 경향이 있다. 현금 감소로 유동성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수익성을 확보할 전망이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 2021년 6777억원에 달했지만, 2022년 5316억원, 2023년 3579억원으로 지속 감소했다. 유동자산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금성자산이 줄면서 유동성도 다소 악화됐다. 유동비율은 2022년 249%에서 2023년 106.58%로 급감했다. 통상 유동비율이 200%를 넘으면 우수하다고 보고, 100%를 넘지 못하면 불안정하다고 판단하는데 위험 수준에 가까워진 것이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2년에 비해 지난해 1738억원 줄었는데 활발한 투자활동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4266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종속기업 취득 및 연결범위변동으로 인해 순현금이 4266억원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오디오 기업 수퍼톤은 지난해 지분 7%를 추가 취득해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편입됐다. 빌리프랩은 지난해 CJ ENM 지분 52.48%를 추가 취득해 100% 자회사가 되어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편입됐다. 지난달 25일엔 빌리프랩의 신인 걸그룹 '아일릿(ILLIT)'이 데뷔했다.
 
또한 글로벌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투자를 지속해 왔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2021년 미국 이타카홀딩스를 인수한 후로 지난해 2월에는 미국 유명 힙합 레이블인 QC 미디어 홀딩스(QC Media Holdings)를 인수하면서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멕시코 소재 법인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를 설립하면서 라틴 음악 업체 엑자일 뮤직을 인수했다. 하이브는 현재 한국에 본사를 두고 하이브 아메리카는 미국 로스앤젤러스(LA) 산타모니카에, 하이브 재팬은 일본 도쿄에 거점을 두고 있다.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를 더하면 글로벌 진출을 위한 비즈니스 거점을 4개 이상 구축한 것이다. 
 
하이브는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해 현지 기업과 단편적 협력이 아닌 해외 기업 인수를 통한 직접 진출을 전략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의 첫 솔로 싱글 ‘세븐’이 빌보드 주요 3대 차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것은 해외 레이블과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지난해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 프로젝트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를 통해 선발한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가 데뷔할 예정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하이브는 세계 음악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이조은 친절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