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혜선 기자]
CG인바이츠(083790)가 한동안 동맹관계를 유지했던
화일약품(061250)에 대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대금 납입을 미루면서 동맹관계에서 벗어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화일약품 지분을 일부 매각한 데 이어 향후 자금 마련을 위한 비핵심 자산 매각을 계속해서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CG인바이츠 측은 조달한 자금을 통해 자체 파이프라인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CB 80억원·유상증자 자금 납입일 두차례 연기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G인바이츠가 참여한 화일약품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납입일을 두차례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CG인바이츠는 지난해 화일약품 지분을 일부 매각한 경험도 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동맹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과정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CG인바이츠는 2013년 화일약품의 지분 21.66%을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던 바 있다. 이후 2020년에는 보유한 지분을 개인투자조합에 일부 넘기면서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왔다. 올해 1월에는 화일약품에 보유한 지분 일부를 매각해 50억원 자금을 조달하면서 CG인바이츠가 보유한 화일약품의 지분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1.41%까지 내려왔다.
이후 지난해 10월 CG인바이츠가 화일약품의 CB 매입과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다시 지분 확대에 나서는 듯했다. 당시 CG인바이츠가 인수하기로 한 화일약품의 CB는 80억원 규모로, 주식으로 전환 시 전체 주식의 5.77%(383만8771주)를 확보할 수 있었다. 여기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전체 유통주식의 6.43%(427만5788주)를 확보하는 계약도 진행하면서 총 12.2%의 추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던 셈이다. 그러나 계약을 체결한 일주일 뒤 CG인바이츠는 곧바로 납입일을 연기했고, 이어 지난 25일에는 또 한번 납입일을 4월로 연기했다.
CG인바이츠 관계자는 CB매입과 유상증자 참여 등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이번 CB 매입과 유상증자 참여는) 지분 확보 차원은 아니었다"라며 "CG인바이츠와 인바이츠 생태계는 비핵심 자산 매각이라는 기조를 통해 움직이고 있으며, 블록딜을 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비핵심 자산 매각 통해 파이프라인 강화 목표
상황이 이렇다 보니 CG인바이츠가 화일약품에 대금을 납입할지는 미지수다. CG인바이츠는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어 향후 화일약품의 지분도 추가적으로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달한 자금으로 파이프라인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라는 게 CG인바이츠 측의 설명이다.
앞서 CG인바이츠는 지난달 자회사인 크리스탈생명과학의 지분 100%를 휴온스에 매각하면서 본격적인 비핵심 자산 매각에 나섰다. CG인바이츠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크리스탈생명과학에 제공했던 예금담보 162억원의 담보계약을 해지하면서 자금을 확보했다.
이에 CG인바이츠는 필요에 따라 향후 화일약품과
팬젠(222110)의 잔여 지분도 매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CG인바이츠가 보유한 화일약품과 팬젠의 지분은 각각 11.41%(장부가액 212억원), 14.37%(226억원) 수준이다.
CG인바이츠는 현재 유동성이 넉넉한 상황에서 연이은 자금 조달을 실행하고 있어 주요 파이프라인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CG인바이츠 측은 캄렐리주맙(비소세포암 치료제)을 중심으로 항암제와 디지털 치료제 강황에 힘쓸 계획이다.
실제 CG인바츠의 지난해 3분기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기타 유동금융자산 포함)은 826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로는 43억원(연구개발비율 23.3%)를 투자했기 때문에 이를 감당할 유동성은 충분한 상황이다.
이에 CG인바이츠는 현재 유일하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캄렐리주맙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캄렐리주맙은 PD-1항체 면역항암체로 면역관문억제제 중 하나다. CG인바이츠는 캄렐리주맙을 중국 Jiangsu Hengrui Medicin Co. Ltd.에서 한국 판권에 대한 기술이전(License In)을 체결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마일스톤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현재 거래 대상 기업은 식도암, 간암 적응증에 대해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비소세포폐암, 골육종 적응증에 대해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CG인바이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인바이츠 생태계에서 유전체 기반 항암 백신과 디지털 치료제로의 전환을 강조하면서 체질 개선을 목표하고 있다"라며 "이 부분에 좀 더 집중해서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