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경고음 켜진 오리온제주용암수, 적자 탈출구 찾을까
차입금 547억원 중 60% 이상 상환…잔여 보증총액 190억원 연장
연간 62억원에 달하는 감가상각비에 최근 5년간 영업손실 지속
국내 비롯해 중국 등 해외시장 판매채널 확대로 지속 성장 계획
공개 2024-03-08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오리온홀딩스(001800)가 제주용암수를 인수하며 생수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수 년째 영업적자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700억원을 웃돌던 자본총계가 지난해에는 500억원대로 줄면서 차입금의존도가 50%를 웃도는 등 재무 위험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차입금의 절반 이상을 상환하면서 관련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예상되나, 투자비용을 상쇄하기 위한 수익성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사진=오리온)
 
지난해 3분기 차입금 371억원 상환하며 부담 낮춰
 
6일 신용평가업계 등에 따르면 오리온홀딩스가 최근 오리온제주용암수에 총 190억원 가량의 연대보증을 선다. 오는 8일 만기가 도래하는 220억원 규모 기업어음 중 약 30억원을 상환하고 남은 금액에 대한 보증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오리온홀딩스는 2016년 11월4일 제주용암수 지분 60%를 21억2400만원에 취득했다. 이어 추가지분을 확보하면서 현재 지분율은 94.6%에 이른다. 이외에도 1300억원 가량을 투입해 생산공장을 증설하면서 본격적인 생수사업에 뛰어 들었다. 이에 2021년 매출이 152억원까지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2022년 다시 126억원으로 역성장했다. 이어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은 127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3분기(104억원)보다 22.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지난해까지 지속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570억원을 기록했던 오리온제주용암수 자본총계가 지난해 3분기 오리온홀딩스 분기보고서 기준 547억원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영업적자는 당기순적자로 이어지고 당기순적자는 결손금을 확대시켜 자본총계를 축소시킨다. 특히 오리온제주용암수 자본총계는 2019년 732억원을 기록한 2020년 670억원, 2021년 630억원, 2022년 570억원으로 매년 축소됐다.
 
아울러 지난 2022년에는 자본 감소와 차입금 확대로 총차입금의존도가 50%를 돌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어서면 위험 수준으로 판단한다. 다만, 오리온제주용암수가 이번에 기업어음 중 30억원을 상환하면서 차입금 부담은 크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오리온제주용암수는 기존 581억원의 차입금 중 371억원을 지난해 3분기에 상환한 상태다. 이달 내에 남은 220억원 중 30억원을 추가 상환할 예정으로, 최종 잔여 190억원에 대한 차입금만 상환 연장을 진행할 계획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음료사업 특성상 초기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뤄지면서 회계상 연간 62억원의 감가상각비가 반영되고 있다"라면서 "2022년 실적에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을 적용하면 현금흐름상 17억 원의 흑자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회계상 연간 감가상각비 62억원…수익성 강화 절실
 
차입금 부담은 축소되고 있지만 연간 62억원에 달하는 감가상각비 등을 고려하면 수익성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2022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오리온제주용암수의 유형자산감가상각비는 61억7832만원으로, 직전연도(61억3300만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유형자산 감가상각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기계장치로 지난 2022년 41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건물 감가상각으로 11억17774만원이 비용 처리됐다. 오리온홀딩스는 사업이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감가상각비 등이 반영되면서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향후 점유율과 수익성 등을 확대하기 위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닥터유 브랜드의 건강한 이미지를 강화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판매처를 넓히고, 올해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수출을 확대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전략을 펼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 내 높은 경쟁 강도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미 생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일부 기업이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생수 시장 점유율은 제주삼다수(43.1%), 롯데칠성(005300)음료 아이시스(12.5%) 등 상위 업체가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농심(004370) 백산수(7.4%), 강원도 평창수(3.8%) 순으로 점유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제주삼다수의 매출액은 지난 2022년 2955억원을 기록했다. 2위인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가 아이시스를 포함한 먹는샘물 품목에서 261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어 농심홀딩스(072710)의 백산수와 카프리썬 등 음료 제품 합산 매출액이 1599억원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판로 확대를 중심으로 한 외형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 생수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최근 생수사업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삼다수 등 기존 브랜드가 막강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라며 "경쟁이 과열된 상태인 만큼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난항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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