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충칭공장 매각…현대모비스에도 연쇄 '악영향'
현대차 충칭 공장 매각에 현대모비스도 충칭 공장 매각 진행
현대차 철수로 현대모비스 중국 영업이익률은 사실상 '제로'
핵심 사업 저성장이지만 A/S 사업이 수익성 견인해
공개 2024-01-26 06:00:00
[IB토마토 허찬영 기자] 현대모비스(012330)의 모듈·핵심부품 사업이 전방 수요 둔화로 저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현대차(005380)마저 중국 판매 부진으로 충칭공장을 낮은 금액에 매각했다. 현대차 충칭공장이 매각되자 이곳에 부품을 납품해 오던 현대모비스 충칭공장도 사업 부진으로 인해 해당 공장에 대한 매각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중국에 있던 5개 공장 중 2개(베이징, 충칭) 공장을 매각하며 중국에 7개의 생산 시설을 두고 있는 현대모비스에도 악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현대모비스)
 
현대차 중국 공장 매각에 현대모비스 이익도 충격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와 코로나19 등으로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던 현대차가 최근 판매 부진으로 인한 사업 효율화를 위해 중국 충칭공장을 매각했다. 지난해 8월 매물로 나온 충칭공장은 약 36억8435만위안(약 6820억원)이라는 희망 매각 금액을 달고 나왔지만 마땅한 매각자가 나오지 않자 50% 이상 내린 약 16억2000만위안(약 3000억원)의 가격으로 ‘위푸공업단지건설유한공사'에 매각됐다.
 
이번 매각으로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 1~3공장과 창저우 공장, 충칭 공장 등 총 5개 공장 중 2개 공장을 매각하게 됐다. 이러한 여파가 현대차 중국 공장에 부품을 납품하기 위해 현지에 세워진 현대모비스 중국 공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의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충칭공장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대모비스 충칭공장은 현대차에 모듈을 직접 납품하는 공장이다. 현대차가 충칭공장을 매각하는 등 판매 부진에 따른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자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도 충칭공장 매각에 나선 것이다. 현재 현대모비스 충칭공장은 가동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3분기 중국 매출액은 6905억원이다. 이는 7746억원의 매출액을 낸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감소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4000만원이며 영업이익률은 0.06%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직전연도 3분기에는 -44억원이었으나 지난해 3분기에는 -347억원으로 크게 감소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악화돼 매각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현대차가 올해 안으로 창저우 공장도 매각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현대모비스는 매각을 진행 중인 충칭 공장을 제외한 베이징, 우시, 톈진, 장쑤 공장 등에 대한 추가 매각을 고려할 수도 있다.
 
다만, 현대차가 중국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공장을 슬림화하고 효율화 작업 등을 거쳐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현대모비스도 이에 맞춰 사업 개편을 추진한다면 반등의 가능성은 존재한다.
 
 
중국 공장 매각에 핵심 사업마저 저성장…돌파구는 A/S 사업?
 
현대차의 중국 사업 축소뿐만 아니라 최근 전기차 시장마저 부진하며 현대모비스의 핵심 사업이라 할 수 있는 모듈·핵심부품 사업부의 성장이 부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A/S 사업부가 높은 수익성을 내며 현대모비스를 견인했으나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3분기부터 누적된 현대모비스의 저성장으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3분기 모듈 및 부품 제조 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57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A/S용 부품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8270억원으로 모듈 사업 부문에서 부족한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4분기에도 비슷한 기조가 이어지며 증권가는 현대모비스의 4분기 영업이익을 6610억원으로 추산하며 컨센서스 7120억 원보다 7.7% 밑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A/S 사업은 엔데믹 이후 글로벌 수요 강세를 등에 업은 데다 유럽 등의 성장세, 항공운송 감소로 인한 운송비 감소, 원재료비 하향 안정화와 단가 인상 효과 등으로 한동안은 영업이익률이 20%를 넘는 등 고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지난해 3분기 부진했던 모듈·핵심부품 사업 중 전동화 사업 부문에 대해서는 현대모비스 수소 부문이 현대차로 이관되면 전동화 부문 적자 폭이 축소돼 수익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매년 수익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원가 경쟁력 등에 대해서도 항상 신경 쓰고 있으며 긍정적인 시장 환경과 맞물려 결과적으로 (높은 수익성이) 나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찬영 기자 chanyeong66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