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대상 수요예측서 희망 밴드 초과 공모가 확정강성묵 대표 전통 IB 강화 주문…선두주자는 IPO부문IPO 흥행실패 기억, 포스뱅크로 만회 가능할지 '주목'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하나증권이 2024년 기업공개(IPO)에서 포스뱅크의 대표주관을 맡아 IPO 시장 문을 두드린다. 11일 종료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선 공모 희망밴드를 훨씬 초과하는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지어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앞서 하나증권은 기존 부동산금융 부진 타개책으로 전통 투자은행(IB) 강화를 선택했다. 선두주자는 IPO 부문으로 올해 첫 IPO 주관에서 하나증권의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은동욱 포스뱅크 대표가 포스뱅크의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IR큐더스)
포스뱅크 수요예측서 공모가 희망 밴드 초과 달성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마감된 포스뱅크의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최종 공모가는 희망 범위인 1만3000에서 1만5000원을 초과한 1만8000원에 확정됐다. 이번 수요예측에선 총 2104곳에 달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해 경쟁률은 839.03대 1을 기록했다. 이로써 공모금액은 270억원을 확정지었고 상장 후 시가총액은 1684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2003년 설립된 포스뱅크는 포스·키오스크 전문 글로벌 기업이다. 포스뱅크는 국내 동종업계 매출액 기준, 국내 포스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세계 80여 개국, 200개 이상의 다양한 세일즈 채널을 보유하여 해외매출 비중이 75%를 차지하고 있다.
포스뱅크의 2022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04억원, 126억원이다. 2020~2022년 3년간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은 22.54%로 높은 성장세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영업이익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2020년 9억원에서 2021년 8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포스뱅크는 이번 코스닥 상장을 통한 공모자금으로 포스 단말기 제조공장 자동화를 위한 시설투자와 연구인력확충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IPO 간담회 은동욱 포스뱅크 대표는 "지금까지 포스뱅크를 믿고 투자하신 투자자분들과 회사 임직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앞으로 신제품 출시와 인도, 중동, 유럽 등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글로벌 대표 포스·키오스크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뱅크는 지난 20여 년간 축적된 개발 및 생산 역량으로 제품다양화와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현재 국내외 다양한 거래처와의 협업을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가 전망되며 사업 영역 확장 추진 방향도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이 전체 주식수의 29.8%인 점은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하나증권)
하나증권, 전통IB 강화 나서
포스뱅크의 상장은 하나증권이 단독 주관사다. 앞서 하나증권은 강성묵 대표이사 선임 후 전통 IB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기존 하나증권 IB의 핵심이던 부동산금융이 고금리와 이로 인한 건설 경기 부진으로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강 대표가 취임 후 정통 IB 부문의 성장을 강조하면서 중소형 딜부터 대형딜까지 업무 커버리지 확대를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하나증권 전통IB 강화의 선두주자는 IPO부문이다. 실제 하나증권은 지난 한해 IPO 주관실적에서 최근 5년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증권은 2023년에만 7개 IPO에 참여, 총 1802억원의 주관실적을 쌓았다. 이는 지난 2021년 이래 최대치로 전체 순위에선 8위를 기록했다.
이어 작년 말 진행된 하나증권의 조직 개편에서도 IB그룹에 부문제를 도입해 IB1,2부문을 새롭게 설치해 업무 커버리지 확대를 꾀했다. IB1부문은 전통IB인 기업금융 중심으로 산하에는 IPO 등을 담당하는 ECM본부가 신설됐고 기존 부동산금융은 IB2부문이 전담하고. 정형균 IB그룹장이 IB2부문장 자리를 겸직하기로 했다.
새로 신설된 ECM본부는 본래 조직 개편 전 기업금융본부 산하에 있었다. ECM1·2·3실로 구성된 해당 조직은 ECM본부로 승격돼 IPO 경쟁력 강화를 예고했다. ECM본부장은 ECM1실을 이끌던 권승택 상무로 낙점됐다.
지난해 IPO 흥행실패 …포스뱅크로 만회 가능할까
전사적으로 IPO 비즈니스 역량 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하나증권이지만 성공적인 IPO 비즈니스 구축까지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평가다. 최우선 과제는 IPO 흥행 역량 강화다. 앞서 작년 하나증권이 단독 주관사로서 코스피 시장에 상장시킨 넥스틸의 경우 IPO 흥행 실패로 떠안은 물량 6.68%를 처분하며 손실을 기록해야 했다.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보유 중인 넥스틸 주식 173만7685주를 공모가인 1만1500원 아래로 전량 처분했다. 작년 11월28일에 장내 매도로 주당 8005원에 1만800주를 매각했고 이어 12월18일에 시간외 매매로 주당 7489원에 173만6885주를 팔아치웠다. 중형급 이상의 IPO 주관 역량 확대를 이뤄졌지만 미완에 그치는 이유다.
다만 하나증권은 2024년 IPO 시장의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이번 포스뱅크의 성공적인 흥행을 시작으로 점차 IPO 트랙 레코드를 쌓아간다는 계획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주관 업무를 맡은 기업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강화할 것"이라며 "다양한 산업에서 여러 기업들이 IPO 시장을 두드리는 만큼 폭넓은 트랙 레코드를 쌓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