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우수' 롯데캐피탈…외형 확대는 '과제'
현금성자산 비중 18.9%로 높아 풍부한 유동성 강점
보수적 자산 취급으로 영업자산 성장률 미비 평가
공개 2024-02-01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롯데캐피탈(대표 추광식)이 보수적인 관리 체계 기반으로 현금성자산 비중을 높게 가져가면서 유동성을 풍부하게 확보하고 있다. 우수한 지표를 유지해 관련 리스크도 줄여왔다. 다만 영업자산 취급도 보수적으로 전개되면서 외형 성장이 경쟁그룹 대비 미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풍부한 현금성자산 강점…단기차입의존도 다시 회복
 
30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롯데캐피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현금성자산이 1조1820억원으로 총자산 9조1508억원의 12.9%를 차지한다. 여기에 단기자금 운용 목적으로 보유 중인 머니마켓랩(MMW) 등 유가증권 5453억원까지 포함하면 해당 비중은 18.9%로 상승한다.
 
롯데캐피탈은 매우 보수적인 유동성 관리 전략에 따라 현금성자산 비중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 특히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던 2022년 하반기부터는 단기 운용 목적의 유가증권 규모를 확대했다. 실질적으로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하면서도 유가증권 관련 수지 확대로 기타수지 규모를 583억원으로 늘렸다. 유가증권 총금액 추이는 2021년 619억원에서 2022년 7790억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9월 6076억원으로 조금 내려왔다. 
 
 
신용평가사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MMW 등은 회사마다 보유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겠지만 확보하고 있는 유동성으로 분류해서 판단해도 되는 자산”라면서 “롯데캐피탈은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업황 변화 대응을 단기적으로 빠르게 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금조달 측면에 대해서는 “확보하고 있는 유동성이 많은 만큼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급하게 발행해야 하는 물량과 부담이 덜하다”라고 덧붙였다.
 
롯데캐피탈은 지난 2022년 2분기 이후 조달시장의 여건 저하로 단기차입의존도가 일시적으로 크게 상승했으나 지난해 들어서는 개선되는 모습이다. 2022년 1조2511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늘었던 단기차입부채는 지난해 9월 5513억원까지 감소했다. 단기차입의존도는 15.6%에서 7.6%로 8.0%p 하락했다. 반면 장기차입금 조달 규모는 1조2399억원에서 1조6208억원으로 커졌다.
 
같은 기간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은 105.7%로 14.8%p 하락했다.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부채 증가로 전년 대비 지표가 저하됐다.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자산과 부채 규모는 각각 4조2934억원, 4조614억원이다. 해당 부문의 자산이 3246억원 감소할 때 부채는 2289억원 증가했다. 차환 관리가 필요하지만 조달시장 환경 개선으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4분기 공모사채 발행 현황을 살펴보면 만기 구조는 1년6개월물, 2년물, 3년물 등으로 나타나며 2년물과 3년물 발행량이 많아졌다. 발행수익률(이자율)의 경우 5.6% 수준에서 점점 떨어져 5.1%까지 내려갔다.
 
보수적 자산 취급으로 성장률 낮아…영업자산 재확대 과제
 
롯데캐피탈의 경우 보수적 관리 기반으로 유동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지만 외형 확대는 과제로 남았다. 현금과 현금성자산 유동성 확보에 주력한 만큼 영업자산도 보수적으로 취급해 업권 평균 대비 낮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서다.
 
롯데캐피탈은 총자산이 2022년 9조9127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9조1508억원으로 7.7%(7619억원) 감소했다. 최근 3년간 전년 대비 총자산 증가율이 ▲2020년 5.7% ▲2021년 10.4% ▲2022년 3.4% 등으로 확인된다. 같은 기간 업계 평균은 ▲12.3% ▲14.2% ▲11.6%에 비해 저조하다 .
 
영업자산은 7조8368억원에서 7조52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자산 축소는 고금리 조달 환경에 따라 캐피탈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전략적 흐름이다. 올해는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사실상 예고된 만큼 다시 자산 규모를 확보하는 영업활동이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캐피탈은 영업자산 구성이 가계대출(대다수 개인신용대출) 33.5%, 기업대출 32.2%(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20.0%), 할부리스 32.7% 등으로 다각화된 구조다. 할부리스 비중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개인신용대출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다. 영업자산이 줄어든 만큼 수익창출력 저하 역시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은미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저하된 조달환경 아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기업대출채권과 리스자산 중심으로 영업자산이 감소했다”라면서 “전년 말 대비 수익자산 규모는 9.5% 줄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에도 보수적인 여신 취급 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지난해 말 영업자산 규모는 전년 말 대비 감소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당분간 회사나 업계 전반적으로 자산성장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유동성 확보로 재무안정성을 높이고 있으며 시장 여건이 안 좋아졌을 때를 대비하고 있다”라면서 “영업자산 확대의 경우 시장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 지금 당장의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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