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젠셀, 매출 0원에도 급여는 '상승'…경영 정상화 절실
3년간 매출 없지만 높음 임원 보수·늘어나는 직원 급여
보유한 유동성은 534억원으로 여유로운 상황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조기 사업화 매진 예고
공개 2024-04-15 06:00:00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바이젠셀(308080)이 연구개발을 통한 경영 쇄신이 절실한 시점이다. 지난해에도 매출 0원을 탈출하지 못한 가운데, 각종 비용이 늘면서 영업손실은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임직원의 급여는 늘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바이젠셀은 넉넉한 유동성 자금을 활용해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 조건부 품목허가, 제조 품질 관리 기준(GMP) 공장 등으로 매출 가시화에 힘쓸 방침이다.
 
(사진=바이젠셀)
 
매출 0원에도 임원 1인당 평균 보수는 1억원 상회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이젠셀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01억원으로 나타났다. 바이젠셀은 상장해인 2021년(131억원) 이후로 2022년(182억원) 뿐만 아니라 지난해까지 영업손실이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이는 매출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판매비와 관리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바이젠셀은 지난 2021년 8월 기술 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등장한 세포 치료제 전문 기업이다. 연구 기초 단계부터 임상단계를 진입한 물질 또는 기술을 대상으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기술이전 수익 모델을 채택한 가운데, 특별한 계약이 발생하지 않자 바이젠셀의 지난해 매출액은 0원에 그쳤다. 매출 부진은 상장해인 2021년부터 이어졌고, 이에 바이젠셀은 3년간 매출 0원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 같은 수익 구조는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바이오 기업의 특성상 불가피한 과정으로 보지만, 문제는 급여 계정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실제 판매비와 관리비 중 급여 비중은 8.34%(급여 17억원)로, 직전연도(6.49%, 12억원)보다 늘었다.
 
먼저 임원의 높은 보수가 이어진 영향이 컸다. 지난해 급여·상여·성과급·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이익 등을 합친 임원의 보수총액과 1인당 평균 보수액은 각각 11억원, 1억5440만원이다.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이익을 제외한 보수총액(9억3446만원)과 1인당 평균 보수액(1억3349만원)도 높은 수준이다.
 
앞서 임원의 보수는 상장 직후에 크게 상승했던 바 있다. 상장해인 2021년 보수총액과 1인당 평균 보수액은 각각 3억9563만원, 6594만원이었지만 바로 다음해(20억원, 2억8162만원)에는 바이젠셀의 김태규 대표이사가 주식매수선택권 등으로 12억원을 지급받으면서 규모가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비교적 보수가 줄었지만 여전히 1억원을 상회한다.
 
바이젠셀 관계자는 실적 악화에도 높은 보수를 유지한 이유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전체 임원 급여 총액은 큰 변화가 없다"라며 "2022년도에 행사된 스톡옵션 행사 차익이 임원급여에 포함돼 금액이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직원의 급여도 꾸준히 늘었다. 직원의 급여 총액과 1인당 평균 보수액은 2021년 각각 23억원, 4200만원 수준에서 2022년 40억원, 5000만원 수준으로 올랐고, 지난해(49억원, 6700만원)에도 증가했다. 이는 GMP센터 준공에 따른 인력 증가때문이라는 게 바이젠셀 측의 설명이다.
 
바이젠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2021년에서 2022년까지 임금 증가분은 GMP센터 준공(2022년 4월)에 따른 인력 증가가 원인"이라며 "지난해에는 전체 인력 수와 급여제도 등에는 차이가 없으며, 연중 퇴사자와 중간입사자 간 임금 지급시기에 기인한다"라고 전했다.
 
 
선택과 집중·자체 매출 기반 조기 확보 목표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출 가시화를 통한 경영 정상화가 절실하다. 바이젠셀은 매출이 없는 만큼 매출원가가 발생하지 않는다. 넉넉한 유동성 자금으로 연구개발에 주력할 수 있는 상황이며, 향후 상용화 등을 통해 매출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실제 바이젠셀이 지난해말 기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금융자산 포함)은 기준 534억원이다. 지난 2021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 994억원을 활용해 왔으며, 현재까지도 넉넉한 유동성 자금을 보유하게 됐다. 여기에 부채비율은 13.37% 수준으로 상환해야 하는 부채도 적은 상태다.
 
바이젠셀은 상장 이후부터 꾸준히 연구개발을 늘려온 만큼 파이프라인 상용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바이젠셀이 투자하던 연구개발비는 지난 2021년 68억원 수준이었으나, 2022(123억원)에서 지난해(155억원)까지 꾸준히 늘려왔다.
 
바이젠셀은 ViTier 파이프라인을 통한 조기 상업화를 통한 매출 확대를 목표하고 있다. 바이젠셀이 보유한 파이프라인은 현재 ▲ViTier ▲ViRanger ▲Vimedier 등 총 3개다. 이 가운데 ViTier은 VT-EBV-N(NK/T세포 림프종)과 VT-Tri(1)-A(급성골수성백혈병)의 적응증이 있다.
 
먼저 VT-EBV-N은 NK/T세포림프종을 적응증으로 하며 현재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 환자에게 투여를 완료했으며, 2년간 추적 관찰을 실행할 예정이다. 이후 임상 2상이 완료되는 대로 신속심사 지정 신청과 함께 조건부 품목허가를 획득해 조기 사업화를 계획 중이다. 조건부 품목 허가가 완료된다면 최대주주인 보령과 체결한 판권 계약을 통해 국내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VT-Tri(1)-A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을 대상으로 3종의 공통 종양항원을 표적하는 살해 T세포치료제다. 지난 2020년 9월 국내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은 이후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바이젠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선택과 집중 및 자체 매출기반 조기 확보'를 경영 목표로 추진 중"이라며 "현재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 VT-EBV-N, VT-Tri(1)-A의 조건부 품목허가를 통한 조기 상업화를 목표하며, EMA 희귀의약품 지정을 기반으로 치료목적 사용 승인(EAP)를 통한 의약품 공급 매출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바이젠셀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GMP공장도 매출 확보에 사용될 예정이다. 바이젠셀의 GMP 공장은 지난 2022년 4월 준공했으며, 첨단 재생바이오법에 따른 세포처리 시설 승인과 인체세포 등 관리업 허가를 취득했다. 
 
바이젠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정밀의료사업부의 진단키트 사업 본격화, GMP센터 세포제조 설비 기반 기타매출 확보, 첨생법 개정으로 세포치료제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매출 기회 확보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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