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게임의 몰락)③넵튠, 사업 부진에 컬러버스 '손절'
'퍼피레드M' 서비스 운영 중단에 희망퇴직 진행
컬러버스 손상차손 27억원 인식…추가 투자 '불투명'
공개 2024-02-16 06:00:00
 
게임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크게 주목받던 메타버스 신사업을 우후죽순으로 추진했지만,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수익성 부진과 경영난에 부딪혀 사업 개시 2년여 만에 구조조정을 위한 칼을 빼 들었다. 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 ‘메타버스월드’를 비롯해 컴투스의 '컴투버스', 넵튠 자회사 ‘컬러버스’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 초 인력을 정리하고 메타버스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IB토마토>에서는 각 사의 메타버스 사업 철수 경위와 향후 방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메타버스 회사 컬러버스(구 퍼피레드)가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컬러버스 지분 44.29%를 보유한 카카오(035720) 손자회사 넵튠(217270)이 추가 투자 여부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컬러버스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을 감행했지만, 적자 상황에서 추가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난에 메타버스 서비스 '퍼피레드M' 운영 중단·희망퇴직 감행
 
15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넵튠의 메타버스 계열사 컬러버스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5억5121만원을 기록해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 6억6722만원과 비교하면 17.39%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89억3612만원으로 전년 동기(115억620만원) 대비 손실 폭은 22.34% 줄었다. 
 
컬러버스는 ‘퍼피레드M’을 통해 메타버스 사업에 야심차게 뛰어들었지만, 지난해 영업적자는 11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넵튠은 지난해 구조조정을 통해 희망퇴직을 두 차례 단행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상장사 넵튠은 최대주주인 카카오게임즈가 지분 39.61%를 보유한 계열사다. 앞서 넵튠은 지난 2021년 10월 310억원을 들여 컬러버스(구 퍼피레드) 지분 44.28%를 매입하고 메타버스 사업개발을 추진했다. 카카오의 증손회사인 컬러버스는 2022년 8월 메타버스 서비스 '퍼피레드M' 운영을 시작하며 카카오의 메타버스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했다.
 
‘퍼피레드M’은 지난 2016년 서비스 종료된 커뮤니티 ‘퍼피레드’의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해 모바일에 최적화된 3D 메타버스를 구현해 미니 파크 꾸미기, 아바타 및 애완동물 육성 등 서비스를 제공했다. 과거 퍼피레드는 30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했고 서비스 종료 당시 많은 팬들이 아쉬움을 표했던 만큼 ‘퍼피레드M’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하지만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수익성이 바닥나면서 지난해 12월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 
 
이용수 컬러버스 대표는 공식 카페글을 통해 “서비스 1주년이 되기도 전에 당면한 회사 내부 재정 상황의 문제로 인하여 업데이트를 중단하면서까지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회사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돼 퍼피레드 서비스 또한 종료를 하게 되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악화된 재무건전성도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2022년까지만 해도 컬러버스 부채비율은 7.81%에 불과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해인 2023년 3분기 컬러버스 부채는 35억원으로 늘어난 반면, 자본은 20억원으로 쪼그라들어 부채비율 171%를 기록했다. 통상 100%대 까지는 보통 수준이지만 200%를 넘어가는 순간 위험 수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컬러버스 부채비율이 늘어난 이유는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컬러버스는 지난해 6월 넵튠을 상대로 15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지난해 8월 추가로 발행한 1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합치면 총 25억원 부채가 생긴 셈이다. 
 
컬러버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개발자들이 거의 퇴사한 상태라 추가적인 재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현 시점에서는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넵튠, 메타버스 사업 중단으로 추가 투자 기대 '어려워'
 
컬러버스 재무 상황이 악화됐지만, 넵튠에서 추가적인 투자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넵튠은 2021년 10월에 투자를 한 이후로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컬러버스 지분을 44.29%를 보유하고 있는데 평가 손실은 27억원에 달한다.
 
넵튠은 지난해 매출 997억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22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지만, 투자법인의 금융자산평가손실로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투자는 조심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현재 넵튠은 또다른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하지는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간 컬러버스는 카카오의 메타버스 전진기지로 불렸다. 하지만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가 사직하면서 메타버스 사업 동력은 날개를 잃었다. 여기에 메타버스 이용률 저하와 정부 규제까지 더해져 메타버스 사업 전망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메타버스 이용률은 4.2%에 불과했다. 여기에 정부가 게임 요소가 들어간 메타버스에 대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적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비용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넵튠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그전에도 저희가 메타버스 사업을 할 만한 인력 구조는 아니기 때문에 컬러버스에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해서 투자를 했던 것인데 현시점에서는 그쪽으로 (메타버스에) 투자할 일은 없을 것 같다”라며 “넵튠이 가진 컬러버스 지분은 2023년 말 기준으로 손실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이조은 친절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